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5월3일부터 28일까지 미국 뉴욕의 UN본부에서 2010년 NPT(핵확산금지조약) 평가회의가 열린다. NPT 평가회의는 NPT의 규정에 따라 5년마다 조약의 주요 구성 요소들의 이행을 평가하는 조약 당사국 회의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시민사회단체와 개인들이 진정한 핵 폐기와 군축, 평화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NPT 평가회의에 참여해왔다. 7차례에 걸쳐 국제평화회의 및 2010 NPT 평가회의의 다양한 쟁점을 소개한다.
4월 3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의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국제평화회의’가 개막됐다. ‘핵 없는 세계, 평화롭고 공정한 세계, 지속가능한 세계를 향한 국제평화회의’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세계 350여 조직에서 1000여 명의 반핵반전운동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 미국 뉴욕의 리버시아드 교회에서 4월 30일(현지 시각) ‘국제평화회의’가 개막됐다. [사진] 수열=뉴욕 |
이번 국제회의는 미국친우봉사회(AFSC. 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 평화행동(Peace Action), 평화정의연합(UFPJ. United for Peace and Justice) 등 미국의 평화운동 단체들과 일본의 원수폭금지일본국민회의, 원수폭금지일본협의회를 비롯하여 유럽과 한국의 평화운동 단체들이 함께 국제기획위원회를 구성, 준비해왔다.
“불평등을 강화하는 정치적 무기”를 없애야
국제기획위원회는 호소문을 통해 “2008년 현재 총 1조 4천 6백억 달러에 달하는 군비가 쓰이고 있으며, 9개의 국가들이 23,000개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러한 압도적인 살상 무기들은 단지 지구를 몇 번이나 파괴할 수 있는 것만이 아니라, 공포를 이용해 지구적 불평등을 강화하는 정치적 무기로 사용”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핵확산금지조약(NPT)은 핵무기의 확산억제와 군축을 목표로 하지만, 구체적인 절차가 결여되어 있”고, “원자력 발전과 무기 기술이 갖는 불가분의 관계를 간과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핵무기의 확산을 막고 평화 목적의 원자력 이용을 보장한다는 NPT의 근본적인 한계를 비판한 것이다.
핵 폐기 운동을 위한 정보 공유와 소통
첫 번째 전체회의의 사회자로 나선 미국친우봉사회의 조셉 거슨(Joseph Gerson)은,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핵 폐기 운동을 개시해야”하며, “이를 위해 정보와 분석을 공유하고 소통하기 위해 모였다”며 이번 대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전체회의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군비 경쟁을 평화 경쟁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1967년 연설을 재연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13살 때 나가사키에서 원폭 피해를 당한 일본의 테루미 다나카(Terumi Tanaka)가 첫 번째 연사로 나서 핵무기의 비인간성과 참혹함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려주었다. 그는 전 세계에 2만개가 넘는 핵무기를 없애기 위해 2000년 NPT 평가회의에서 합의된 ‘13개 핵군축실질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전평화운동의 시야를 확장해야
남아시아평화안보프로젝트의 지아 미안(Zia Mian)은 미국 오바마 정부의 핵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오바마가 말한 핵 없는 세계의 내용이 사실 이미 많은 대통령들이 했었던 이야기의 반복일 뿐이라면서, 오바마 정부의 핵 정책과 부시 정부의 유사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가 ‘핵 무기’ 자체에 대한 것에 매몰되거나 탄두 몇 개 줄이는 것에 천착해서는 안되며, 전체 사회의 구조 문제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야 한다며 반전평화운동이 자신의 시야를 확장할 것을 주문했다.
다양한 토론회와 공동행동
첫날의 전체회의로 시작된 이번 대회는 이튿날 ‘핵 폐기’와 ‘평화 확장’, ‘환경/보건’, ‘경제적 정의’ 등의 분야별로 26개 워크샵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3차례의 전체회의를 통해 핵 폐기 운동에 대한 반전평화운동의 진지한 고민을 공유할 계획이다. 이번 대회는 5월 2일 국제공동행동 집회와 행진, 국제 평화/음악 페스티벌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