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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마피아의 꿍꿍이 속

[탈핵상상](8) 핵마피아 사전에는 폐쇄라는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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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 마피아 그림 [출처: 노완호]

2012년은 한국 핵발전소 역사에서 중요한 해입니다.

월성 1호기가 수명을 다하여 폐기처분되어야 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폐쇄 및 폐로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수명을 65일 남겨두고 고장으로 인한 발전정지 소식만 들려옵니다. 폐쇄를 하는 방향으로 예산이 편성되지도 않았고, 인력이 확보되지도 않았습니다. 기술력을 위한 연구기관이 생겼다는 소식도 없습니다.

그리고는 엉뚱한 뉴스가 있었습니다. 2010년에 이 다 낡아서 문을 닫아야 하는 핵발전소에 7000억이라는 큰 돈,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수리를 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웃기는 사람들 아닌가요? 낼 모래 문을 닫을 핵발전소에 그렇게 큰 돈을 들이다니요.

그렇습니다. 한수원에서는 애초에 수명이 다한 월성 1호기를 문 닫을 생각이 없었던 것입니다. 유통기간이 지나면 문을 닫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유통기간이 지난 제품에 대한 우리들이 평소 느끼는 거부감으로 보면 이 이야기는 사실 무지 화를 내야 하는 것입니다. 슈퍼 아저씨한테 유통기간이 지난 우유 하나를 들고 얼굴 붉히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화를 내야 할 이야기지요.

후쿠시마 사고 핵발전소들도 그렇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1호기는 몇 번의 수명을 연장한 채 운영하다가, 이번 한번만 더, 더 하다가 사고가 난 것입니다. "줄줄이 사고가 났는데 정확하게 나이순으로 폭발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핵발전소의 나이는 사고와 상관 관계가 있다!" 고 강의마다 강조하시는 동국대 의대 김익중 교수님의 이야기는 정말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입니다.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 어디 국민적인 동의를 구했다는 이야기는 있었나요? 전 국민의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이 있는 일입니다. 그런 일을 결정하는데 국민적인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 나라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상식적인 판단이 아니던가요? 그런 상식적인 일들을 밀실에서 도둑놈들이 모의하듯 얼렁뚱땅 넘기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우리는 핵발전소의 연장을 반대하고, 국민적인 동의를 구하라고 주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앞으로 중요한 시기가 있습니다. 2017년이 그렇습니다. 이 2017년은 수명을 연장하여 가동하고 있는 고리 1호기의 수명연장이 끝나는 해입니다. 사실 올해 고리 1호기를 가동을 정지하고 폐쇄라도 하면 이 2017년은 아무 의미가 없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정말 간절하게 바랍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제 겨우 5년 남았습니다. 아직 폐로에 독자적인 기술이 없는 대한민국으로서는 지금이라도 시급하게 이 고리 1호기의 폐쇄와 폐로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상한 것은 말이죠, 이 고리 1호기에도 폐로를 위한 준비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예산편성과 연구기관의 설립, 인원의 확충... 어느 것 하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슨 꿍꿍이 속일까요? 설마 고리 1호기조차 또 수명연장을 하겠다는 소리란 말인가요? 그 설마가 그러나 사실일 가능성은 너무나 큽니다. 핵발전소에 관련이 있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핵발전소가 문을 닫는다는 일은 아예 들어있지 않는 가정입니다. 너무나 무모하고 위험한 일들이지요.

핵발전소의 폐로에 대한 부담을 지기 싫어하는 마음에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폐로를 하게 되면 그동안 숨겨왔던 핵발전소의 진실이 드러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요. 이들이 숨겨온 핵발전소의 진실에서 폐로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또 한수원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는 한국전력이라는 주식회사는 주가의 하락을 걱정할 수도 있겠고요.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거짓위에 세운 그 모든 것들의 진실이 드러나게 되면 다 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상누각을 쌓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의 무모함은 결국 망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고 두렵습니다. 망하면 그들 스스로만 망해야 하는 것인데 이들이 망하는 것은 이 나라 국민들 모두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이기 때문에 정말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거짓을 모두 밝히고, 진실위에서 하나하나 새로이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쓸데없이 높지 않아도, 무너질 걱정 없이 안전한, 아이들에게 물려주어도 두렵지 않을 그런 미래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