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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지도자 암살작전 생중계

[기고] 전운 감도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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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집권당인 하마스의 군 최고지도자 아흐메드 알 자바리를 암살했다.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이젤 딘 알 카삼 여단을 이끌었던 자바리는 차를 타고 이동 중에 이스라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번 폭격으로 자바리와 동승객 1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자바리 암살에 대해 "오늘 우리는 하마스와 테러그룹에 확실한 메시지를 보냈다. 필요하다면 우리는 확전의 준비가 되어있다"며 전쟁 의사를 천명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 측은 즉각적인 보복을 다짐했다.

[출처: mondoweiss.net]

‘알 자지라’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투기와 전함을 동원해 14일 오후 내내 가자지구를 폭격했다. 이번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현재까지 7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적 암살

이스라엘군이 꾸준히 이용하는 전략인 '표적 암살'은 국제법과 이스라엘 국내법상 명백히 불법이다. 제3차 제네바 협약은 '표적 암살'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 어떠한 국가나 개인도 사법체계를 무시한 특정 개인에 대한 표적 암살을 할 수 없음에도 이스라엘은 건국 이후 이를 국가 주요 전략으로 활용해왔다. 암살 대상엔 반이스라엘 군사조직뿐 아니라 민간인도 포함됐다. 이는 반인권 정책이자 국제 사법체계를 뒤흔드는 심각한 범죄 행위이다.

심지어 이번에 이스라엘군은 트위터를 통해 자바리의 암살 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했고, 폭격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는 등 반인륜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스라엘군의 트위터 및 암살 중계영상 *주의: 폭격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2004년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집권당으로 부상한 후 이스라엘은 하마스 설립자 야신을 포함해 수십 명의 고위관리를 꾸준히 암살해왔다. 알 자바리 또한 4번 이상의 암살 위협에서 살아남았으나, 이번에는 피하지 못했다.

평화협상 그리고 고조되는 긴장

특히 이번 표적암살 및 폭격은 이집트 중재로 재개된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평화협상 직후에 벌어져 더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6개월 이상 지속된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갈등은 11월 초 최고조에 달했다. 팔레스타인 병사가 이스라엘군 차량에 로켓포를 발사한 직후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에 미사일을 퍼부었다. 이후 5일간 계속된 교전으로 이스라엘에선 7명이 다쳤고, 팔레스타인에선 7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당했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간 갈등이 격화하자 이집트는 중재에 나섰고, 11월 12일 팔레스타인과 하마스는 이집트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이스라엘은 평화협정 체결 이틀만에 다시 공격을 감행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번 공격을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하는 무장세력의 로켓 발사를 억지하기 위한 작전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쉽게 바꿀 수 없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겠다"며 이번 암살과 가자지구 폭격이 단지 일회성 공격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번 공격에 대해 자바리가 이끌었던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이젤 딘 알 카삼 여단은 공식성명서에서 "이스라엘 스스로 지옥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파지 바훔 하마스 대변인은 이번 공격을 선전포고로 규정했다. 하마스는 자바리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20여 발의 로켓포를 발사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우리는 하마스의 로켓, 군사시설을 목표로 계속 공격할 것이고, 이는 우리가 원하지 않은 강요된 공격일 뿐"이라며 공격을 지속할 것을 암시하였다.

이스라엘군의 이번 표적 암살과 가자지구 공습으로 12일 체결된 평화협정은 무용지물이 되었고, 많은 국가는 확전을 우려하고 있다.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러시아와 영국 등도 심각한 우려를 표하였다.

당분간 하마스는 로켓발사로, 이스라엘은 대규모 공중폭격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이 로켓 원점지 타격이라는 명분으로 감행하는 공중폭격의 희생자 대부분이 민간인이라는 점이다. 2008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으로 도시의 많은 부분이 파괴됐다. 1천400여 명의 무고한 목숨이 희생된 가자지구는 또다시 전쟁을 감당할 수 없고, 그것은 곧 재앙이다. 이스라엘군의 작전 형태로 봤을 때 확전은 곧 더 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희생을 의미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2008년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

2008년 12월부터 2009년 1월까지 약 한 달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에 납치된 길라트 샬리트 일병을 구출한다는 명분으로 가자지구에 공습을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1천400명이 사망했고 수천 명이 부상당했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군사전력의 차이가 났다. 이스라엘의 일방적 공격이었다. 특히 이스라엘은 민가, 병원, 유엔 학교 등 무차별적으로 폭격했다. 국제법으로 금지된 백린탄을 사용해 많은 비난을 받았다. 희생자 대부분은 민간인, 특히 여성과 아이들이었다. 이후 국제 평화활동가들은 공습과 봉쇄로 황폐해진 가자지구에 의약품 등 구호물자를 실은 배를 수차례 보냈으나, 이스라엘 해군에 의해 나포되었고 이후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했다. 2010년 이스라엘군은 '플로틸라'라는 비무장 구호선에 무장한 특수부대를 보내 9명의 터키 활동가를 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