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간 목 잘려나간 수백만 노동자들, 900만에 이른 이 참혹한 비정규직 시대를 구하러 갑니다. 그 아픔의 현장에서 눈물바람인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을 구하러 갑니다. 다시는 누구도 함부로 잘려 생의 벼랑에 서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갑니다. 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구하러 갑니다. 신자유주의 시대 돈만이 최고인 이 살벌한 착취와 경쟁의 시대를 넘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평화롭게 평등하며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런 세상을 우리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갑니다.
▲ 15일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열린 '희망의 버스' 탄압 규탄 기자회견에서 송경동 시인이 2차 희망의 버스 185대를 제안하고 있다. |
이 버스는 모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에 반대하고, 그 누구의 삶이던 조금은 더 안전한 사회를 우리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만들자는 연대의 버스, 실천의 버스입니다. 이 버스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염원하는 희망의 버스입니다. 너무나 평화로운 버스이고, 너무나 아름다운 버스입니다.
2차 희망의 버스 185대가 전국 각지에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연인의 손을 잡고, 친구의 손을 잡고, 동지의 손을 잡고 출발하는 2011년 7월 9일은 아마도 한국 사회운동의 역사상 중요한 날로, 우리가 잊지 못할 가장 아름다운 역사의 한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날은 80년 광주의 5.18과 87년 6월과 7, 8, 9를 잇는 소중한 디딤돌의 날이 될 것입니다.
그런 희망으로 다시 2차 희망의 버스 185대의 출발을 전 사회적으로 제안합니다. 6.11 그 밤을 함께 했던 모든 날라리들에게 제안합니다. 모든 지역의 숨은 양심들에게 제안합니다. 다른 세상으로 이제 우리 출발합시다. 이제 한진중공업의 저 소통부재의 낮은 담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로 가는 길에 막아선 이 불통과 소수만 행복한 사회의 장벽을 넘읍시다.
이번엔 185대입니다. 그날만 가는 것이 아닙니다. 7월 9일을 두고, 우리 모두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합시다. 모든 귀를 열고, 눈을 열고, 손을 내고, 발을 냅시다. 7월 9일 전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되고, 저 눈물겨운 여성노동자 김진숙이 살아 내려올 수 있게 합시다. 매일 계단을 내려가는 훈련을 한다는 저 눈에 피눈물이 아니라 환한 웃음을 돌려줍시다. 6.12 우리를 배웅해주던 그 가족들의 눈물을 우리가 함께 닦아줍시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