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의 UN본부에서 ‘2010년 NPT 평가회의’가 개막되었다. NPT 평가회의(이하 평가회의)는 NPT 8조 3항의 규정에 따라 5년마다 조약의 주요 구성 요소인 핵군축과 비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이행 상황을 평가하는 조약 당사국 회의로 이번이 8번째 회의다. 이번 평가회의에는 189개 당사국과 함께 121개 반핵반전운동 조직에서 1000여 명의 활동가들이 옵저버 자격으로 참가해, 핵군축과 비확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 5월 3일(현지 시각) 개막된 2010년 NPT 평가회의의 모습 [출처: 수열=뉴욕] |
핵군축보다는 비확산 강조 우려
개막 전체회의의 시작과 함께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모두 발언이 진행됐다. 반총장은 2008년에 자신이 밝혔던 ‘핵군축 5개안’(▲핵보유국들의 군축 약속 이행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군축 관련 논의 개방 및 소극적 안전보장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의 발효 및 중동을 포함한 비핵지대 설정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폐기를 위한 새로운 노력 ▲유엔총회의 '세계 군축 정상회담 개최' 구상에 대한 지지)를 언급하면서, 핵군축 문제가 ‘너무 오래 잠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은 어떠한 전제조건도 없이 6자 회담에 복귀해야’하며, ‘이란은 투명하게 자신들의 (핵)프로그램을 밝혀야’ 한다면서, 미국의 오바마 정부가 그러하듯 핵군축보다는 비확산 문제에 더 무게 중심을 두는 듯 했다. 그는 또한 ‘우리가 여기 모인 것은 단지 핵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라며, ‘지금이 바로 행동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란vs미국
개막 전체회의의 포인트는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현지 언론은 평가회의 전날 일제히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평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한 것으로 보이나 투숙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호텔에서는 그의 투숙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제나드 대통령이 평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수열=뉴욕] |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어떤 나라들은 생존을 위한 투쟁으로 핵을 이용하지만, 어떤 나라들은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핵을 이용한다’면서, 이란에 대한 압박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한 ‘수많은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미국과 그의 동맹국들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구호였던 ’변화‘가 아직도 유효하다면, 지금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발언을 시작하자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대표단은 즉각 퇴장했다. 이번 평가회의에서는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 의혹에 대한 조치가 비중 있게 다뤄질 예정이어서 순탄치 않은 논의가 예상된다. 실제로 오후 전체회의에서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란은 규칙을 조롱하면서 전 세계의 핵무기 제거를 위한 노력을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2010년 평가회의는?
이번 평가회의에서는 2000년 평가회의에서 합의된 ‘13개 핵군축실질조치’에 대한 평가와 미국-러시아의 핵군축 상황, 핵무기 비확산과 핵물질에 대한 국제적 통제 방안, NPT 탈퇴 절차 강화 문제,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가 중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전체 토론, 3개의 메인 위원회 별 회의, 심사위원회, 전체회의, 초안 위원회 회의, 마무리회의 등 총 64개 회의와 옵저버들의 다양한 부대 행사들로 구성되어 5월 28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