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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 썩을 것이 들어왔어”

기륭노조, 기륭전자 신사옥 앞 첫 집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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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는 기륭전자가 본사를 동작구 신대방동으로 옮긴 후 처음으로 신사옥 앞에서 첫 집회를 열었다.

기륭분회는 기륭전자 이전 후 촛불 문화제를 이곳으로 옮겨서 하기도 했지만, 그나마도 기륭전자의 신사옥 앞이 아닌 신사옥 들어가는 입구 빌딩 앞에서 해왔다. 기륭전자의 집회 신고 때문이었다.

기륭분회에 따르면 기륭전자 신사옥 앞 집회신고를 위해 2주 동안 자정이 되면 기륭전자와 기륭분회는 동작경찰서 앞에서 달리기를 해왔다고 한다. 먼저 도착한 사람이 집회신고를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2주 동안 달리기를 보다 못한 동작경찰서는 기륭노사 간의 조정(?)에 들어갔고 조정 끝에 격일로 서로 집회신고를 내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기륭분회의 기륭전자 신사옥 앞 첫 집회가 열렸지만, 이날 집회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기륭전자 신사옥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항의 때문이었다. 집회가 끝날 무렵 한 아파트 주민이 사회자의 마이크를 뺏으려 해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집회가 열릴 동안 확성기에 나온 소음이 원인이었다.

집회 사회를 보던 이미영 기륭분회 조합원은 “소음으로 고통 받을 주민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4년 넘게 찬 바닥에서 싸워야 하는 우리도 힘들다”며 아파트 주민들이 이해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기륭분회 집회에 대한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항의 대부분은 기륭전자로 이어졌다. 기륭분회의 투쟁이 유명세(?)를 탄 덕분에 기륭분회만 압박한다고 아파트 주변의 소음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기륭분회의 집회를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던 한 아파트 주민은 “빌딩 공사를 해서 좋은 것이 들어오나 했는데, 간판이 최근에 붙어 기륭전자인지 알았다. 썩을 것이 들어왔다”면서 “딱한 비정규직 사람들, 회사가 빨리 해결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조용한 아파트에 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천이백일 넘는 기륭분회의 투쟁은 기륭분회 조합원의 고통뿐 아니라, 기륭전자 신사옥 주변 주민들에게도 불편과 고통으로도 이어지는 형국이다. 이날 기륭전자에 항의하던 주민에게 기륭전자 총무이사는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기륭전자) 앞에서 집회를 해 우리도 답답하다”는 하소연을 했다. 한 달 전 “타결을 전제로 협상을 하자”던 기륭전자의 하소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