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TN지부는 YTN 사장실 입구를 나무로 막아, 구본홍 사장임명자의 출근저지 의지를 보여주었다. |
YTN 사측은 지난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명박 대통령 언론특보 출신인 구본홍 전 고려대 석좌교수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날 임시 주주총회장에는 용역업체 직원이 투입됐으며, 단 40초 만에 마무리됐다. 언론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특정 정치색을 가지고 있는 구본홍 씨의 YTN 사장선임은 “공영방송에 대한 정권의 통제강화 의도”라며 반발해왔다.
YTN지부는 17일 임시 주주총회가 주주조합원 출입 봉쇄와 안건처리 과정에서 동의과정을 생략한 점 등을 들어 무효를 선언하고, 무효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YTN지부 조합원들은 18일 새벽 6시 30분부터 YTN 정문과 후문, 사장실 등에 대기하며 출근저지 투쟁에 돌입했다. 조합원들은 검은색 세단이 들어올 때마다 주의 깊게 관찰하며 구본홍 사장의 출근에 대비했다. 구본홍 사장임명자는 이날 오전 출근하지 않았다.
앵커를 맡고 있는 노종면 조합원은 “밖에서 실국장을 만나더라도 출근을 계속 하지 못하면 청와대에서 ‘뭐하냐’라고 할 것”이라면서 “누가 끈질기게 버티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테니 조급해하지 말고 참아내자”라며 조합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일부 간부 사퇴요구 등 구본홍 사장임명에 대한 간부 입장표명 요구도
▲ 출근하는 진상욱 경영기획실장에게 조합원들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
▲ 홍상표 보도국장과 YTN지부 조합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
이와 함께 YTN지부는 홍상표 보도국장과 진상욱 경영기획실장 등의 보직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임시 주주총회를 독려했다는 판단에 의해서다. YTN 사옥에는 'x기 일동'의 명의로 구본홍 사장임명에 대한 간부들의 입장을 요구하는 벽보가 붙어있기도 하다.
조합원들은 보도국장실을 찾아가 홍상표 보도국장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간부이기 전에 기자이고 선배기자로서의 모습을 보여라”, “주주총회에 앞장섰는데, 후배들이 용역직원들에게 맞는 것을 보면 어땠냐”, “정치인이 언론사 사장으로 오는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혀라”며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홍상표 보도국장은 “충정은 이해하지만 간부로서 주어진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 자리에 1초도 있기 어렵지만 나의 문제는 인사권자의 문제이기 때문에 인사권자에게 사의표명 후 사퇴할 것이다”라고 맞섰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사퇴를 인사권자 문제로 해결하면 구본홍을 사장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YTN 주주총회 보도와 관련해 YTN의 스크롤(주요 기사를 화면 하단에 문자로 보내는 것)에 최초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구본홍 사장임명’으로 나왔고, 노조가 항의하자 몇 번의 수정 끝에 ‘노조 반발 속 구본홍 사장임명’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