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유가족들이 "참사 반 년이 되는 20일에 시신을 메고 청와대로 행진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유가족들과 용산범대위는 지난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조만간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마지막 싸움이라는 심정으로 고인들의 시신 사진을 공개하고, 20일에는 다섯 분의 시신을 메고 청와대로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시신 사진 공개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사회적 파장을 우려한 각계의 의견 개진으로 잠정 연기됐다.
고 이상림 씨의 장남이자 구속된 이충연 용산철대위원장의 형인 이성연 씨는 1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이) 이 돌아가신 모습을 한 번 보시라고 하고 싶어 청와대까지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성연 씨는 "'자기네들끼리 화염병을 던져서 타 죽었다'는 검찰 조사가 사실이라면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말인데 이는 너무 억울하다"며 미공개된 수사기록 3천 쪽의 공개를 재차 촉구했다.
시신을 메고 청와대로 행진하겠다는 계획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대통령의 정책에 의해 국민이 이런 식으로 죽었다는 것을 솔직히 밝히고 싶지 않았고 그냥 유가족만의 아픔으로 끝내고 싶었지만, 성의 있는 답변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저희 아버님들이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기에 이런 모습으로 돌아가셔야 됐는지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방송에 출연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허심탄회한 사과가 사태 해결의 우선이고, 대통령이든 총리든 서울시장이든 책임있는 태도를 보이라"고 촉구하면서 "향후의 재개발과 관련해서도 공공임대상가 등 세입자들에 대한 대책을 보완해 도심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전면 개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