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 “업무방해, 명예훼손에 대해 법적 고발할 것”
기륭전자는 지난 21일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으로 합법적인 기업 활동마저 위축시키고 있는 시위대를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륭전자는 기륭전자 경비실 옥상 농성장에서 김소연 분회장 등이 단식을 하자 이들을 경찰에 고발했고 7월 23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바 있다.
이와 함께 기륭전자는 참여연대가 제기한 현 경영진의 경영권 취득과정 의혹에 대해 명예훼손은 물론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들과 연대하여 모든 법적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지난 20일 “기륭전자가 작년 12월 자본금 12억5천만 원짜리 최 회장의 회사 DSIT위너스의 가치를 부풀려 평가해 395억 원에 인수하는 수법으로 기륭전자에 손해를 끼친 혐의가 의심된다”고 제기했다. 또한 “기륭전자는 최동열에게 매매예정대금의 90%를 먼저 지급하였으면서도 아직까지도 최동열의 개인 중국회사를 소유하지 못하는 것이 정상적인가”라며 관련된 내용에 기륭전자가 답해줄 것을 요구하며 공개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김영창 기륭전자 이사는 22일 조선일보를 통해 "3년 당해보니 노조가 중소기업 하나는 무너뜨릴 정도로 힘이 세다는 말이 실감난다"며 천일이 넘는 기륭전자분회의 투쟁을 비난했다. 이날 조선일보는 ‘천일이 넘는 투쟁으로 회사는 거덜났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 참세상 자료사진/ 이정원 기자 |
기륭전자, 국내생산라인 유무는 '없다'에서 '한시적'으로 말 바꿔
기륭전자는 법적인 대응을 천명하며 기륭전자분회의 투쟁에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기륭전자분회의 “국내에 생산라인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말 바꾸기로 일관하고 있다.
배영훈 기륭전자 대표이사는 취임 후 기륭전자분회와의 면담에서 “작년 10월 중국으로 생산라인 이전을 시작해 현재는 국내 생산라인이 없어 복귀할 곳이 현실적으로 없다”고 했다.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기륭전자는 신설회사를 통한 취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기륭전자분회는 “완제품을 생산하는 특성상 샘플 생산과 A/S를 담당하는 생산라인이 국내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기륭전자 측은 올해부터 모든 생산은 중국에서 이뤄진다며 기륭전자분회의 주장을 반박해 왔다.
결국 기륭전자의 생산시설이 경기도 시흥에 있다는 것이 기륭전자분회에 의해 밝혀졌다. 경기도 시흥에 있는 진영이테크 공장이 기륭전자 위성라디오의 A/S를 담당하는 라인이라는 것. 경기도 시흥은 기륭전자의 신사옥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기륭전자는 이 사실을 부인했지만, 지난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실임을 인정했다. 배영훈 기륭전자 이사장은 “확인해 보니 A/S를 위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만 가동하는 라인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라인이라는 것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륭전자분회는 “올 6월 본사 및 공장부지 매각 결정 후 7월 초 생산라인과 각종 자재들을 반출했는데, 올해 말까지만 가동하기위해 공장을 신설했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륭전자분회는 배영훈 대표이사가 계속적인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륭분회는 “올 8월 말 발표한 상반기 공시자료에 국내 하도급이 있다고 명시된 것으로 보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그 동안 거짓말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그 동안 기륭전자의 행태를 보았을 때 한시적 가동이라는 말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소연 분회장은 22일 병원에서 퇴원해 농성장으로 돌아와 단식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