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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세력은 '좌파개입' 외치는 당신들

[기고] 쌍용차사태, 내 문제 아니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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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수구보수언론, 정권의 삼각편대

아니나 다를까, 쌍용자동차 사측, 조선/문화일보 등 수구보수언론, 그리고 이명박 정권의 지킴이로 전락한 공안세력이 삼각편대를 이루어 쌍용자동차 노동자 투쟁에 대해 ‘좌파’가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또 다시 들고 나왔다.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동안 공장 안에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기세에 눌려 미처 이를 살펴보는데 소홀했거나 아니면 투쟁이 일찍 끝나거나 끝냈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랬다가 지난 6월 27일 쌍차 사측이 시도한 대대적인 파업파괴 작전이 노동자들의 완강한 저항과 이에 대한 연대세력의 지지와 엄호에 의해 실패로 끝나자 이제 ‘전가의 보도’인 외부세력 개입론을 드디어 뽑아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작년 촛불시위 때에는 ‘초를 무슨 돈으로 샀느냐’면서 ‘순진한 시민’을 불순세력이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식의 저급한 인식을 드러냈다. 용산대참사에서는 그야말로 학살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는 일말의 언급도 없이 ‘전철연’에게 그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저열함을 보였다.

이제 쌍용자동차 노동자투쟁이 쉽게 무너지지 않고 갈수록 대오가 탄탄해지는 것을 목격하게 되자 ‘외부세력’에게 그 탓을 돌리려는 한심한 태도를 되풀이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에 투쟁하는 당사자의 주체적 판단과 행위는 안중에도 없다. 이명박 정권은 그들을 그들 밖의 무엇에 의해 끌려 다니는 ‘꼭두각시’ 취급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투쟁하는 당사자들의 정치적 판단, 인간적 갈등과 고뇌, 투쟁에 임하는 각오와 결단 등은 간단히 무시된다. 거기에 이르기까지 당사자들이 겪고 생각하고 그리고 비로소 떨쳐나서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알바가 전혀 없다는 태도다. 이게 지금 쌍용자동차 사태에서 사측, 수구보수언론, 이명박 정권이 하나 같이 보이고 있는 실상이다.

당신들 삼각편대에게 ‘좌파’ 세력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따로 있다. 당신들이 말하고 있는 ‘좌파’는 촛불시위든, 용산투쟁이든, 쌍용자동차 투쟁에서든 간에 단 한 번도 단 한시도 그것이 우리/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것은 한국사회의 문제이며, 한국정치의 문제이고 나아가 자본주의 체제가 낳는 문제라는 점에서 바로 직접적으로 우리/내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당신들 삼각편대는 언제나 그것들을 당신들의 문제로 상정하지 않고 있다. 오직 당사자들이 짊어지고 가야할 그들의 문제로 팽개치고 있다. 당신들에게 그들은 같은 사회의 구성원이 아니며, 동등한 자격을 지닌 주체가 아니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 가야할 대상이 아니다. 오직 당신들의 필요에 따라 움직여야 할 사물/기계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의 생각과 태도가 맞는 것인가?

당신들이 말하는 ‘좌파’는 언제든 투쟁현장에 달려가 같이 느끼고, 생각을 나누고, 판단을 주고받으며 어떻게 하면 투쟁을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바로 우리/내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는 그들의 외부가 아니다.

그들의 외부는 우리/내가 아니라 오히려 당신들이다. 당신들에게 그들은 철저하고 완전한 타자다. 그러나 우리/내가 그들의 외부가 아니라고 해서 그들과 우리/내가 완전한 하나인 것은 아니다. 그들과 우리/나 사이에도 간극이 있으며, 거리가 떨어져 있고 벽이 쌓여 있다. 그것은 우리/나와 그들이 스스로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바로 그들의 외부인 당신들의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개입과 영향력 때문이며 당신들이 그들과 우리/나의 사이의 소통과 연대를 차단하고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좌파, 한국사회에서 금기시 되어온 용어

한국의 보수 세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한국의 보수 우파는 김대중, 노무현 자유주의 정권조차 ‘좌파 정권’으로 부를 정도로 막가파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좌파’에게 모든 문제의 책임을 지우려는 의도와 ‘좌파’는 곧 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심으려는 이데올로기 공세의 일환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좌파’는 오랜 동안 금기시 되어온 용어이자 세력이었다. 그것은 곧 ‘친북’을 뜻하는 것으로 일방적으로 매도당해왔다.

한국사회, 한국정치에서 사회주의는 발붙일 수조차 없는 이념이자, 세력으로 취급당해왔다. 서구의 경우에 사회주의는 이미 자유민주주의를 구성하는 한 기둥이다. 신자유주의 지구화가 전면화되면서 오히려 노동자 민중들로부터 우파 정권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과 불만을 맞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비하면 한국정치는 한참 낙후된 그야말로 원시적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이 진보정당이라는 개념으로 보수/중도/진보의 정치지형을 형성하고자 하고 있지만 아직 그조차 뿌리 내린 상태는 아니다.

지금 세계자본주의는 심각한 공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배세력조차 이 공황의 끝이 어디일지 알 수 없는 정도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30여 년 이상 신자유주의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사고가 세계를 지배했다. ‘현실사회주의’의 몰락으로 자본주의가 영원한 체제라는 신화도 형성되었다. 그러나 지금 그 대세와 신화가 눈앞에서 허물어지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인류를 파탄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주범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으며, 자본주의가 결코 영구불변일 수 없다는 자각과 인식이 새롭게 재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국가간, 자본간 경쟁 체제가 위력을 떨치고 있다. 노동유연화라는 이름으로 구조조정/정리해고/비정규직 등이 일방적으로 강행되고 있으며 노동자 민중의 삶과 일상을 파괴하고 있다. 살아 있는 인간인 노동자 민중은 오직 자본의 이윤 추구의 도구로만 취급되고 있다. 이게 어찌 정상적인 사회이며 체제일 수 있는가? 이 모든 것은 자본주의 체제 또는 현실의 시장제일주의를 어찌할 수 없는 대전제로 삼는 것으로부터 비롯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이 대전제 자체를 문제 삼아야 하는 것이다.

사회주의 세력의 인정여부는 오로지 노동자민중이 판단할 문제

그래서 ‘문제는 자본주의다’가 성립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자본주의는 단순히 경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곧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이다. 그래서 다시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가 되어야 한다. 정치는 살아 있는 인간이 사회와 체제를 어떻게 세우고 운영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다.

여기에서 자본과 노동 사이에, 지배세력과 피지배세력 사이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다. 사회주의는 ‘반자본주의’를 전제로 한다. 즉 자본주의 또는 시장주의를 어찌할 수 없는 절대적 전제가 아니라 얼마든지 변화/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자본주의나 자유민주주의 역시 특정 계급, 특정 정치세력의 이념이자, 인간 노동력의 산물이다. 마찬가지로 사회주의 역시 그러하다. 마치 자본주의나 자유민주주의는 인류 보편의 생활양식임에 비해 사회주의만 특정 계급, 특정 정치세력의 이념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에는 서로 화해할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 바로 그 간극을 자본권력과 그에 기초한 부르주아 권력은 힘으로 제어하고 있다. 그 힘은 법과 제도의 이름으로, 직접적으로는 공권력이라는 국가 폭력을 앞세워 행사된다. 노동자 민중의 저항과 투쟁은 이로부터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좌파’는 사회주의 세력을 지칭하는 것이어야 한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정치이념이다. 자본주의를 적당히 개조하거나 개량하는 것에서 그치고자 하는 이념은 사회주의가 아니며 ‘좌파’로 명명할 수 없다. 그것은 자본주의 체제 내의 한 분파로 표현되어야 한다. 그래야 사태가 분명해진다. 자본주의 체제 내의 분파 사이에도 이해관계가 갈릴 수 있지만 그것들 전체와 사회주의 사이의 이해관계는 훨씬 근본적으로 대립된다. 물론 사회주의 세력 역시 현실에서 불가피하게 자본주의 체제 내의 특정 분파와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연대/협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세력관계를 반영한 전술적 필요 때문이다.

쌍용자동차 노동자 투쟁에 사회주의 세력은 당연히 연대해야 하며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주체라는 것을 전제한 위에서이다. 물론 사회주의 세력 역시 단순한 지지자를 넘어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입장과 처지를 함께 나누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또 하나의 주체로 성장해 나가려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가로막거나 왜곡하려는 행위가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 단호히 대처/대응하고자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주의 세력이 노동자 민중의 진정한 정치세력임을 확인받고 검증받고자 한다. 사회주의 세력의 인정 여부는 오직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판단에 달려 있다.

쌍용자동차 사태는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으로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최소한의 요구이자, 정당한 요구이며, 현실 가능한 요구이다. 오직 이명박 정권이 전면에 나서 노동자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그에 기초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만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방안이다. 공권력 투입을 저울질하거나 파산의 위협을 가하는 것은 더 큰 저항과 투쟁을 불러올 뿐이다. ‘좌파’의 개입이 사태를 어렵게 하고 있다거나 무슨 ‘무기 제조법’을 가르치고 있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왜곡 선동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사회주의 세력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공장점거 파업투쟁을 추호의 유보 없이 무조건적으로 지지한다.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비롯한 노동자연대투쟁을 강력히 호소한다. 제정치사회단체들의 지지와 연대에 대해서도 당연히 환영하며 더욱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사측, 보수수구언론, 이명박 정권이 요구/강제하고 있는 어떤 형태의 정리해고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거부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들 삼각편대가 제시하는 해법은 노동자 죽이기에 불과한 것으로 결코 받아들이거나 용납할 수 없다. 사회주의 세력의 쌍용자동차 투쟁 연대는 더욱 강화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덧붙이는 말

고민택 님은 사회주의 노동자정당 건설 준비모임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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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세상

    쌍용차 정문과 외부세력의 폭력행위를 보셨다면 이해 되실거이라 믿습니다.

  • 안티빨갱이

    나는 빨갱이라고 단정짓는 글에 댓글 달 가치도 없다...
    그럼 같이 일했던 동료들을 죽이려고 돌진했던 쌍용노조지게차는 무엇으로 설명할 것입니까? 이게 민주노총이 추구하는겁니까?
    지게차 운전자중 한사람만 쌍용노조고 나머지 5명은 민노총,금속노조 사람이었다고 신원파악됐다던데...
    '해고는 살인이다' 고 외치던 사람이 아예 살인을 하네요...
    모두 함께하자는 민노총의 구호는 내가 죽으니 너도 같이 죽어야한다와 상통하는건가요?....
    참, 무섭습니다....

  • dd

    엄청좋겠어요.꿈이있어서 함께 시대에 따라서 양보하고 새삶을 찾고 서로 어울리는 평민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