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 30분 현재, 폭력사태에 항의하며 기륭전자 정문 앞에서 김소연 기륭전자분회 분회장과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3층 건물 높이의 골리앗(철제구조물)을 쌓고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5단의 PT아시바(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가설재의 일종으로 문형지주)로 만들어진 골리앗은 경찰이 둘러싸고 있으며, 경찰 뒤로 20여 명의 시민들이, 또 이 시민들을 경찰이 둘러싸고 그 뒤에 50여 명의 시민들이 오늘 발생한 폭력사태를 규탄하고 있다.
김소연 분회장이 올라가 있는 골리앗은 오후 4시부터 진행된 집회가 마무리 될 즈음인 오후 5시, 경찰이 기륭전자 정문 옆 골목에서 몰려나오자 이에 분노한 시민들과 조합원들에 의해 30분 만에 만들어졌다. 골목에서 나온 경찰은 시민들의 강력한 항의에 막히자 공장 안으로 들어가 대치상황을 이어갔다.
골리앗이 완성된 오후 5시 30분경, 이를 철거하기 위해 기륭전자 사측이 고용한 50여 명의 용역직원들과 7~80여 명의 구사대가 앞장서고 경찰이 뒤에 서서 공장 안에서 몰려나왔다. 이에 시민들이 강력히 항의하자 용역직원들의 폭행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뒤에 서있던 경찰은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수방관하는 꼴이었다. 이에 시민들은 “여기 있는 경찰들은 기륭전자에서 고용한 사설경찰이냐”라며 “왜 폭력사태를 막지 않는가”라고 항의했지만 경찰은 이에 묵묵부답으로 응수했다.
결국 오후 7시경, 경찰이 일몰을 이유로 시민들과 조합원들의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3차 해산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시민들은 폭력사태에 대한 기륭전자 사측의 사과를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또 다시 용역직원, 경찰과 시민들의 충돌이 발생했으며 시민 1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에 시민들은 경찰에게 구급차를 불러줄 것을 요구했지만 이도 묵살 당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야 도착한 구급차에 부상을 당한 시민은 겨우 병원으로 후송될 수 있었다.
경찰에 연행된 시민들이 용역직원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경찰과 충돌과정에서 연행된 시민들은 공장 안으로 끌려들어 갔고, 공장에서 풀려 나온 이 시민들은 옷이 찢어지고 얼굴에 멍이 들어 있었던 것. 폭행을 당한 한 시민은 “경찰이 연행을 했으면 경찰서에 데려가야지 왜 용역직원들에게 넘기냐”고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나 경찰은 답이 없었다.
골리앗에 올라간 김소연 분회장은 “나는 지난 90일 동안의 단식에 이어 세 번째 죽음을 각오하고 있다”라며 “비정규직도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요구가 이렇게 어려운 것이냐”라고 말하고, “만약 경찰이 이 골리앗을 철거하려 한다면 살인을 방조한 것이 될 것”이라며 골리앗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조합원들과 이에 연대하는 시민들은 경찰의 폭력과 기륭전자 사측의 폭력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