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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철탑 농성자가 유성지회장에게

[서신] 완전승리 염원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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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탑을 휘감고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제법 소란스럽습니다.
본격적인 겨울을 채비해야 하는 때 노동자들은 하늘 가까이 올라가야만 하나봅니다.
오래전 노동자들이 올라야 했던 지붕 위, 골리앗과 크레인을 이어 여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도 두 명이 송전탑에 올라온 몇 일 뒤 유성지회에서도 굴다리 위 농성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제야 연대의 마음을 전하게 되어 미안합니다.

  현대차 울산공장 철탑 위에서 농성중인 최병승, 천의봉 조합원 [출처: 울산저널]

유성기업지회는 제가 듣기로 노조의 조직력, 투쟁력이 남부럽지 않은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주간연속 2교대 실시를 합의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단협을 파기하고 창조컨설팅을 동원해 만든‘노조파괴 시나리오’대로 탄압해 노조를 깨기 위해 혈안인 것이 유성사측이라고 압니다. 직장폐쇄를 하고 어용 제2노조를 만들어 조합원들을 협박하면서 대표교섭권을 빼앗아간 사측의 행태에 분노하게 됩니다. 현장에 복귀해서도 조합원들에 대해서 불이익을 주며 노조 흔들기를 계속해오고 있는 지금, 현장의 불씨를 만들기 위한 홍 지회장 동지의 농성이 여기 울산의 상황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측과 창조컨설팅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하고 사측의 책임자 처벌과 교섭 성사, 해고자 복직, 제2노조 해산 등을 요구하고 있는 유성 노동자들의 투쟁 또한 단지 농성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투쟁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농성장을 지키는 것보다 현장을 조직하고 현장에서 투쟁해 달라는 지회장 동지의 외침은 오늘도 유성 현장에 힘을 불어넣고 있을 것이고, 불법파견 투쟁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똑같습니다.

  홍종인 지회장

목에 밧줄을 매고 굴다리 위에서 농성 중인 홍종인 지회장 동지 소식을 듣고, 안타까움과 동지애를 동시에 느꼈습니다. 이 땅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겪는 분노와 고통, 절박함을 같이 나누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주간연속 2교대보다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 전환 투쟁이 더 가깝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본의 이름은 달라도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탄압하는 것은 어느 곳 에서나 같습니다.

울산에서도 철탑의 불씨를 현장의 파업으로 만들기 위해 현장을 뛰어다니는 노조간부와 활동가들이 있습니다. 11차까지 이루어진 불파 특별교섭에서 대법판결을 1인의 판결로 축소하려는, 신규채용으로 불법파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피해가려는 현대차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여기 두 명이 철탑 농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우리의 고공농성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현장의 투쟁, 현장 파업을 통해서, 현대차를 압박하고, 실질적인 항복을 받아내야 합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에서는 현장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현대차는 갖가지 방식으로 철탑농성을 해제하라고 회유 협박하고 있지만 조합원들은 아니 2명의 농성자는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에만 이곳에서 내려갈 것입니다. 여기 현대차에서는 불법파견 투쟁을 승리로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같은 힘으로 주간연속 2교대, 현장통제와 노조 깨기 등에 맞선 투쟁을 더욱 힘차게 벌여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혼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홍 지회장 동지가 더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동지들을 믿기에 단단히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을 달구고 현장 조합원의 투쟁으로 요구를 쟁취해 당당하게 땅을 밟도록 합시다.
우리의 요구인 민주노조사수!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철폐! 아산에서, 평택에서, 울산에서의 농성이 하나의 투쟁전선을 만들고 서로 힘이 되도록 울산 철탑에서 완전승리에 염원을 담은 연대를 보냅니다. 힘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