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언론 참세상

결렬된 교섭...기륭분회, 15일 美원정투쟁 떠나

“원정투쟁이 끝이 아니다. 인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할 것”

메뉴보기: 클릭하세요. V

기륭노사의 교섭이 또 다시 결렬됨에 따라, 기륭분회는 기륭전자의 최대 납품회사인 시리우스 본사가 있는 미국으로 원정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원정투쟁 미루고 교섭했으나, 결렬되고 말아

9월 교섭이 결렬될 이후 기륭분회는 단식 94일 만에 김소연 기륭분회 분회장이 지난 9월 12일 단식을 중단하자 “적극적인 타격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기륭전자의 최대 납품처인 시리우스사가 있는 미국으로 원정투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8일 원정투쟁단이 미국으로 떠나야 했지만, 기륭전자가 6일 기륭분회에 타결을 전제로 교섭을 재개하자고 제안해 온 것.

기륭분회는 이에 따라 원정투쟁을 미루고 기륭전자와 지난 8일 교섭을 재개했다. 12일에는 오후 5시에 시작해 새벽 2시까지 교섭이 이어졌지만 끝장교섭의 결과는 결렬이었다.

이번 교섭에서 기륭노사가 의견 차이를 보인 것은 고용인원과 고용형태로 지난 교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륭분회의 요구사항은 복직희망자 22명의 복직과 자회사 취업 및 기륭전자의 고용보장이었다. 반면 기륭전자는 10명만 복직이 가능하며, 신설회사 설립 2년 후 경영평가를 통해 신설회사 인수를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한다.

기륭분회는 “고용인원과 고용형태만 해결되면 해고 기간 임금손실과 법적비용 등의 금전보상은 사측 의견에 따르겠다고 했지만, 돌아 온 답변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교섭 결렬 후 배영훈 이사가 ‘노조가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앞으로 지켜봐라 후회할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떠났다”고 밝혔다.



“시리우스사 압박과 설비반출 저지 투쟁 병행”

교섭이 결렬된 다음 날인 13일, 기륭전자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말았다.

기륭분회는 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기륭전자가 회사설비를 공장 밖으로 반출할 것이라 예상해왔다고 한다. 구로에 위치한 기륭전자 본사 부지를 구입한 구매자가 잔금을 모두 치뤘고, 오는 25일에 부지를 넘겨 받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지난 13일 기륭전자 정문에서 컨테이너 차량이 나가려는 것을 확인한 기륭분회 조합원들은 차량확인을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기륭전자 직원 50여명이 몰려와 기륭분회 조합원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기륭분회는 이 과정에서 조합원의 발과 입이 찢어지고 타박상을 입었다고 밝히고 있다.

김소연 분회장은 “배영훈 이사장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13일의 일로 명확해졌다. 파업 당시 구사대가 머물던 숙소를 보수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사측은 물리력을 동원해서 우리를 몰아내려 하지만 인간으로 살기위한, 인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륭분회는 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미국원정투쟁에 들어간다. 1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시리우스사는 납품받으면 그만이라고 여겼겠지만, 납품하는 업체가 비정규직노동자들을 인간이하로 대우하고, 1150여일 지나는 동안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요구를 실현하지 않는 노동탄압사업장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정투쟁단은 15일 출국해 미국 노조단체연합 UAE와 연대해 시리우스사 면담, 선전전, 연대간담회 등을 진행해 교민사회와 미국 시민사회에 기륭문제를 알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