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이홍우 노동자가 투신한지 71일, 민주노총울산본부 이영도 전 수석부본부장과 현대미포조선 김순진 노동자가 굴뚝농성을 벌인지 31일만이다.
현대중공업 사측과 민주노총울산본부는 하루 전인 22일 미포투쟁을 설날 전에 마무리하자는 데 공감하고 오후 4시부터 저녁 8시까지 모처에서 교섭을 벌여 용인기업 노동자 우선복직 등에 의견을 접근시켰다.
교섭을 마친 민주노총울산본부는 이날 밤 10시 현대미포조선 세 개 현장조직들로 꾸려진 현장대책위에 의견 접근안을 설명했고, 다음날인 23일 오전 8시 민주노총울산본부 사무실에서 지원대책위와 간담회를 열어 전날 교섭 내용을 알렸다.
지원대책위는 민주노총울산본부가 사측과 최종 합의서에 싸인하기 전 현장대책위와 최종 합의 내용을 먼저 공유할 것을 요구했다.
오전 8시 10분께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전날 교섭 내용을 설명한 민주노총울산본부는 23일 오전 11시 현대중공업과 마지막 합의를 위해 교섭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울산본부와 현대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 세 개 현장조직으로 구성된 현장대책위 노동자들의 면책 문제를 둘러싸고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미포조선의 단체협약에 따르면 노동조합 활동이 아닌 금고 이상의 사법처리를 받으면 해고 당한다는 조항이 있다.
현장대책위 소속 세 명의 노동자가 경찰의 공권력 행사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폭행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고, 그동안 현대미포조선노조는 미포투쟁과 관련한 현장대책위 활동을 노동조합 활동으로 보지 않고 현장활동 중단 요청을 해왔기 때문에 이들 세 명의 노동자가 사법처리되면 해고될 수도 있기 때문.
민주노총울산본부와 현대중공업-미포조선은 이홍우 조합원에 대해서는 산재에 준하는 처우와 치료 완료 후 의사소견에 따라 원직복직하고 장애가 남을 경우 본인과 합의 하에 현장배치하겠다는 내용으로 합의했다.
또 용인기업 노동자들은 2월 7일까지 현장에 복직시키고, 임금에 관한 부분은 조정기간을 거쳐 합의가 되지 않으면 고법판결에 따르겠다고 합의했다.
고공농성 중인 김순진 조합원에 대해서는 "해고하지 않겠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소유의 굴뚝 농성에 대해선 손해배상청구로 인한 민사상 고소는 취하하지 못한다. 다만 손배로 인한 법원의 가압류 판결이 나더라도 김순진 개인에 대한 가압류는 하지 않겠다"고 구두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홍우 노동자를 투신에 이르게 만든 현장탄압 책임자 처벌은 처벌하더라도 문구로 정리하지 못한다는 사측의 고수로 합의서에 담지는 못했다.
이홍우 조합원과 현장대책위는 지난 11월 30일 용인기업 복직, 현장탄압 중단과 책임자 처벌, 산재 승인, 김순진 징계 철회, 과잉진압으로 투신하게 만든 책임자 처벌 등 주요 일곱가지 요구안을 만들어 민주노총울산본부에 교섭권을 위임했었다.
한편 31일째 100미터 굴뚝 위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고공농성을 벌여온 이영도, 김순진 두 노동자는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농성물품을 정리하고 굴뚝 위에서 내려올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열흘동안 예전만 입구 굴뚝 아래 노상에서 밤샘노숙단식농성을 벌여온 진보신당 단식자들도 민주노총울산본부와 현대중공업-미포조선 사측의 합의에 따라 단식농성을 정리했다.(임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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