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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쌍용자동차 무력 진압하나

[기고] 대놓고 위협하는 공권력의 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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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읽기에 들어간 무력 진압

7월 14일 경기지방경찰청과 경찰청이 연속으로 쌍용자동차를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공식/비공식 보도와 소식에 따르면 무력 진압을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고, 시간문제만 저울질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상 경찰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가 있다.

그와 동시에 연대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 소환장이 날아오고 있으며, 연행/구속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금속노조 간부에 대한 소환/연행/구속은 단일노조로서의 산별노조 자체를 무시하는 처사다. 그 뿐이 아니다. 이미 아는 바와 같이 손해배상청구/가압류 등을 통해 마지막 숨통마저 죄고 있다. 여기에 쌍용차 사측은 단수에 이어, 가스공급 중단, 단전까지 할 것을 공공연히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 채권단, 쌍용차 사측은 정녕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쯤 되면 누구 말마따나 ‘막 가자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오히려 거꾸로 강변하고 있다. 즉 지금 공장 안에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가 이미 ‘막 가고’ 있다고 말이다. 지금 투쟁은 ‘불법파업’이고, 정리해고 철회 요구는 ‘억지’며, 이 때문에 쌍용자동차가 파산/청산될 수도 있다고 말이다. 그 책임이 모두 지금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 책임이 모두 이 투쟁을 지지/지원하고 있는 연대투쟁 때문이라고 말이다.

세상에 이런 적반하장이 어디 있으며, 세상에 이런 후안무치한 일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쌍용차 사태가 터진 이후 저들 중 그 누구도 이에 대한 책임을 자백/고백하지 않고 있다. 저들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는 자세다. 아니 잘못을 했다한들 그게 무슨 대수냐는 태도다. 쌍용차 사태가 터진 이후 저들이 한 일이라곤 오직 노동자를 공장에서 얼마나 어떻게 내쫓을 것인가 만을 궁리했다. 노동자를 무자비하게 세상 밖으로 내치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문제없다고 외치고 있다.

사실상 내전 상태

용산에서 이미 여섯 목숨이 죽어 나갔다. 경찰특공대가 투입된 진압 작전의 결과다. 이를 단지 ‘과잉 대응’으로 인해 일어난 우발적 사태로만 볼 수는 없다. 단순한 미필적 고의가 아니다. 엄청난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저질러진 참사이자, 학살이다. 아무리 사전에 의도되고 계획된 것이 아니라고 해서 면죄될 수 있는 그런 정황은 분명 아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얼마 전 용산을 모델로 한 모의 훈련을 실시했다. 무슨 뜻인가? 진압 기술을 보강하겠다는 것인가? 그를 통해 사람 목숨을 지키려는 충정에서 그런 것인가? 정말 눈물 난다.

이명박 정권과 경찰은 용산에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그런 엄청나고 부산한 대책회의를 하고 있는가? 이번에는 비밀스럽게 하지 않고 아예 투명하게 진압을 미리 예고하고 하겠다는 것인가? 그러니까 알아서 손들라고 대 놓고 위협하자는 것인가? 누구 말마따나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을 작정인가? 이명박 정권과 경찰은 한국사회를 어디로, 어떻게 끌고 가려는 것인가? 자신을 따르지 않는 모든 사람을 무력으로 누르고 짓밟고 홀로 자기 길을 가겠다는 것인가? 참으로 치 떨리고 살벌하다.

한국사회는 지금 사실상 내전 상태에 처해 있는 것과 다름없다. ‘정리해고는 살인이다’라는 외침이 전국을 뒤덮고 있다. 노동자 민중은 목숨을 담보로 투쟁에 나서거나 그냥 목숨을 바치거나 둘 중 하나 밖에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말 그대로 ‘나쁘거나, 죽거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강요/강제 당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과 자본은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을 작정임을 연일 공포하고 있다. 오직 힘과 힘이 부딪치고 있는 형국이다. 죽든가, 살든가는 누가 더 질기게 버티고, 누가 더 힘을 쓰고, 누가 더 악착같은가에 의해서만 판가름 나는 지경이다.

논리와 대화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누구의 대안과 처방이 올바른가를 따져보는 일 따위는 저들에게는 사치에 불과하다. 오직 정권과 자본이 미리 쳐 놓은 경계 아래에서만 놀아야 된다. 폴리스 라인만이 세상의 진리를 밝히는 유일한 기준이자 준거다. 그 선을 넘으면 즉각 응징이 있을 뿐이다. 폴리스 라인 안에서 아무리 사람이 죽어 나가도, 그래서 살자고 조금이라도 뛰쳐나오면 마치 두더지 머리치기 오락게임처럼 사람 머리를 방망이로 두들길 뿐이다. 이것을 두고 법과 원칙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와중에 쌍용차 노동자 세 명이 이미 목숨을 잃었다. 이게 내전 상태가 아니고 다른 무엇이란 말인가?

절망 속의 희망

마침내 민주노총이 나섰다. 더는 물러설 곳도, 양보할 것도 없는 상황에서 노동자를 그대로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는 것이기에 당연히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금속노조도 13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투쟁의지와 계획을 결의했다. 현 정세를 돌파하기에 미흡한 점도 있지만 밝히고 결의한 것만이라도 확실하게 실천되고 집행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경찰병력 투입 시’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말하고 있다. 사실 경찰병력은 이미 투입되어 있다. 경찰병력이 에워싸고 안의 노동자를 벌써부터 철저히 고립시키고 있다. 이게 경찰병력 투입이 아니면 무엇인가? 지금 행위에 들어가야 한다. 무력 진압을 사전에 저지해야 한다. 무력 진압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며, 그 때는 늦을 수도 있다. 민주노총은 투쟁결의를 위한 긴급 대의원대회를 즉각 소집해야 한다. 금속노조에게만 맡겨둘 사안이 아니다.

죽음의 검은 그림자만이 세상을 암울하게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만이 지금 유일한 희망의 불빛이다. 누구도 노동자의 삶을 책임지고 있지 않다. 그럴 의사도, 의지도 없다. 오직 노동자 자신의 집단적이고 단결된 투쟁만이 죽음의 세상을 삶의 세상으로 바꿔 놓을 수 있다. 절망의 세상을 희망의 세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동력은 그것 밖에 없다.

지금 이명박 정권과 자본에게 선의를 기대한다는 것은 난망한 일이다. 저들이 입장과 태도를 바꿀 리 만무하다. 그런 만큼 쌍용자동차 투쟁은 지금 막바지가 아니라 지금부터가 새로운 시작이다. 우선은 경찰 투입을 저지해야 하지만 설령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그것은 끝이 아니다. 오히려 더욱 완강하고 전국적인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용산도 벌써 반년이 지나고 있다. 상식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가상의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 어떤 소설이나 드라마도 이런 이야기는 차마 쓰지 못할 것이다. 그 만큼 현실의 대립과 갈등이 깊고 크다는 것을 반영/반증하는 것이다.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살고자 하는 자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는 자 살 것이라는 말이 지금 상황보다 더 맞아 떨어지는 경우도 없을 것이다. 피 끓는 가슴과 냉철한 생각이 모두 필요하다. 분노를 느끼고 외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분노를 구체적으로 조직하고 발산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과 자본은 오직 장부상의 이해타산으로만 세상을 보고 있으며 사람을 대하고 있다. 그런 저들에게 심정적 호소가 먹힐 리 없다. 준엄하고 비상한 대응만이 저들에게 돌려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쌍용자동차 가족들에게 생계비를 지원하기 위한 대대적이고 전국적인 모금 활동을 펼치자. 안의 노동자도 노동자지만 바깥의 가족들도 살아남아야 한다. 가족이 지치면 안에 있는 노동자의 사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장을 사수한 현 상태가 지속되든, 다른 상황이 벌어지든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생계비를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모든 휴가를 쌍용자동차에서 보내는 운동을 펼치자. 마음의 연대만이 아니라 몸으로 함께 뒹구는 연대가 절실하다. 안에서 투쟁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동자가 지금 가장 애타게 필요로 하고 있고, 가장 목 놓아 기다리고 있는 것도 이것이다. 쌍용자동차 투쟁이 곧 노동자의 미래고 희망이다. 이 소중한 투쟁과 진지를 함께 지키고 건설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