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삼성 특검법안에 대해 연일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어제에 이어 15일 청와대는 또 다시 민주노동당 등 3당과 한나라당이 발의한 특검법안에 대해 "한 가지 사안에 대해서 여러 곳에서 수사를 하는 것은 법치주의 질서를 심각하게 흔들고, 사회적인 낭비와 인권침해를 가져올 수 있다"며 "검찰 수사의 공정성이 분명히 의심되는 부분에 한해 특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청와대는 삼성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삼성 비자금과 연계된 대선자금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싸잡아 맹비난했다.

“민노, 사실 보는 인식 편협하고 한심스럽다”

이날 '대선자금 수사를 우려해 청와대가 본질인 삼성 비자금 문제에 대해 미온적인 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말이 안 되고, 근거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일축한 천 대변인은 갑자기 권영길 후보와 민주노동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천 대변인은 "권영길 후보가 삼성과 참여정부가 끈끈한 관계에 있다고 주장하고, 청와대의 특검 재검토 요구는 삼성구하기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얘기를 했다"며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을 주미대사로, 삼성 출신 진대제 정통부 장관으로 임명했고, 중앙일보 출신 기자들이 참여정부에서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게 그 근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천 대변인은 "(권 후보가) 사실을 보는 인식이 참 일면적이고 편협하고 한심스럽다"며 "진보를 주장하는 민주노동당 마저도 수구정치인 못지않은 나쁜 정치를 배운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논의되는 삼성 특검법안에 반대 하는 이유는 "법질서와 법 상식에 관한 문제"라며 "다른 어떤 의도도 없다"고 강변했다.

“대선자금 어떤 두려움도 없다.. 그러나 특검 취지와 관련 없다”

천 대변인은 '한나라당 법안대로 특검이 이뤄지면, 노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에도 특검 조사를 받아야 되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 반대하는 거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대선 자금의 수사는 철저하게 이루어졌다"며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의 친인척의 계좌까지 가혹할 정도로 확인을 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때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은 800억이 넘는 한나라당 후보의 불법 대선자금의 사용처"라며 "새로운 수사가 필요하다면 이 수백억의 사용처를 밝히는 일일 것"이라고 대선자금 의혹의 공을 한나라당에 넘겼다.

천 대변인은 대선 자금 문제와 관련해 "그 자체에 대해 우리는 어떤 부정적인 의견이나 두려움도 갖고 있지 않다"며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것은(대선자금 문제는) 특검의 본래 취지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노 대통령뿐만 아니라 과거 어떤 대선자금 문제도 특검으로 조사할 사안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한편, 청와대와 달리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대선자금 문제는 노 대통령 대선자금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도 포함된다"며 "최고권력층에 대한 로비자금 수사는 성역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노동당의 ‘삼성 특검법안’도, 한나라당의 특검법안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천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원하는 특검 기간은 뭐냐”는 질문에는 “그걸 저희가 정할 문제는 아니다. 국회에서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스스로 판단해서 재검토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