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롯델호텔앞에서 울산,부산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독일에서 온 환경운동가와 함께 상업포경을 주장하고 있는 일본과 노르웨이 그리고 아이슬랜드를 비판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환경운동연합] |
57차 국제포경위원회 연례회의가 20일 울산 롯데호텔 컨벤션홀에서 개막했다. 이번 총회에는 60개국 272명이 참가했으며, △개정관리제도(RMS, 고래남획 방지방법) △고래 보호구역 확대 △비회원국의 포경 제재 문제 △차기 총회 개최지 확정 등 26개 안건을 표결처리하고 24일 폐막한다. 21일 논의 될 예정인 개정관리제도(RMS)는 사실상 고래포경을 허용하는 것으로 1989년부터 논의되고 있으나 포경 찬성·반대국 간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고 있지 못하다.
이번 연례회의에서는 상업포경찬성의 입장을 계속 가져왔던 일본은 고래포살방법·관경·소형포경 등의 의제를 삭제, 고래보호구를 의제에서 삭제하자는 제안을 해 사실상 상업포경을 허용하는 제안을 들고 나섰다. 이에 참석한 회원국은 일본을 중심으로 포경 찬성, 호주를 축으로 포경에 반대하는 흐름으로 양분됐고, 양측은 총회 첫날부터 기자회견을 통해 포경 재개와 포경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모리시타 조지 일본 수산청 자원관리부 어업교섭관 등 일본대표들은 "15년간 상업포경의 재개를 기다렸다"며 포경찬성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호주, 뉴질랜드, 독일, 영국의 환경부, 보건부 등 행정부 장관들은 "과학포경의 확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본이 남태평양 해역에서 잔인하게 고래를 잡아 수익을 얻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일본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고래전문연구기관을 울산에 세우고 조사 예산과 인원을 크게 확대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수산으로, 고래를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 지속적·안정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추진해왔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상업포경 유예 조항 삭제 결정에 찬성한다"고 밝혀 상업포경 재개 지지의사를 확인했다. 20일 일본의 제안사항에 대한 투표 시 고래포살 방법·관경·소형포경 등의 의제를 삭제하자는 제안에 한국은 찬성표를 던졌다. 이 안은 찬성 28대 반대 29로 최종 부결되었다.
상업포경 허용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운동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한국의 상업포경지지 입장 철회를 요구했으며, 국제포경위원회가 열리는 장소에서 포경반대 집회를 펼쳤다. 환경운동연합은 영국동물학대방지협회와 함께 한길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진행한 전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59.1%가 고래잡이에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와 찬성한다는 의견 23.3%보다 훨씬 많았다.
최예용 환경운동연합 고래특별위원회 실행위원장은 "일본은 86년 상업포경 금지 이후 고래수가 많이 늘어났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증거는 하나도 없다. 오히려 지금의 추세라면 고래는 멸종 될 것이다라는 것이 국제학계의 입장이다. 이런 상태에서 상업포경을 허용한다는 것은 고래를 멸종시키겠다는 것이며 한국정부는 당장 과학포경이라는 이름으로 실제 상업포경을 용인하고 있는 입장을 당장 철회하고, 고래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