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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가 백기투항할 때까지, 끝까지 간다”

[인터뷰] 박양수 뉴코아노조 위원장과 이남신 이랜드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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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성실 교섭과 공권력 투입이 이랜드 투쟁 전국적 확산

이랜드 그룹의 무분별한 외주화와 이로 인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단해고, 정규직의 전환배치 등으로 시작되었던 이랜드일반노조와 뉴코아노조의 공동투쟁이 그칠 줄을 모른다.

이랜드일반노조의 홈에버 상암점 점거농성 21일째, 뉴코아노조의 뉴코아 강남점 점거 13일째, 정부는 “불법행위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라며 공권력을 투입해 합법 쟁의행위 중인 노동자들을 강제로 끌어냈다. 정부와 이랜드 사측은 점거농성장에 있던 노동자들을 끌어내고, 지도부를 구속시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노동자들의 분노를 끌어내는 계기를 만들고 말았다.

민주노총은 이랜드 그룹 소속 매장의 매출을 0%로 만들어 버리겠다며 전국적인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으며, 이에 지역에서는 아파트 자치회까지 나서 ‘나쁜 기업’ 이랜드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이랜드일반노조와 뉴코아노조는 매일 매일 이랜드 소속 매장들에 대한 타격 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오늘(24일)도 뉴코아 평촌점과 홈에버 상암점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조합원들을 농성장에서 강제로 끌어냈지만, 투쟁은 오히려 강화되고 확산되고 있다./참세상 자료사진

공권력이 강제로 끌어내 경찰서에 구금했던 조합원들은 모두 석방되었으며, 지도부도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을 제외하고 모두 석방되었다. 이에 두 노조는 모두 새롭게 지도력을 구축하고 있으며 투쟁에 결합하고 있는 조합원은 매일 매일 늘어나고 있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이랜드 그룹은 ‘내 직장 지키기 운동’을 직원들에게 요구하며 이랜드 사측의 일방적 입장을 주변 사람 100명에게 알리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또한 ‘이랜드 월드’ 사장 명의로 노조의 쟁의행위를 “사탄의 유혹”이라고 표현한 이메일을 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측은 누군가 이메일을 도용해 보낸 것이라 해명하고 있지만, 여론은 이미 이랜드 그룹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결국 이랜드 사측이 교섭에서 ‘선 농성해제’ 고집을 버리지 않으며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았던 태도와 정부의 공권력 투입이라는 자충수가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박양수 뉴코아노조 위원장,
“공권력 투입으로 무너지지 않을 것 이미 예견”


20일, 경찰에게 강제 연행되었다가 석방된 박양수 뉴코아노조 위원장과 이남신 이랜드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을 만나 현 상황과 이후 투쟁 계획을 들어봤다. 두 사람은 모두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대해 “최악의 자충수였다”라고 지적했으며, 이번 사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서는 “박성수 이랜드 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함”을 강조했다.

  박양수 뉴코아노조 위원장/이정원 기자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대해 박양수 위원장은 “우리는 공권력이 투입된다고 해서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고 있었다”라며 “오히려 공권력 투입 이후에 투쟁에 참여하지 않았던 조합원들까지 다 나와서 매일 타격 투쟁에 함께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남신 수석부위원장도 같은 의견을 냈다.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공권력 투입하는 날이 제 2의 YH사건과 비견될 수 있는, 참여정부는 스스로 간판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고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참여정부는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이고, 공권력 투입 요청을 성사시킨 이랜드 경영진도 최악의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지적하고, “평화로운 농성장이었음에도 체포영장 발부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농성장을 짓밟은 것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노무현 정부의 추악한 실체를 드러내는 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남신 이랜드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
“박성수 회장의 신앙에 기댄 무노조 경영이 문제”


  이남신 이랜드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이정원 기자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는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과 정부의 잘못된 노사인식을 지적했다. 박양수 위원장에 따르면 경찰의 투입으로 끌려나오는 조합원들을 사측은 사진을 한 사람 한 사람 찍었다고 한다. 사태해결보다는 또 다른 고소고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노동조합 무력화를 늘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는 박성수 회장의 신앙적으로 무장되어 삼성보다 더 비타협적인 무노조 경영 정책이 문제”라며 “이제 교섭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것이며, 노동자들의 권리를 함부로 짓밟고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박성수 회장의 악한 지점이 죽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수 위원장도 “대표이사가 사태가 이렇게 되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먼저 나와서 함께 얘기했으면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뉴코아 대표이사도 이랜드 그룹의 명령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려면 박성수 회장이 답을 줘야,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동투쟁, 끝까지 함께 한다”

문제는 이랜드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는 인사관리와 노무관리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박성수 이랜드 그룹 회장이 직접 나와야 하고, 뉴코아노조와 이랜드일반노조는 끝까지 공동투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박양수 위원장은 “뉴코아, 홈에버 모두 이랜드 그룹 하에서 노무관리와 인사관리가 거의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라며 “공동투쟁은 시작할 때부터 고민하고 함께 해온 것이다. 이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민주노총의 총력투쟁 계획 하에서 함께 진행될 것이고 매일 매일 점포를 타격하는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조금 자세히 말했다.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뉴코아노조가 정규직노조로서 비정규직 고용보장과 외주화 철회를 걸고 전면 무기한 파업을 결의한 것은 정말 존경스러운 일이다”라며 “유종의 미를 구하기 위해 공동요구를 가지고 공동교섭, 공동타결을 하는 것이 최선의 안이며 이를 성과로 이후 노조 통합까지 가는 것이 조직적 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정에 있어서 지도부의 선언적 논의가 이니라 공동투쟁에 대한 기층으로부터의 신뢰를 바탕으로 가야할 것”이라며 “공동타결 선언에만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합법 쟁위행위 종료시기를 함께 하는 것을 조직적 목표로 가지고 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두 노조는 모두 언제든지 공동교섭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남신 이랜드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이정원 기자

“이제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의 투쟁,
중국 원정투쟁을 해서라도 이랜드 돈줄 막는다“


이후 투쟁계획에 대해서도 물었다. 현재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불매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며, 매일 진행되고 있는 매장 타격 투쟁도 위력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불매운동은 이랜드 자본 자체를 압박하는 투쟁이며 가장 중요한 투쟁이다”라며 “박성수 회장이 매출 타격 투쟁만으로는 무릎을 꿇지 않을 것이지만, 이랜드 그룹에 반하는 여론이 조금 더 확산되면 백기투항할 가능성도 높다”라고 전했다.

현재 이랜드 그룹은 한국에서 나고 있는 손해를 중국 매장을 통해 보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돈줄을 막을 것”이라며 “중국 원정투쟁까지 포함해 전방위적 투쟁을 전개해야 할 것이며, 길게는 추석까지 보면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수 위원장도 “교섭 과정에서 회사는 ‘우리는 몇 달 동안 버틸 수 있다’라고 말하더라”라며 “우리의 싸움은 이랜드 자본이 비정규법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악용했기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며 “이제 우리의 투쟁은 뉴코아, 홈에버만의 투쟁이 아니라 전체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되었다”라고 밝히고, “이 투쟁 승리 못하면 정규직마저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부 잘릴 것”이라며 “전체 비정규직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 믿고, 끝까지 간다”

박양수 위원장은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 몫까지 하겠다”라고 전했다.

  박양수 뉴코아노조 위원장/이정원 기자

박양수 위원장은 “경찰병력에 끌려가면서 눈물을 흘리던 조합원들 많이 걱정했는데, 부모님들이 나서서 오히려 끝까지 하라고 했다 하더라”라며 “김경욱 위원장이 감옥 안에서 걱정을 많이 하시겠지만, 조합원 믿고 끝까지 할 것이다. 다짐하건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김경욱 위원장의 몫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남신 수석부위원장도 “위원장님에게 승리를 반드시 전리품으로 안겨줄 것”이라며 “지금 투쟁은 지도부가 이끌어가는 투쟁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자발적 결의로 물밀듯이 밀려가고 있는 투쟁이다”라고 전하고, “지도부는 최소한 조합원을 배신하지 않을 결의, 조합원의 요구에 관련해서는 조합원 뜻을 따르겠다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코아노조와 이랜드일반노조의 싸움은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건 전국적 투쟁으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