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 생산의 주인인 노동자의 계급적 자각은 혁명정신에 투철한 운동가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87년 7,8월 노동자대투쟁을 통하여 암흑의 단절을 딛고 거대한 투쟁의 물결을 이루며 우리사회에 노동자계급정치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시대 가장 대표적인 구호가 “가라! 자본가 세상, 쟁취하자! 노동해방”이었으며 쇠파이프와 화염병으로 무장한 전투적인 투쟁으로 자본가 정권에 대한 비타협적인 투쟁의 성과로서 피로 쓴 노동해방의 깃발을 휘날리며 ‘평등사회 앞당기는 전노협’을 건설했다.
이후 ‘민주노총’으로 조직변경을 거치면서 자본과 정권에 대한 비타협적인 투쟁의 노동해방 구호는 사라지고 개량주의 기회주의가 득세하면서 한편으로 노동자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주장하며 노동자계급에 기반한 계급정당을(그러나 내용은 사회주의 포기, 민족주의, 사민주의) 표방하며 합법적인 제도권정당으로 민주노동당이 창당하게 된다.
이렇게 민주노동당의 창당과정은 노동자민중의 투쟁의 반영으로 민주노총에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영향을 미치면서 어느 정도 성장하다 당 상층부의 지분싸움으로 진보신당으로 분열되면서 양당 모두 우리 사회 절대다수 노동자계급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개량주의 길을 걸으며 노동자계급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와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최근 묻지마 반이명박 반한나라당 기조 아래 야권연대, 야권대통합이니 주장하며 자유주의 보수야당과의 무원칙한 선거연합(또는 공동정부)을 주장하면서 노동자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는 실종되고 부르주아 야당의 2중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까지 한 지경에 이르렀다. 과거 7,80년대의 비판적 지지가 아직도 득세하면서 노동자민중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는 이제 완전히 실종되었다.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서서히 갉아먹다가 한순간에 훅하고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배신하고 권력의 달콤함에 취해 장관 자리와 국회의원 의석에 목을 매고 있다.
이번 서울시장선거에서 박원순이라는 계급적 기반이 불분명한 시민사회운동가의 선대본에서 자랑스럽게 웃어대는 민노당의 역겨운 모습은 당이 노동자민중의 투쟁에 복무하는 모습이 아니고 출세지향적인 모습에 다름 아니다. 노동자민중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으로, 1400일 넘는 장기농성으로, 쌍용차 해고노동자는 견디다 못해 스스로 연탄불 피워놓고 자살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뒤로하고 개량주의 정치판으로 노동자민중을 호도하는 모습은 제도권 의회주의정치를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사고하는 것일 뿐이다. 노동자민중의 고통을 등에 업고 자신의 출세를 지향하는 사이비 진보정당일 뿐이다.
세계정세는 미국 월가를 비롯한 유럽과 아랍 등 전 세계 민중은 반자본주의 투쟁전선으로 떨쳐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국제적인 연대투쟁을 조직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선거판으로 투쟁을 희석시키는 세력이 과연 누구인가? 평소에는 독자적인 정치투쟁을 조직하지도 않으면서 노동자민중의 자발적인 투쟁이 일어나면 달려와서 사진이나 찍고 조정자를 자임하면서 투쟁을 훼방하고 잠재우는 자들이 선거 때만 되면 뭐 먹을 거 없나 하고 달려드는 모습이 지금의 민주노동당의 모습이다.
이러한 민주노동당의 모습을 우리 노동자민중은 이미 간파하고 있으며 노동자정치가 실종된 상황에서 안철수 현상에 정치적인 기대를 하는 잘못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며 이는 전적으로 기존의 민노당을 비롯한 사이비 진보정당이 사회변혁의 주체인 노동자계급에 불철저한 민족주의, 기회주의, 의회주의노선에 다름 아니다. 유럽에서도 지도력을 상실하고 있는 개량주의 사민주의 노선을 고집하며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자들이 누구인가?
아래로부터의 직접행동을 추구하며 표가 아닌 투쟁으로 이미 우리들은 희망버스를 통해 정치투쟁의 장을 열고 있다. 1%의 지배세력에 대항한 99% 빼앗긴 자의 투쟁으로 광장을 점거하는 투쟁을 열어가고 있다. 이러한 투쟁을 더욱더 확장하고 반 이명박, 반 한나라당 전선을 우리 노동자계급이 주도하도록 만드는 것이 진보정당의 역할이다. 노동자민중이 표 찍는 기계가 아닌 직접정치의 주체로서 직접행동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 진정한 정치행위이며 정치집단은 이를 고무하고 앞서 조직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이다.
애초부터 불가능한 개량주의 사민주의 복지국가가 우리사회의 모델이니 어쩌니 해도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의 노동자와 근로민중의 삶은 ‘임금노예’의 비참한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이 자본주의 체제이다.
우리는 실현 불가능한 자본주의 부분 개선이 아닌 억압과 착취의 근원인 자본주의 체제에 타격을 가하여 새로운 세상을 열기를 원한다. 이러한 노동자계급의 앞길에 민주노동당의 무계급적인 개량주의 기회주의 노선은 노동자민중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의 진출을 가로막는 방해세력으로 존재할 뿐이며 진보정당이라는 외피를 뒤집어쓰고 자본주의 착취질서에 억압당하고 고통 받는 노동자민중의 혁명정신을 거세하는 첩자의 역할을 스스로 자행하고 있을 뿐이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거제지역은 절대다수 노동자가 비정규직이며 저 또한 대우조선의 사내하청 비정규직노동자로서 비정규직노동조합을 결성하기 위해 지난한 투쟁과 해고, 88일 고공 송전탑 투쟁을 거치며 비정규직노동자를 조직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짧은 기간 민노당 거제시위원회에 비정규직위원장을 맡기도 했으며 당원으로서 당에 비정규직 조직화에 연대를 요청하기도 했으나 지금껏 유인물 배포 한번 같이해준 적이 없을 정도로 비정규직 조직화에 연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선거 때만 되면 비정규직에게 민노당에 투표하라는 이중성을 아무렇지 않게 선전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몰염치한 정치집단이 아닐 수 없다.
또한 300일 넘게 85호 크레인투쟁의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버스’에 연대 한번 제대로 조직하지 않는 무능한 민노당 거제시위원회에 노동자 당원은 있어도 노동자계급정치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는 게 정확한 현실일 것이다.
거제지역 비정규직의 문제를 사회쟁점화하기 위해 목적이 아닌 정치수단으로 민노당 거제지역 광역의원으로 출마를 한 제 자신과 이를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지역 활동가와 비정규직노동자를 생각하면서 본인의 커다란 과오였음을 인정하며 저를 지켜보아온 대우조선 원,하청노동자와 지역에 탈당의 이유를 알리며 역사와 계급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노동자계급을 배신한 민주노동당 거제시위원회를 탈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