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함이 많을지라도 한국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짧은 기간 안에 이주노동자와 더불어 살기위해 노력하면서 성숙한 시민사회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특정 정치세력이 이주노동자를 노골적으로 배척하고 추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정부는 이 흐름에 호응하고 있다. 이주민과 같은 약자를 공격해 사회적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은 소수자 인권문제며 민주주의의 문제다.”
17일 세계이주노동자의 날에 맞이해 문화, 예술, 지식인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홍구 성공회대학교 교수가 나지막하지만 강단 있게 말을 이었다. 모두 294명의 지식인이 이날 오전 11시 명동성당 앞 포탈라 레스토랑에서 열린 회견에 동참했다. 도종환 시인과 박상환 성균관대학교 교수도 최근 이주노동자에 대한 탄압이 이전과 다르다는 의견에 뜻을 같이했다.
이날 선언에는 정지영, 박찬욱, 김지훈, 임순례 영화감독, 문소리, 권해효, 오지혜 배우 등 영화계 인사들과 도정환, 공지영, 공선옥, 김중미, 방현석, 황대권, 박기범, 김남일, 임동확 등 문인, 손문상 시사만화가, 노순택 사진작가, 윤석남 미술가 등 문화 예술계 인사, 박노자, 홍세화, 최갑수, 최무용 교수 등 학계 인사들 총 294명이 선언에 동참했다. 짧은 시간에 준비했음에도 폭넓은 인사들이 동참해 선언을 준비했던 이주노동자들도 놀랬다.
선언에 동참한 이들은 이주 노동자에 대한 강압적 단속중단과 고용허가제 개선 등을 촉구했다. 12월 18일은 UN이 선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