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기업은 11일 밤 9시경 현 대왕기업 노조위원장 유영애 씨에게 업체 폐업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업체 폐업 근거가 특이하게도 대왕기업 고00 사장이 “본인의 건강상의 이유로 운영이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확고한 우리의 목표,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는 고용승계, 근속을 비롯한 근로조건의 완전한 승계를 목표로 폐업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혀 향후 회사와 노동조합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우리에겐 생존의 문제가 그들에게는 공문 한 줄로 끝인가 봅니다." |
폐업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동희오토에서는 두 달 동안 학력미기재로 4명 해고, 1명 계약해지, 10월 17일 안미경 노동자 계약해지, 10월 28일 유재성 수습사원 채용취소 통보 등 총 7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되거나 해고통보를 받는 일이 벌어졌으며, 이 중 대왕기업 소속만 4명이다.
또한 11월 7일에는 동희오토 사내하청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이하 해복투)의 투쟁을 지지해 여해추(여기 해고자 한 명 추가)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대왕기업 유영애 씨가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해 총 83표 중 54표를 얻어 27표를 얻은 상대후보를 누르고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현재 동희오토 업체 노조들은 모두 한국노총 소속인데, 유 씨는 선거 당시 한국노총 노조들을 ‘어용노조’라 비판하며 올 해 말 예상되는 업체 폐업에 “단 한 명의 낙오자도 만들지 않는다” “민주노조가 가능하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겠다”고 주장했다.
▲ 피켓을 들고 있는 대왕기업 노조위원장 유영애 씨 |
대왕기업이 다른 업체와 다르게 단독으로 노조 선거가 진행된 이유는 해복투의 투쟁이 계속되어 노동자들이 동요하자 회사가 노조에 10월 초 성과금 150%, 격려금 50만 원을 제시, 이에 노동자들이 성과금 합의안 찬반투표를 요구했고, 투표 결과 84%의 반대로 합의안이 부결되어 송00 노조위원장이 사퇴했기 때문이다.
대왕기업 내 상황이 이러하자 업체 폐업이 “사장의 건강상의 이유는 업체 폐업의 진짜 이유가 아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는 “사장의 건강상의 이유로 112명의 일터인 회사를 폐업한다는 것도 용납이 안 되지만, 그 이면에는 업체 폐업을 통해 회사의 이윤을 극대화하고, 회사 내에서 바른말 하는 노동자들을 솎아내려는 의도가 있다.”며 분노했다.
실제 대부분의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업체 폐업으로 계약해지 되고, 그 중 재고용되는 노동자들은 근속년수가 무시되어 다시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최저임금을 받거나 근로조건이 승계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노동자들 입장에선 사장만 바뀌었고 아침에 눈뜨면 나오는 나의 일터인데, 나는 언제나 신입사원이다. 재고용 여부도 회사가 판단하고, 기간제법 상 2년간은 계약해지가 가능하므로 회사에 밉보이면 재고용되지 않는 것이 이미 구조적으로 가능하다.
노조,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
이에 노조는 12일 최초로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원하청 회사에 고용안정을 위한 요구안을 발송하고 교섭을 요청한다 △폐업대응을 위한 조합원 교육사업을 진행한다 △금주부터 계약해지 철회 투쟁을 진행한다 △노조 집행부를 중심으로 노조 조직력을 강화하고 폐업에 대응하는 것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구체 요구안으로 △폐업 전까지 조합원 전체의 고용을 보장하고 정원을 유지하라 △폐업시 고용 및 근로조건의 승계를 문서로 보장하라 (원하청에 동시 요구) △성과금 150%에 대한 재협상을 수용하라 △안미경 계약해지 철회, 유재성 채용취소 철회 △해고 조합원들의 노조사무실 출입 보장을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업체 폐업 전 사직서를 작성하지 말 것과 회사와 개별면담 및 개별만남을 거부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왕기업 노조위원장 유영애 씨는 “앞이 깜깜하지만 예상된 일이었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조합원들은 조합원들의 손으로 노조를 바로 세워냈고, 단결하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해야 할 시간이 왔다. 연말까지 전 조합원의 고용을 보장받고 정원을 유지하며 부족인원을 충원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고 말했다.(정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