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의 최대 납품회사인 시리우스사 본사가 있는 미국으로 원정투쟁을 떠난 15일, 기륭전자 직원들과 용역경비들에 의해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의 농성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지난 13일 교섭이 결렬된 이후, 기륭전자는 구로에 있는 본사를 25일까지 이전할 예정이어서 기륭분회와 마찰이 예상됐다. 구로 본사의 생산설비와 집기를 빼려는 기륭전자와 생산설비 반출을 막겠다는 기륭분회의 입장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에도 컨테이너 차량이 구로 본사를 빠져나가면서 한 차례 충돌이 있었다.
본격적인 충돌은 15일 새벽부터 시작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새벽 3시부터 용역경비들이 삼삼오오 구로 본사로 들어가는 것이 확인 됐고, 새벽 3시 30분 경 컨테이너 차량 세대가 구로 본사를 나왔다는 것. 이를 저지하려던 기륭분회 조합원들과 시민들은 기륭전자 직원들과 용역경비들에 끌려나왔다고 한다.
이날 아침 7시에 본격적으로 기륭직원들과 용역경비들이 농성장을 철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조합원들과 연대하고 있던 시민들은 10명 내외였지만, 농성장 철거 인원은 100여 명이었다. 컨테이너 농성장은 지게차로 들어냈고, 이를 저지하는 조합원과 시민들은 기륭직원과 용역경비들에게 끌려 나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김소연 기륭전자 분회장은 실신해 후송돼 병원에 입원했다. 기륭분회 윤종희 조합원은 “112에 신고해 경찰들이 왔지만, 바로 옆에서 김소연 분회장이 용역에 의해 팔이 꺾여있는데도 형사들은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연행한다’고 말했다”며 “아마 원정투쟁에 맞춰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에 다시 한 번 기륭전자 직원들과 용역경비들이 들이닥쳐 조합원들이 정리한 농성물품을 철거하기도 했다.
13시 현재 농성장 철거 소식을 접한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기륭전자 정문 앞으로 모이고 있고, 경찰버스 한 대가 기륭전자 안에서 대기하는 등 기륭분회 농성장 주변은 긴장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