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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민생행보에 쌍용차와 용산은 없나

쌍용차노동자-용산 유가족, 박근혜 면담 요청...“실질적 대안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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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대통합’ 행보가 파격적이다. 지난달 봉하마을 방문을 시작으로 전태일 재단을 방문하고 전태일 다리 위, 열사 동상에 헌화하려 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의 만남에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비록 무산됐지만 대한문 쌍용자동차 분향소 방문을 계획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그러나 박 후보의 행보에 끊임없이 ‘진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전태일 재단을 방문하는 동시에 한 달이 넘도록 새누리당사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 중인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면담요구를 무시하고 있는 탓이다. 박 후보의 전태일 재단 방문을 저지했던 노동자들은 “살아있는 전태일을 만나라”고 항의했다. 박 후보의 파격 행보는 비정규직, 정리해고라는 현실의 노동현안을 외면하면서 친 노동, 친 서민 이미지를 쌓기 위한 ‘정치 쇼’라는 것이다.

실제로 박근혜 후보는 지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최저임금이 5천 원도 안되느냐”는 발언을 통해 노동현안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받은 바 있다. 새누리당도 쌍용차 청문회가 예정된 지금까지 환노위 내 쌍용차 소위 구성을 반대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5일 오전, 새누리당사 앞에서 합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박근혜 후보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직접 만나 구체적 내용과 실효적 해법을 찾아야만 (박 후보의 최근 행보를) 정직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로 이해할 것”이라는 것.

용산참사 유가족인 전재숙 씨는 “지난 8.15에도 면담을 요청했지만 박 후보를 만나지 못했다”고 전하며 박 후보에게 “이미지의 유불리만을 셈하며 만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언론에 흘리는 것은 용산 유가족들로 정치 쇼를 저울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참사 유가족들은 지난 2월 총선 전에도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던 박근혜 후보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박 후보는 “총선준비로 바쁘다”며 면담을 거부했다.

쌍용차 지부의 김정우 지부장도 “얼마나 더 죽어야 우리를 만나줄 것이냐”며 “노동자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이어 “쌍용차뿐 아니라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1700일째 싸우고 있는 재능교육 노동자들 등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박근혜 후보에게 “국정조사 실시를 당론으로 결정하고 ‘쌍용차 문제해결을 위한 의원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요구했다. “그것이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로서 집권여당이 저지른 과오에 대한 정상적인 대응책임이자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것이다.

이들은 박 후보가 용산참사 문제에도 “위로의 말 몇 마디로 넘어가려 하지 말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장 참사의 진상규명과 구속자 석방,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등의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는 요구다.

이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동안 박근혜 후보는 당사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영등포 경찰서는 쌍용자동차 농성장에 철거 계고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