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사다리차와 경찰특공대까지 투입된 작전에 따라 김소연 분회장과 이상규 위원장이 사지를 들려 강제로 끌려 내려오자 5분도 안돼 용역직원들에 의해 골리앗은 철거되었다. 김소연 분회장은 “내가 죽겠다는 왜 너희들이 왜 강제로 나를 끌고 내려가려하냐”라며 울부짖었고, 이상규 위원장은 “비정규직 철폐하라”를 목소리 높여 외쳤다.
경찰은 골리앗으로 가려는 조합원과 시민들을 한쪽 구석에 몰아넣고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끌려 내려온 이상규 위원장은 금천경찰서로 연행되었으며, 실신상태였던 김소연 분회장은 시흥에 위치한 희명병원으로 후송되었다.
같은 시각, 기륭전자 공장 안에서는 사측이 준비한 녹음 테입이 틀어졌다. 기륭전자분회 조합원들은 기륭자본 박살내자라는 지지도 받지 못할 주장을 하고 있으며, 공권력 투입은 정당하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기륭전자는 노사화합으로 열심히 일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런 강제진압에 망연자실해 있던 윤종희 기륭전자분회 조합원은 “우리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심지어 사람이 죽겠다고 하는데도 웃고 있는 구사대와 용역직원들에게는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으면서, 법집행이다 뭐다 하는 경찰이 공권력이냐”라며 “대한민국은 노동자와 시민, 국민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라고 분노했다.
한편, 골리앗 철거가 완료되자 기륭전자 사측은 이사짐 차량을 6대 투입했다. 기륭전자는 25일을까지 회사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미국 원정투쟁을 떠난 기륭전자분회 조합원들은 오는 25일까지 연장해 미국에서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 김소연 분회장이 연행되고 망연자실 앉아 있는 기륭 분회 윤종희 조합원 |
[12:00] 기륭전자 앞 골리앗, 경찰 강제진압 임박
강제연행 잇따라 발생, “강제로 끌어내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어제(20일) 폭력사태가 발생한 기륭전자 앞은 철제구조물인 골리앗을 철거하려는 경찰의 작전이 시작되고 있다. 오늘(21일) 오후 12시 현재, 골리앗 밑에는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매트가 깔려 있는 상황이고, 골리앗 위에 올라가 있는 김소연 기륭전자분회 분회장과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끌어내리려는 사다리차가 대기 중이다. 또한 경찰특공대도 투입되어 있는 상태라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 기륭전자 앞 골리앗에는 김소연 기륭전자분회장과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올라가 있다. |
매트는 경찰의 지휘 하에 기륭전자 사측이 고용한 용역직원들에 의해 깔렸다. 이 과정에서 경찰차가 후진을 하다 골리앗을 건드려 골리앗이 심하게 흔들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이 사태는 우리를 강제로 끌어내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경찰은 강제진압에 목을 맬 것이 아니라 기륭전자 사측이 전향적인 안을 가지고 교섭에 나올 수 있도록 중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규 위원장이 말을 하자, 이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기륭전자 공장 안에 있던 구사대는 큰 소리로 노래를 틀기도 했다.
어제 폭력사태 이후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네티즌들, 기륭전자분회 조합원 등 20여 명은 밤새 골리앗 농성장 앞을 지켰다. 어제 사태에 기륭전자 사측이 노조 측에 교섭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어 노조 측은 고용보장에 대한 전향적인 안을 들고 나서지 않을 경우 교섭에 응할 수 없다며 사측의 태도변화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사측이 대화를 요청하고 노조 측도 안을 가지고 대화할 것을 염원하고 있지만 경찰 측의 강제진압 일변도의 태도가 오히려 사태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은 오늘도 골리앗을 지키고 있던 시민들을 사지를 들어 강제로 끌어내기도 했다. 골리앗을 지키고 있던 20명 중 10여 명이 끌려 나가, 현재는 조합원 3인과 시민 4명만이 골리앗 밑에 남은 상황이다. 조합원 중 1명은 임신 중이기도 하다. 또한 경찰은 기륭전자로 통하는 두 개의 길을 모두 막아 연대를 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을 막고 있기도 해 강력한 항의를 받고 있다.
한편, 어제 밤 연행된 11명은 금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 중 1명은 병원 치료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어제 밤 부상을 입어 고대구로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시민 1명은 왼쪽 눈에 출혈과 심한 부종으로 검사도 어려운 상태다. 병원에서는 부기가 빠져야 검사와 치료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