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청은 관할 구역 지하철 역사와 횡단보도 주변 등의 노점단속에 희망근로 참가자들을 배치했다. 희망근로 참가자들은 노점이 밀집한 곳에 상주하며 노점을 단속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두고 송파구청 시설관리과 관계자는 “노점단속이라고 볼 수는 없고 노점상 계도”라며 “민원이 들어와 지역에 가서 단속을 해도 단속반이 가고나면 다시 노점을 하는 문제가 있는데, 희망근로하시는 분들은 이런 곳에 상주하며 ‘다른 곳에 가라’는 안내를 하고 이동을 안 하면 구청직원에 연락하는 일을 한다”고 밝혔다.
희망근로 참가자와 노점상 간에 시비는 없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냥 노점 계도를 하는 일이라, 말씀 하시면 대부분은 말을 듣는다. 아직까지 특별한 시비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구청 관내에 노점단속에 투입된 희망근로자 수는 알려 줄 수 없다고 답했다.
▲ 송파구청 관내 노점단속 희망근로자들이 가지고 다니는 모자와 완장 |
그러나 빈곤단체들은 단순 계도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조승화 빈곤사회연대 기획국장은 “일정지역에 상주하며 노점을 못하도록 계도하는 것은 노점단속의 첫 단계”라며 “노점단속반은 일상적으로는 일정지역에 노점을 못하도록 상주하고 지키면서 노점상에게 행정대집행(노점 철거)을 경고하고 이후 행정대집행을 진행한다”고 주장했다.
조승화 국장은 “희망근로와 상품권의 취지는 지역경제 활성화도 있어 노점상들도 희망근로 취급 가맹점에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하고 “한쪽에서는 노점상을 희망근로 상품권 취급 가맹점으로 받으면서 다른 쪽에서는 희망근로를 노점상 단속에 투입하는 것은 지역경제활성화나 취약계층의 생계 지원이라는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전국노점상총연합 송파지역연합회의 한 관계자도 “생계수단으로 나온 노점상을 단속하는데 희망근로 사업을 배치한 것은 비인간적인 처사이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관내 희망근로자는 2500여 명으로 90여 개 업무에서 일하고 있다.
참세상이 8일 관내 한 지하철 역사에서 만난 단속 업무를 하는 아주머니(65세)는 “대부분 웃으면서 자리를 뜨기도 하지만 가끔 욕도 하고 시비가 발생해 정신적으로 괴로울 때도 있다”면서도 “잘 설득해서 시비는 없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 아주머니는 구청에서 나눠준 ‘가로정비’가 새겨진 하늘색 모자와 노란 완장을 차고 있었다. 이 아주머니는 “노점 단속 일인 줄 알고 지원했다”면서 “주변을 깔끔하게 하는 게 목적이라 쓰레기도 직접 줍고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일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