지난 10월 초 로비농성을 벌이던 노동자들을 사측이 끌어낸 것에 이어 오늘(4일) 오전 7시 30분, 또 다시 끌어낸 것. 해고 노동자 측에 따르면 사측은 로비에 있던 농성 물품을 모두 수거해 갔으며, 병원 정문과 건물 벽에 있던 현수막과 피켓 등도 모두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강남성모병원 사측의 실무총책임자로 알려진 인사팀장이 “내가 모두 진두지휘한 것”이라고 말해 노동자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 해고 노동자 측에 따르면 사측은 로비에 있던 농성 물품을 모두 수거해 갔으며, 병원 정문과 건물 벽에 있던 현수막과 피켓 등도 모두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강남성모병원비정규직조합원지원대책위] |
이영미 해고 노동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을 지지하는 수많은 환자와 보호자분들이 서명으로 함께 해주고 있다”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억울하게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병원이 두려워 이런 짓을 하나보다”라고 분노했다.
특히 이번 사측의 행동은 지난 달 29일, 어렵게 이뤄진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과 황태곤 강남성모병원 병원장의 면담 이후 대화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무너뜨린 것이라 더욱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전비연)는 규탄성명을 내 “강남성모병원은 사람 병을 고치는 곳인가 아니면 사람 패는 것을 사주하는 깡패집단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전비연은 사측의 행동에 대해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이 3천 명을 돌파하고, 낮 시간에는 환자, 보호자, 노동자들이 줄을 서서 서명운동에 동참할 정도이니 병원 입장에서는 엄청난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 농성물품을 뺐긴 조합원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출처: 강남성모병원비정규직조합원지원대책위] |
이어 전비연은 “병원 측은 이미 각종 고소, 고발과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법적 수단을 동원해 왔지만, 실질적으로 그들은 법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직접적인 폭력에 의존하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서초경찰서는 병원이 고소,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즉각 소환장을 보내더니 노동자들이 한 고소, 고발 사건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고소인 조사조차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라며 “법과 질서는 가진 자들을 위해서만 작동할 뿐, 그렇게 못한 자들에게는 배제되고 있음이 우리 눈 앞에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라고 폭력사태를 방관하는 경찰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해고 노동자들은 오늘 오후, 병원 앞에서 집회를 열어 사측의 태도를 규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