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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경비들, 심야 보복 침탈

차량 파손, 천막 불태우고 소화기로 머리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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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자정이 가까운 시각, 예전부두 입구 현대중공업 소각장 굴뚝 밑 도로에서 소화기와 헬멧으로 무장한 현대중공업 경비 5~60명이 갑자기 달려들어 진보신당 단식단 등 10여 명의 노동자들을 무차별 구타하고 농성물품을 불태우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날 오후 5시 있었던 굴뚝 농성 물품 공수에 대한 보복 침탈을 감행한 것이다.

현대중공업 경비들은 굴뚝 농성에 연대하는 노동자들이 드럼통에 붙여놓은 장작불을 소화액으로 끄고, 건설플랜트노조울산지부 방송차량과 노옥희 진보신당울산시당위원장의 차량을 마구잡이로 파손했다.

또 현대미포조선 현장대책위 소집권자인 김석진 미포조선현장투쟁위원회 위원장의 머리와 어깨 등을 소화기로 여러차례 집중해서 내리찍었다.

이를 말리던 동구의회 박대용 의원과 이상욱, 곽병도 진보신당 당직자 등도 경비들에게 소화기로 팔과 등을 찍혀 부상을 입었다.

집중 구타를 당한 김석진 의장은 구토 증상을 보이며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어 급하게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비들의 난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경비들은 텐트를 불태우고, 방송차량 안의 농성물품들을 모조리 꺼내 같이 불질렀다.

경비들의 침탈이 있던 현장에는 현대중공업 경비들의 보복 침탈을 막기 위해 경찰차량 한 대가 배치돼 있었다.

하지만 경비들의 난동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뒤늦게 출동한 또 한 대의 경찰차량도 속수무책이었다.

김석진, 박대용, 이상욱, 곽병도 등 부상자들은 울산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에 있던 정원현, 김철환, 조가영, 이말숙 등 노동자들은 난동을 막지 못한 경찰의 책임을 물으러 동부경찰서를 항의방문했다가 경찰서 문을 넘었다는 이유로 거꾸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현대중공업 경비들의 보복 침탈로 아수라장이 된 예전부두 입구 도로에는 10여 명의 노동자들이 모여 현장을 지키고 있다.(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