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제주해군기지 공사 유예기간 70일 관련 부대의견 회담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 문제가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2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사 유예기간 70일을 두기로 했다는 건 앞으로 70일간 반드시 공사를 안한다는 뜻이 아니라 새로운 예산 배정을 안 한다는 뜻”이라며 “(부대조건이 있어도) 옛날에 넘어 온 돈이 있으면 공사를 할 수 있다”고 공사 강행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해석을 낸 바 있다.

이를 두고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한구 원내대표를 정조준하고 반박했다. 우원식 부대표는 3일 오전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예산의 집행이라는 말은 예산의 배정, 원인회계와 그 결과에 따른 대가의 지불을 의미하는 것으로, 예산 집행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공사가 중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난 1월 1일 새벽, 여야 원내대표 수석부대표 회담에서 이한구 대표도 이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공개했다.

우원식 부대표는 “당시 제가 공사를 중단하고 점검 보고하는 기간을 70일로 하고 그 기간 동안에는 예산을 집행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자고 했다”며 “그러자 이한구 대표는 ‘정부 공사가 예산이 집행되지 않는데 공사를 하면 불법이지 않느냐’며 ‘예산을 집행하지 않으면 공사가 중단된다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것을 두 번씩 중복 표현할 필요가 있느냐, 그 말 자체가 자극적인 용어여서 공사 중단이라는 표현을 빼도 다 같은 뜻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우원식 부대표는 “그래서 합의 탄생한 것이 이 부대의견의 문구”라며 “결국 70일 이내에는 금년도 예산집행을 할 수 없고 예산집행이 중지되는 것이므로 공사도 할 수 없다는 것이 부대의견의 정확한 취지”라고 못 박았다.

또한 “그 기간 동안 3개 항에 대해 보고가 되어야 예산이 집행될 수 있다. 더 이상 이를 두고 논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새누리당도 이철우 원내대변인을 통해 금년도 예산이 70일 경과한 후에 집행한다는 조건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정부에 대해서 당부했다. 정부는 부대의견에 따라서 예산을 집행하라”고 촉구했다.

제주해군기지 사업 예산 관련 부대의견은 국회 예결특위가 권고한 △군항 중심 운영 우려 불식 △15만 톤급 크루즈선박 입항 가능성 철저 검증 △항만관제권, 항만시설 유지 보수 비용 등에 관한 협정서 체결 등 3개 합의 항에 대한 이행결과를 국회에 보고하고 3개 사항의 검증을 위해 70일간의 공사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