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로 ‘생중계’된 회의
▲ 기륭공대위에 따르면 박동준 기륭전자 총무이사는 김소연 분회장에게 농성장의 회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해 주었다고 한다. [출처: 기륭공대위] |
이 문자가 온 시간은 농성장에서 회의가 진행되던 시간이었다고 한다. 김소연 분회장이 농성장으로 돌아와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농성장에 머물던 기륭분회 조합원, 기륭 공대위, 릴레이동조단식단 등의 10~20여 명이 “단식을 말려야 한다”와 “본인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의견으로 갈려 논쟁을 벌였던 것. 이 문자 외에도 농성장에서 진행된 회의를 ‘생중계’한 문자는 김소연 분회장에게 몇 차례 더 왔다고 한다.
기륭전자 앞에서 열린 25일 기자회견에서 송경동 기륭공대위 집행위원장은 “몇몇의 인원이 회의를 하던 내용을 실시간 문자중계를 한 것으로 보아 기륭전자가 농성장을 도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도청의혹을 제기했다.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도청을 한 것도 모자라 분회장에게 문자를 보내 자극하려 한 이들이 양심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기륭전자 사측을 규탄하기도 했다.
기륭공대위는 기륭전자의 도청의혹과 관련해 박동준 총무이사 및 기륭전자를 형사고발할 예정이다.
“조선일보, 적자원인을 직접 밝혀라”
한편, 기륭공대위는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소연 분회장의 건강상태 브리핑과 함께 조선일보의 지난 22일 보도기사 정정 및 사과를 요구했다.
조선일보는 22일 ‘기륭전자에서 무슨 일이’라는 기사를 통해 김소연 분회장의 경력을 문제 삼으며 “노조 파업으로 인해 지난해 매출은 447억 원으로 급감했고, 269억 원 적자가 났다. 노사 분규 3년 동안 회사가 거덜난 것이다”며 기륭전자의 적자의 원인을 기륭분회의 투쟁때문인 것으로 보도했다. 또한 “교섭이 보상금 문제에서 의견 차이를 보여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법률자문을 위해 마지막 교섭에 참여했던 조용선 변호사는 “지난 14일 교섭이 결렬된 가장 큰 원인은 고용인원과 고용보장 기간의 이견 차이였는데 돈 문제 때문인 것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보상금 문제도 논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기륭자본에 의해 3년 간 일을 하지 못해 받는 밀린 월급이라 보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회사가 거덜난 것은 중국공장 이전의 실패, 시리우스사의 어려움, 경영진의 무능 때문이며 조선일보의 주장처럼 기륭분회 때문이라면 직접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조선일보 기사를 반박했다.
기륭공대위는 조선일보의 기사에 대해 정정보도 요청 및 명예훼손 등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단식 76일째를 맞고 있는 김소연의 분회장의 건강에 대해 “15%의 체중감소와 흉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장내로 담즙이 배출돼 복통과 장폐쇄 유사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백재중 녹색병원 의사와 백남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업국장의 소견이 발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