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의 브레히트포럼에서 만난 조셉 거슨 |
반핵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나는 1946년생이고 유대인이다. 내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로부터 배운 것은 ‘누구에게도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이것이 나를 인권 운동과 베트남전 반대운동에 참여하도록 이끌었다. 1976년 미국친우봉사회에 참여하고, 1979년 핵동결운동에 참여하면서, 미국이 중동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어떻게 핵무기를 사용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세계 수준에서 미국의 핵무기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번 NGO 국제평화회의의 목표와 성과는 무엇인가?
첫째, 핵무기 폐기 운동들 간에 서로의 관점을 공유하는 것과, NPT 평가회의 참여를 조직하고, 장기적 시야에서 운동의 계획을 수립하고 조직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군축 운동과 폭넓은 운동의 결합니다. 이는 군축 운동 자체만으로는 핵무기 폐기를 실현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핵무기와 미국의 핵 프로그램에 관련된 주제들은 경제 정의, 보다 폭넓은 평화의 문제, 환경보호를 위한 투쟁과 결합되어야 한다. 우리는 국제평화회의 호소문과 연설에서 이러한 점을 강조하려 노력했다. 우리는 이러한 연계를 만들어가면서 민중들의 투쟁을 조직하길 바라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목표를 제법 달성한 것 같다.(웃음)
냉전 이후 변화된 상황에서 반핵운동의 과제는 무엇인가?
냉전시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과 소련의 대립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그들은 소련에 조준되어 있는 미국의 핵무기를 보았다. 그러나 나는 그 당시에 3차원의 문제(미-소 갈등의 문제에 더해 세력권의 문제)를 보았다. 노암 촘스키가 말했듯, 미국은 다른 나라(북한, 베트남, 레바논 등)를 공격하려 할 때, 어느 누구도 개입할 수 없도록 핵 위협을 사용해왔다. 1991년 이라크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클린턴과 부시 행정부의 미국은 중동과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핵무기 사용 위협을 해왔다.
그런데 최근에 어떤 변화가 생겨났다. 부시 행정부 동안 수많은 전략적 실수가 있었지만, 그 중 최고는 2005년 NPT 평가회의의 파행이었고, 9/11의 경험에서 미국의 많은 엘리트들이 (핵무기의)확산을 심각하게 두려워하게 되었다. 미국은 핵확산과 핵테러리즘을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미국은 NPT 프로세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키신저나 슐츠 같은 사람들의 지원을 받는 오바마는 군축과 6조(NPT 6조를 말하는 것으로, 핵보유국의 핵군축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조항 :역주)의 전망, 핵없는 세계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 이러한 것들을 완수할 정도로 추진할 의지는 없다. (그러므로) 현재 평화운동이 처한 가장 시급한 도전은 new START와 CTBT(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의 비준 문제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장기적인 목표로 핵무기의 감축과 그 이상의 행동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핵 테러리즘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존재하는가?
불량국가나 비국가 행위자로부터의 공격에 대한 깊은 공포가 있다. 정부의 엘리트들은 진정 테러리스타가 폭탄을 손에 넣고 미국을 공격할거라 생각한다. 이런 일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미국은 NPT에서 부과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지난 수년간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미국의 이중 잣대(핵보유국의 핵군축 의무는 이행하지 않으면서 비핵보유국의 비확산 의무만을 강조하는 행위:역주)에 대해 많은 나라들이 비판해왔다.
1998년에 나는, 클린턴 정부 시절 국방부 서열 3위였고, CIA 국장이었던 John Deutch를 만나, “미국이 언제 6조를 이행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미국이 6조를 이행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며, 지금도 그런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도 이것을 알고 있으며, 이중 잣대는 더 이상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최근 실패한 차량 폭탄 사건(5월 초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 복판에서 폭발물이 장착된 차량이 발견되었고, 미 당국은 범인으로 파키스탄계 미국인을 지목했다:역주)을 보자. 가까운 미래에 그 폭탄이 핵무기라 하더라도 별로 놀라울 게 없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동안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다.
미국이 자신의 핵프로그램을 정당화하기 위해 핵 테러의 위협을 부풀리는 것은 아닌가?
물론 미국은 자신의 핵 프로그램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란과 북한을 이용하고 있다. 또 이러한 공포는 핵무기와 군비 증강을 정당화하는데 이용되곤 한다. 하지만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핵무기는 이란과 북한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런던 회의(2009년 런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역주)에서 이란 대사는, 원자력 발전을 위한 우라늄 농축 권리를 주장했다. 사실 그들은 원자로를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선진국들이 그것을 갖고 있고, 그것은 힘의 상징(아주 위험한 상징)이 된다.
▲ 조셉 거슨은 핵무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와, 거기에 쏟아 붓고 있는 수많은 돈이 필수적인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지금 세대들을 교육하는 게 필수적이라 말했다. (오른쪽= 인터뷰를 진행한 임월산 씨) |
핵 없는 세계를 주장하는 오바마 정부는 새로운 핵무기 공장을 건설하고 핵무기 현대화를 위한 연구시설 건설에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오바마는 중도파라고 할 수 있고, (여러 세력간의)합의를 만들지만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new START와 CTBT 조약에 대해 맥케인 상원의원이나 킬과 같은 극우파들은 우리가 믿을 만한 무기를 갖고 있지 않아 개량해야 하며, 미래에 (믿을 만한 무기를)만들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게 필요하며, 연구를 위해 수입억불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오바마는 싸움을 포기하고 (보수세력이 원하는 것을 포함한)예산안을 제출했다. 여기에는 핵무기의 현대화, 대체탄두 사업(새로운 핵탄두를 제조하지 않고 기존 핵탄두의 사용연한을 연장하는 핵탄두 개량사업:역주) 등이 포함된다. 이번에 발표된 미국의 핵태세보고서(NPR)에 대해 뉴욕타임즈는, 핵 선제공격을 포기하는 문제에서 오바마가 국방부와 국가안보위원회로부터 극심한 반대에 직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NPR에서는 핵선제공격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오바마의 수사는 거창했지만, 결과는 별로 없다.
NPT 평가회의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비동맹노선 국가들이 핵무기조약과 군축 협상을 위해 좋은 제안을 하고 있다. 이것은 큰 성과가 될 수 있다. 미국은 별로 기여하는 것이 없다. 나는 UN 군축담당관 Sergio Duarte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논의에서 무엇을 예상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중동 비핵지대의 필요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것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즉각적인 결론은 없겠지만, 이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압력이 될 수 있다. 오바마 정부는 지난 정권들만큼 이스라엘의 핵프로그램을 덮어주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IAEA 프로세스에서, 오바마는 이스라엘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사찰을 막지 않고 있다.
비핵지대가 중동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면, 동북아시아 비핵지대도 기대해볼 수 있다. 북한은 물론 러시아, 그리고 미국(미국에 의해 배치된 핵무기나 시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임:역주)의 비핵화가 필요하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남한 역시 핵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핵무기조약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많은 사람들이 핵무기 폐기는 희망사항이고, 완수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현실이다. 1961년 맥클로이-조린 합의는 핵무기 폐기를 위한 기본적인 윤곽을 제시했다. 이에 더해 우리는 코스타리카와 다른 부문들(시민사회조직, 국제변호사 조직들, 이전 정부 고위 관료들)이 제시한 초안격의 조약들도 있다. 여기에 핵분열물질에 대한 것이나, 핵무기를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들이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초안격의 협정은 핵무기조약을 협상하는 데 기초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NPT 평가회의 이후 반핵운동이 나아가야할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좋은 질문이다. 미국 차원에서 보자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new START를 수용하고 비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6월 5일 세계 수많은 도시에서 (세계 핵 폐기의 날)집회가 준비되고 있다. 핵심 요소는 교육이다. 지금 세대는 핵무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교육받지 못했다.
우리는 핵무기에 쏟아 붓고 있는 돈이 (만약 핵에 투자하지 않았다면)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보여주어야 한다. 뉴욕시에서 5천명의 교사가 해고되었고, 다른 도시에선 필수적인 사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터뷰 : 임월산(사회진보연대)
사진/번역 : 수열(현장기자,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