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전북버스 노동자들의 파업투쟁 2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처음 파업을 시작하던 그 마음 그 결의로 아직도 거리에서 투쟁하고 있는 전북버스 노동자들에게 늦게나마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작년 순회투쟁 때 전주시청에 들렀던 기억이 납니다. 반평생이 넘은 나이에 노동조합을 만들고 사람답게 살아보겠다고 나섰다는 이유로 탄압받고 해고당한 노동자들.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전주시청은 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애써 외면하고 있었습니다. 한 번의 연대로 한 번의 집회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게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신의 일터에서 권리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전북버스 투쟁에서 또 본 것은 평생을 노동하며 살아온 역사를 보여주는 머리에 하얗게 서리내린 아버지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현대차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버스노동자들은 동지로 만났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가 열악하다고, 차별이 부당하다고 싸워왔던 저희들이지만, 투쟁의 현장에서 만난 버스노동자들의 상황 또한 심각했습니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단협체결을 요구하자 자본은 탄압으로 일관했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도지사와 시장은 무책임한 태도만을 보였습니다. 그들이 동지들을 철탑으로 올려보낸 것입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지금 이곳 울산 철탑농성은 현대차가 10여 년이 넘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불법파견하여 이윤을 늘려온 것에 대해, 대법이 판결한대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8년이 넘게 싸워온 불법파견 투쟁을 이제는 끝장내기 위해 철탑에서 그리고 현장에서 파업투쟁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우리의 투쟁이 현실만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바꾸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전국이 철탑이고, 그곳이 바로 투쟁의 시작점이 되고 있습니다. 불법파견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 정리해고 철폐, 민주노조 사수, 단체협약 쟁취 등 요구는 조금씩 다르지만, 자본에 맞선 하나의 투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대선 정국이라 많은 정치인들이 농성장을 찾아오고 저마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장담하고 돌아가지만, 실제로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거슨 우리들의 투쟁의 힘, 연대의 힘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뼛속까지 살을 에이는 추위가 더 밀려오겠지만, 전국의 철탑이, 투쟁이 서로를 믿고 서로를 의지하며 승리의 그날을 만들어갑시다. 다같이 살아서, 승리의 웃음 지으며 땅을 밟읍시다. 웃으면서 막걸리 한잔 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울산명촌주차장 송전탑 농성자 최병승, 천의봉 올림
[출처: 울산저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