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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규직노조 ‘김밥 연대’의 진실

[기고] “먹을 것 가지고 마치 개 길들이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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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9일 오후 3시경 현대자동차 1공장 점거파업 농성자들이 내려왔다. 옷은 더러웠고 핏기 없는 얼굴은 피골이 상접했다. 극한의 긴장 속에서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을 지난 모습이 선했다. 파업농성을 시작한지 25일만이다. 농성 후반 열흘간은 하루에 김밥 한줄 만으로 연명했다.

  침낭이나 이불 하나 변변치 않은 농성장. 한 조합원이 라면 박스 등으로 이불을 만들었다.

농성 초기 지회 가족대책위 등에서 농성장에 전달했던 주먹밥 등은 일주일이 지나자 반입이 차단됐다. 지부는 가끔 두 끼 분의 김밥을 가져왔지만 김밥이라는 음식물은 남아도 보관할 수가 없었다. 그때 먹지 않으면 쉬어서 버려야 했다. 23일은 지부가 밥과 김치 등을 식사로 제공했다. 처음으로 따뜻한 밥을 먹었다. 이 음식물은 노조식당인 단조식당에서 해온 것이다. 지부가 동성기업 조합원 고용보장 등 네 가지 중재안을 회사에 제시하고 지회에 받을 것을 요구했을 때다.

24일부터 단전이 시작되고 농성장에 음식물이 들어오지 않았다. 24일 현대차 지부는 교섭의제에 대한 중재안 (▲농성장의 비정규직 고소고발, 손해배상, 치료비 등을 해결토록 한다 ▲ 금번 농성자의 고용을 보장한다 ▲ 비정규직지회 지도부의 사내에서 신변을 보장한다 ▲ 불법파견 교섭에 대한 대책을 요구한다는 네 가지 면책성 요구안)을 제시했다. 음식물 차단은 압박용이 분명했다. 지부는 회사가 막아서 더 이상 음식을 넣을 수 없다고 했고 회사는 철저한 통제로 화답했다. 지부 소속 대의원 등이 올리던 간단한 방한물품과 초콜릿 등도 철저히 통제했다. 회사는 지부 대의원 가방까지 뒤져가며 과자 몇 개 올라 오는 것조차 막았다.

26일 지부는 몸싸움을 해서 회사의 통제를 뚫었다며 김밥을 넣었다. 회사는 처음에는 지부를 막았지만 이내 막지 않았고 지부는 농성장에 대한 음식공급권을 독점하게 되었다.

지부가 음식공급권을 독점하던 때에 맞춰 지부는 태도를 바꾸었다. 김태윤 조합원, 권우상 전 연대노조 사무국장에 대한 폭행 또한 이경훈 지부장 등이 직접 김밥을 갖고 왔던 26일과 28일에 일어났다. 이경훈 지부장은 이른바 원하청 간담회에서 ‘지부안을 받지 않으면 다 죽는다’는 내용으로 지회 쟁대위를 압박했고, 농성 조합원 전원을 모은 다음 마이크를 잡고 같은 내용으로 발언했다. 또 ‘내가 두 시간 동안 몸싸움해서 김밥 가지고 왔다. 이럴 때 박수 한번 치는 거다’며 박수를 유도했다.

그런 다음 농성장 입구에 지부 상집 두 명을 배치하고 출입을 감시, 통제했다. 또 지부 노동안전실 간부 등이 농성장 안전점검을 이유로 카메라를 들고 이른바 ‘인화물질, 위험물질’을 찾아다녔다. 회사측 보전1부 직원이 함께 농성장 곳곳을 다녔는데 이들이 찾았다는 ‘신나, 횃불, 쇠창’ 등 이른바 위험물질은 그날 저녁 지역 방송국 뉴스에 ‘폭력집단’ 등의 내용으로 방송되었다. 지부는 농성장의 자율권을 대놓고 통제하기 시작했다.

농성이 열흘을 넘기자 농성장 단전, 단수가 잦아졌다. 농성 조합원은 지부와 회사가 합작으로 김밥을 넣어주고 단전, 단수를 하면서 지부안을 강요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한다.

  11월17일, 농성 초기엔 컵라면과 생수가 어느 정도 들어왔지만 농성이 길어지자 컵라면 조차 구경하기 어려웠다.

“농성 오래 하니까 언제 불 켜지고 언제 꺼지는지 대충 알게 되었다. 지부가 간담회를 하러 올 때 김밥도 같이 가져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가 되면 불이 켜진다. 지부가 요구안을 수용하라고 말하고 농성장을 내려가면 5분 이내에 불이 꺼진다. 어둠 속에서 김밥을 주워 먹어야 했다.”

28일 지회는 지부 중재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정규직화 성과 없이 농성 중단 않는다’는 내부 결정을 기자회견으로 밝혔다. 그러자 지부는 ‘교섭 성사를 위해 먼저 파업농성을 중단하라’고 강요했다. 이때부터 김밥 양도 줄었다. 지회는 초코바, 건빵 등 비상식량을 풀어 하루 두 번 끼니를 제공했지만 이마저도 곧 끊겼다. 갇힌 공간에서 농성 조합원들은 마지막 열흘간 오직 ‘김밥 한줄’ 밖에 먹을 수 없었다.

‘김밥 한줄’은 하루 중 정해진 시간에 올라오지도 않았다. 어떤 때는 점심 때, 어떤 때는 저녁 늦게 왔다. 농성 조합원들은 당장이라도 김밥 한줄을 거부하고 집단단식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김밥을 기다리기도 했다. 극심한 배고픔과 함께 인간적 모멸과 좌절을 느꼈다. 햇볕 한줌 없는 공간에서 뼈마디를 시리게 하는 추위와 불침번, 규찰 등으로 잠자는 시간이 부족했다. 배는 더 고팠다. 김밥이 올라오고 어둠 속에서 ‘밥 타러 오세요’라는 소리가 들릴 때 조합원들은 환호했다.

“회사는 밤새 선무방송을 틀었고 비닐 이불은 추웠다. 무엇보다 배가 고팠다. 농성초기에는 침낭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하루 식사가 김밥 한줄로 줄어들자 그 생각도 나지 않았다. 지금 내가 밖에 있다면 하고 생각했다.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회사는 죽지 않을 만큼의 음식물만 허락했다. 지부는 먹을 것을 가지고 마치 개를 길들이듯이 했다. 하지만 농성 조합원들은 노동자의 도덕성으로 스스로를 지켜갔다. 25일 동안 농성장은 도난 사건 한 번 없었다. 배식을 앞두고 부식창고 밖에 보관했던 김밥 한줄을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다. 고픈 배를 움켜쥐고 정규직화 열망을 꺾지 않으려 했다.

12월 7일 지회 쟁대위가 ‘교섭을 전제로 농성 중단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재확인하자, 단전은 온종일 계속됐다. 8일, 지부는 ‘김밥 한줄’조차 끊어버렸다. 또 부결 가능성이 높은 지부 파업찬반투표를 강행했다. 일부 지부 대의원은 농성 조합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파업 중단하고 내려올 것’을 종용했다. 회사는 323명의 농성 조합원 전원에게 손해배상을 제기했고 전원 해고를 협박했다. 때 맞춰 울산경찰청은 공권력 투입 임박을 발표했다.

누구는 당시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정말 배 고팠다. 농성을 중단한 배경에는 하루에 김밥 한줄로 버티기 힘들었고, 그나마도 끊겼다는 생각도 컸다.”

지부가 농성장에 건넨 ‘김밥 한줄’은 ‘김밥 연대’가 아니다. ‘아름다운 연대’는 더더욱 아니다. 농성 해제를 유도하기 위한 야비한 통제수단이며 인간을 개 취급하는 인격 모독이자 파업노동자에 대한 적나라한 조롱이다. 조합원들은 김밥 한줄조차 올라오지 않았던 지난 8일 저녁 어둠 속에서 비상식량으로 보관해왔던 초코파이 두 개씩을 마지막 저녁 식사로 받았다. 물 한 모금 없었고 목이 막혔다. 서러운 눈물로 꾹꾹 넘겨야 했다.

농성은 끝났지만 투쟁은 이제 시작이다. 농성이 끝나자 네가지 면책성 요구안조차 회사는 거부할 모양새다. 12월 12일 600여명의 조합원이 모여 다시 투쟁을 결의했다. 재파업을 결의한 조합원들은 ‘김밥 한줄’의 의미 또한 잊지 않고 있다.
  • G랄한다

    모든 것 각오하고 올라 갔다며. 명찰 교체하기 전에 안 내려 온다며, 그런 각오한 집단이 배고파서 내려 왔다고. 하루 한끼밖에 안줘서 죽지않을만큼만 배식 되었다고? 니는 적군에게 밥 주가면서 전쟁하나? 알아서 보급품 챙겨야지. 왜 투쟁 선동하는 사회당, 금속노조에서 음식 안 챙겨 주더나? 음식 반입 안 된 화살이 왜 현대차 정규직 노조에게 돌리는데, 현대차 정규직 노조가 너네들 파업하고 점거 농성하라고 부추기더나? 사회당 똘마니, 금속노조에서 선동한거잖아. 그xx들은 내버려두고 하루 한끼라도 제공해준 현대차 지부를 욕하다니. 옛말 틀린거 하나도 없다.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게 아니라는 말이 기억난다. 앞으로 현대차 지부에게 손 내밀기만 해봐라. 그 손목 조지삔다.

  • 산신령

    왜 그렇게 이야기 하느냐
    배고파 죽을정도면 김밥한줄 준것이 얼마나 과뭥ㅆ는지 모른다고 표현해야지 극것밖에 안준다고 한것은 어찌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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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랄한다님

    당신 부모도 당신을 낳고 기뻐했을 텐데...어찌 그리 험악하게 말하오. 꼭 그렇게 해야 속이 시원하겠소.. 당신 부모님들이 살아계신지 여부는 모르겠소만 당신이 쓴 댓글을 보면 어찌 말씀하시것소...혹시 결혼하여 당신 자제들이 있다면, 그들은 또 어떻겠소....아무리 살기 힘들고 타인을 눌러야 자기가 사는 세상이라지만,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이 아닌 것이요....당신이 인간말종은 아니길 바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