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국회 청문회를 통해 창조컨설팅이 개입된 ‘노조 파괴’의 진실이 폭로된지 5개월 가량 지났음에도 말이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노사 합의 사항인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요구하며 2011년 5월 투쟁에 돌입한 바 있다. ‘밤에는 잠을 자자’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용역업체 직원의 무자비한 폭력에 막혔다. 경찰의 강제 진압도 도마 위에 올랐다.
또, 용역업체의 폭력성이 사회적으로 폭로되었을 뿐만 아니라 창조컨설팅 등 ‘노조 파괴 전문 업체’의 개입을 통한 파업 무력화, 현대차 원청의 하청업체 노사 관계 개입 의혹 등이 밝혀지고, 제기됐다. 한국 사회 노사 관계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도 사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홍종인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의 목숨을 건 고공농성이 100일 넘게 계속 되고 있지만 사측에서는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특히 유성기업 사업주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연되자 노동자들은 검찰이 수사 의지가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노사간 형평성을 잃은 사업주 봐주기식 수사’라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1월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보강 수사를 지시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이 올해 1월 중순경 관련 조사를 완료했고, 피고소인 중 4명을 구속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했지만 검찰이 2013년 1월 25일 보강수사 지시를 했다”며 “2011년 5월 이래 진행된 유성기업에 대한 수사에서 보강할 부분이 무엇이 있겠는가? 검찰이 수사지연을 통해 유성기업 사측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한 것임이 명확하다”고 비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노조와 조합원들이 2011년 5월경부터 2012년 10월경까지 10차례 가량 사측과 책임자들을 고소·고발했지만 현재까지 단 한 건도 기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충남, 충북지역본부는 관련해 15일 오전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서 유성기업 사업주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 : 유성기업 아산지회] |
이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있다”며 “도대체 얼마나 더 호소하고 주장하고 이야기해야 하는가? 다른 곳도 아닌 국회 청문회를 통해 드러난 사실에 대한 처리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더디고 어렵단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2011년 5월 사측이 불법적으로 직장폐쇄를 한 기간에 수사기관 및 검찰이 보여준 모습은 편파적이고, 사측의 이해를 대변한 것이었다”며 “2년 지난 지금도 여전히 검찰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수사를 지연하며 사측의 대변자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뒤 사업주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노조 조합원들의 탄원서를 제출하며 △수사지연에 대한 검찰의 해명 △담당수사관 및 검사 교체 △유성기업 사태 책임자 구속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