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외손자가 화재로 사망한 촛불사고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 차원의 전력 대책 실효성에 대해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송유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에너지 빈곤층의 문제해결을 위해 한전뿐만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의 해결의지와 기금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라디오에 출연한 송 연구위원은 한전의 전력 대책인 전류제한기 제도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정책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에서 송 연구위원은 “2005년에 처음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는데 그 때도 단전이 되어 촛불을 켜고 공부하던 중학생이 마찬가지 이유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 위원은 “2005년 사고가 있은 후 한전이 혹한기, 혹서기에 저소득층 가구에 대해 전기요금이 3개월 이상 미납되더라도 곧바로 단전 조치를 하지 않고 일정량의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소전류제한기'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 위원은 “'소전류제한기'는 110와트 정도의 순간전력 사용만이 가능하고 더 사용하게 되면 전기가 차단되는 제도로 전기요금 연체 가구에 '소전류제한기'를 부착하는 걸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그 당시 110와트면 형광등이 보통 20와트, TV가 30와트여서 형광등 3개, 티비 하나 정도를 켠 이상으로 사용하게 되면 전기가 끊기게 됐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계속해서 송 위원은 “2009년 이후에 220와트로 기준치를 올렸지만 그 역시도 작은 냉장고나 TV, 형광등 2~3개를 사용하기에 빠듯한 사용량 이었다”며 “겨울에는 전기장판만 해도 보통 200~300와트기 때문에 다른 전력은 사용할 수가 없다”고 말하며 난방의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 저소득층 가구의 현실을 밝혔다.
전류제한기 공급 등을 통한 에너지 빈곤층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송 위원은 “한전이 비난을 많이 받지만 사실 전력은 한전이 국가차원에서 책임을 지는 편”이라며 “도시가스, 석유, 등유, 경유 등 난방 연료는 민간 기업이 운영을 하기 때문에 혜택이 한전보다 훨씬 더 적어, 정부나 지자체만 강제적으로 기금을 형성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고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어 송 위원은 “한전이 공기업으로서 더욱더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맞지만, 정부나 지자체에서 일관되게 이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전체적 기금을 형성한다거나 이런 것들을 형성할 수 있는 체계나 전달능력을 가져야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호동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대표도 22일 SBS라디오에서 “지금 우리나라 에너지 빈곤층은 전체가구의 8%정도로 추산이 되고 있다”며 “그런데 기초생활 수급자 수와, 최저 생계비 이하를 버는 가구 비율인 절대 빈곤률도 여전히 두 자리 수이기 때문에 매년 겨울이면 이번 사고와 같은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실태조사가 절실하다”고 실태조사의 필요성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