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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삼성 규탄 투쟁계획 발표

"삼성이 만지면 부패합니다" 삼성 본관 앞 결의대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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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이 16일 삼성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투쟁계획을 발표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삼성 비자금 비리 사건과 관련해 민주노총도 비판의 목소리를 보탰다. 민주노총은 1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 비자금 뇌물비리규탄, 특검수사 촉구, 무노조노동탄압 철폐 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연이어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과 결의대회에서 삼성 비자금 비리 사태를 강하게 규탄하며, 무노조 경영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해 온 사례를 폭로했다.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에스원 해고노동자들이나 삼성하청노동자공동투쟁단 등이 집회를 연 사례가 있으나, 민주노총이 직접 주최한 삼성 본관 앞 집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회견과 결의대회에는 수감중인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 부인 임경옥 씨, 삼성SDI 하이비트 해고 노동자들을 비롯한 삼성하청노동자공동투쟁단, 삼성물산에 의해 교회가 철거당한 미아동 샘솟는교회 신도들 등 삼성에 의해 직접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을 비롯해 민주노총 조합원들 3백여 명이 모였다.

  검찰, 정치인, 언론이 삼성을 비호하고 있다는 내용의 퍼포먼스

  이정원 기자

"노동자 피땀으로 비자금 조성? 그 돈으로 비정규직을 살려라"

230여 일째 투쟁중인 삼성SDI 사내기업 하이비트 해고노동자들 대표인 최세진 씨는 "밤낮으로 하루 열 두 시간씩 일하고도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했는데, 우리의 피땀으로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피눈물이 났다"며 "그 정도 돈이 있으면 비정규직 몇 천 명이 해고되지 않고 살 수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번 비자금 사건은 2백조 원이 넘는 돈을 자식에게 승계하면서 합법적으로 위장하기 위해 검찰과 관료들을 돈으로 매수한 아주 간단한 사건"이라며 "비자금의 핵심인 이건희 회장을 구속 수사하고 꼬리들을 자르며 끝까지 철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삼성 사태는 우리 사회 전반적인 문제들을 한꺼번에 풀 수 있는 기회이며, 대부분 언론노조 조합원들인 취재진들이 용기를 가져 백 명, 천 명의 이상호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고려대학교의 이건희 회장 명예철학박사 수여를 반대하며 시위를 벌였다는 이유로 강제 출교된 서범진 씨도 연단에 올라 "이건희는 철학박사 자격이 없으며 모든 걸 돈으로 사려는 부정부패박사, 미행 납치 감시로 노동자를 탄압하는 인권탄압박사일 뿐"이라고 규탄했다. 서범진 씨는 "범죄공화국 삼성이 준 돈 450억 원으로 건물을 짓고 '이학수 강의실'을 만든 고려대는 부끄러움을 깨닫고 당장 이건희 회장의 박사학위를 박탈하라, 이건희는 범죄자들의 학교인 교도소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원 기자

  이정원 기자

민주노총, '이건희 구속·무노조 철폐 투쟁대책팀' 구성키로

민주노총은 이후 무노조 노동탄압을 깬다는 목표로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삼성 내에 민주노조 건설을 위한 전략적 조직화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 이건희 회장 구속 및 무노조 지배 철폐를 위한 민주노총 투쟁대책팀'을 구성하고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국민운동'과 연대해 공동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구체적 실천으로는 오는 19일 지역본부 16곳이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1인시위를 전개하는 한편, '삼성이 만지면 부패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산하 사업장 2천여 곳에 일제히 부착하기로 했다.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딸 잃은 황상기 씨 사연

우리 딸 유미는 고3때 취업생으로 삼성반도체에 취직해서 24대 중 한 대만 수동인 3라인에서 일했습니다. 같이 일하던 최모 씨는 유산했고 다음으로 들어온 이모 씨와 우리 딸 유미는 둘 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얻어 죽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자연적으로 백혈병을 얻어 죽었다고 합니다. 이런 망할 몹쓸 사람들이 있습니까. 반도체 공장이면 반도체나 만들지 왜 백혈병 환자들을 만듭니까. 어린 것들을 데려다 일을 시키면서 백혈병을 얻었는데도 치료비 한 푼 주지 않고 가정을 파탄시키는 것이 삼성이 하는 짓거리입니다.

노조가 없는 서러움을 느낍니다. 노동조합이 있었다면 그애들이 화학물질 앞에서 일하게 놔뒀겠습니까. 삼성은 비자금 모을 돈이 있으면 삼성반도체에서 백혈병을 얻은 사람들의 치료비와, 그로 인해 가정이 파탄난 사람들을 도와줘야지 무슨 놈의 비자금입니까.

삼성이 아직도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는 것은 노동자들을 죽이겠다는 말이나 같습니다. 삼성은 하는 짓마다 구리고 하는 일마다 사기입니다. 우리 딸이 백혈병을 얻었을 때 산재를 신청하려고 하자 삼성반도체에서 나온 김 과장이란 사람이 "아버님이 이 큰 회사를 상대로 이기려면 이겨보시오"라고 했습니다.

노동자가 마음 놓고 일하고 다시는 죽지 않게 삼성에 노동조합을 꼭 만듭시다. 이건희는 유미를 살려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