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80% "비정규법 개정 고용안정 대책 안 되"
비정규직 노동자의 92.7%가 정부의 비정규법 개정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현행 2년의 기간제한을 2년 더 연장하는 비정규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았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와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이 공동으로 기간제와 파견용역직 노동자 등 382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15일부터 30일까지 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결과다. 이들은 6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부분(89.4%)은 정부의 비정규법 개정 추진이 “국민 여론을 수렴하지 않았고 시의도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으며, 절반 이상(54.5%)은 “고용기간 연장이 일자리의 질을 하락시킬 것”, 79.3%가 “고용안정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고용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 비정규직 노동자는 7%에 불과했다.
파견업종 확대도 75.8%가 “구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한 비정규직은 6.9%에 그쳤다. 85%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파견업종을 확대하면 기업은 정규직 대신 파견직을 더 많이 채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가 정규직 전환 촉진 방안으로 개정안에 포함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시 기업에 정규직 전환 노동자의 사회보험료 50%를 지원 방안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63.4%가 “실효성이 없는 생색내기 정책”이라고 바라봤다.
홍희덕 "정부여당 여론 호도"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다수가 비정규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으며 법 개정은 물론 법 개정 절차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가지고 있었다”며 “정부와 한나라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법 개정을 바라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려 하지만 조사결과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홍희덕 의원은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가 반대하는 법 개정의 정당성은 없다”며 “정부와 한나라당은 비정규법 개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여론을 호도한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비정규직 노동자 382명 중 기간제 노동자는 51.3%, 파견용역직 노동자는 19.9%, 특수고용 노동자 및 임시, 파트타임 노동자는 28.8%를 차지했으며 이들의 84.1%는 200만 원 미만의 월급을 받고 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소장은 “전체 비정규직의 임금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아 표본이 잘 선정되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