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언론 참세상

막을 수 없는 노무현 정부의 굳은 신념과 의지

[기고] 한미FTA 체결을 위한 효과적인 전술은 막가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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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체결지원위원회가 제작한 한미FTA 협상 홍보 책자인 ‘20년 후 더 큰 대한민국을 기대합니다’가 한겨레 신문 삽지로 한미FTA 5차 협상이 진행되던 기간 중 20만 부가 배포되어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그리 믿지는 않았지만 한겨레도 별 수 없는 모양이다. 돈과 권력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지칠 줄 모르는 이데올로기 공세

홍보 책자도 문제이지만 TV와 라디오를 통한 홍보 광고는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그 위력이야 어찌 홍보 책자가 따라갈 수 있으랴. 최근 체결지원위원회가 제작한 TV캠페인을 봐라.

개척자 광개토대왕처럼, 해상왕 장보고처럼 우리민족에겐 뜨거운 도전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시장을 향한 우리의 끝없는 도전. 한미자유무역협정은 우리가 경제 강국으로 도약할 새로운 기회입니다. 대한민국의 자부심으로 세계와 경쟁합니다.

한미FTA 바로알기 두 번째 TV캠페인 내용으로 12월 한달 내내 종횡무진하면서 하락하고 있는 한미FTA 찬성 여론을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 앞에 일본이 달려갑니다. 우리 앞에 중국이 달려갑니다. 우리 앞에 세계가 달려갑니다. 이곳은 세계최대의 시장, 미국. 우리는 이 시장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더 큰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의 선택, 한미 FTA. 이제, 세계 앞에 더 큰 대한민국이 달려갑니다.”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두 달에 걸쳐 전국적으로 방영되었던 노무현 정부의 한미FTA 대국민 홍보 영상물의 설명 내용이다. 배경음악으로는 의 ‘Morning Aura’가 흐르면서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는 전쟁과 테러가 끊이지 않는 이 지구상의 사랑과 평화를 기원하고자 1999년 결성된 프로젝트 팀으로서 전 세계에 음악을 통해 사랑과 평화를 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음악이 한미FTA 홍보물에 사용됨으로써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1972년, 한국이 조선업을 시작했을 때……1973년, 한국이 철강업을 시작했을 때…… 1983년, 한국이 반도체를 시작했을 때……너무 이르다, 실패할 것이다. 2006년, 조선업 세계 1위. 2006년, 철강업 세계 5위. 2006년,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세계적 품질의 파프리카 수출. 온라인 게임 세계 1위. 세계 속 한류. 1964년, 수출 1억불. 1977년, 수출 100억불. 1995년, 수출 1,000억불. 2006년, 수출 3,000억불 돌파 전망. 변화는 두렵지만 우리는 한 번도 지지 않았습니다. 세계경제강국으로 가는 길, 한미자유무역협정. 10년 후 20년 후 여야만 되겠습니까? 우리는 가능성의 민족입니다.”

위 내용은 노무현 정부가 제작한 한미FTA 바로알기 첫 번째 TV캠페인으로 2006년 10월부터 11월까지 TV와 라디오를 통해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퍼졌다. 배경음악으로 ‘애국가’가 새롭게 편곡되어 깔리며 성우의 은은하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보고 듣는 이들을 흔들었다. 역시 목소리는 타고나는가 보다.

이들 광고를 보면 도를 넘어 일방적인 선전선동 수준이다. 국민을 상대로 국가예산을 들여 홍보하려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모두 전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쪽 면만을 강조하는 것은 선전일 뿐이다. 홍보의 가장 큰 원칙은 장단점 모두에 대한 충실한 공개이기 때문에 장점만을 일방적으로 알리는 것은 더 이상 홍보가 아닌 선동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들 광고는 정부의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집행하는 일종의 ‘정치광고’라고 밖에 볼 수 없다. TV나 라디오를 통한 광고는 힘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이데올로기 공세인 것이다.

이렇게 노무현 정부는 한미FTA 추진을 한국사회에 끼치는 폐해의 수준이나 범위와는 무관하게 굳은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전면적이고 공세적이다. 위의 세 광고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노무현 정권은 한미FTA 협상 개시 선언 이후 지속적으로 전혀 흔들림 없이 국민들에게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정말 뭐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노무현 정부의 광고 전술에서도 드러났듯이 국민들에게 민족(및 국가)과 민족주의(및 국가주의)를 불어넣고 있지만 실제 노무현 정부가 선택한 것은 자주국가, 민족주의가 아닌 경제국가, 신자유주의에 대한 확신이다. 이는 오히려 노무현 정부를 지지했던 일부 세력들에게 민족주의, 애국주의, 산업주의의 기치를 내걸고 FTA 반대 투쟁을 하게 만든 역설이 들어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기치가 한미FTA 반대 진영의 내부 교란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에 방향 설정과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부의 신념은 중단하거나 지칠 줄 모른다. 그것은 여론조사에서도 말해 주고 있는데, 국정홍보처가 2006년 4월과 5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응답이 39.9%와 41.0%로 나왔다. 1차 한미FTA 협상 후인 6월 23일부터 26일 간 진행된 재경부의 설문 조사에서는 ‘현재 일정보다 협상 일정을 늦추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52.0%로 ‘현재 일정대로 추진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 비율 26.0%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2006년 7월 1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의 긴급여론조사에 따라 코리아리서치가 수행한 결과에서도 반대(45.4%) 의견이 찬성(42.6%)을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찬성 의견이 반대의견을 추월해서 앞서고 있다. 10월 6일 MBC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48.8%)이 반대(42.3%) 의견보다 높게 나왔다.

이것은 한미FTA 협상이 진행될수록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더욱 확산되고 있지만, 자본과 권력을 앞세운 정부의 대국민 홍보 전술이 일정 정도 먹혀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미FTA에 대한 인식이 매우 약한 일반 시민들이 대다수의 매스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의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논리에 넘어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노무현 정부의 입장에서는 각고의 세월 끝에 거둔 결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마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는 속담의 전형을 새롭게 창조했다고 착각할지도 모른다.

지속가능한 막가파 식 추진

노무현 정부의 한미FTA 전망이 거짓이고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것은 진즉 밝혀졌다. 그 동안 한미FTA를 반대하는 진영에서 발간된 책들을 보면 그러한 내용이 충분히 설명되어 있다. 물론 이들의 시각이 기본적으로 좌편향적·반노무현적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불평불만이 찬성론자에게서 제기될 수 있지만, 그러한 입장을 감안한다 해도 찬성론자의 논리는 매우 빈약하며 허상에 불과하다. 그것을 넘어 조작·왜곡된 자료를 홍보·반박자료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6년 11월 20일 한국방송(KBS)에서 방영된 시사프로그램 <쌈>에서도 그러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한미FTA가 체결되면 국내총생산(GDP)이 7.75%나 더 성장할 것”이라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연구결과가 조작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미국과 FTA를 맺은 나라의 성장률, 미국시장 점유율, 대미수출 증가율 등에 대해서도 노무현 정부는 조작된 수치를 국익론으로 연결 지어 선전해 왔다.

그런데도 노무현 정부는 한미FTA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만을 되풀이 하고 있다. 또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제 1의 시장입니다. 거기에서 한국이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보면 그렇고요 … 그러나 만일 우리가 개방하지 않고 어물어물하다가 우리가 고립되면 그때는 어떻게 되겠습니까?”(노무현 대통령, 2006년 8월 31일 KBS 기자회견).

이밖에도 정부기관들의 연도 바꿔치기, 고의적인 데이터 삭제 등과 같은 수법으로 한미FTA 관련 통계를 왜곡하거나 조작한 사례는 이미 여럿 밝혀졌다. 이렇게 노무현 정부는 국민들에게 무책임하고 막연한 환상만 심어주면 그뿐이라는 ‘아님 말고 식’ 또는 ‘막가파 식’으로 한미FTA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 발 더 나아가 국민들의 욕망마저 조작하고 있는 것이다.

부시 정권의 집요하고도 살천스런 태도에 노무현 정권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상처를 입으며 당황하기 시작했었다. 미국은 역시 제국주의답게 자신들의 의도를 드러내면서 구체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권답게 관념적인 언어, 자신이 의로움으로 가득 찼다는 착각과 독선으로 똘똘 뭉쳐있다.

한미FTA가 미국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낙관적인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지만, 노무현 정권은 꼼수를 부리고 뒤통수를 쳐서라도 체결을 강행할 모양이다. 이번 5차 협상에서 한국 협상단이 ‘무역구제’ 분과에서 최후통첩을 날린 것을 봐도 그렇고, “미국이 쌀을 건드리면 우리는 협상을 깨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협상단 일개 분과장의 말을 들어봐다 그렇다. 이제 툭하면 고위급 회담에서 쟁점을 정리한다고 하니 매우 심각한 최후통첩들이 지속적으로 난무할 것은 분명하다. 노무현 정권이 ‘꼼수의 명가’로 ‘막가파 식의 명가’로 공인받을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노무현 정부에게 최후통첩을 날려본다. 정말 막가자는 거죠?
  • neung1an

    그래야 우리두 갈데까지 갈 수가 있으니깐...
    청와대로 가는 거리가 짧아진 만큼 우리 민중들의 걸음걸이가 보다 더 가벼워질 수 있으니깐... ^^

  •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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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사모

    헹님여~ 시방도 막가야 헌다고 헙니더!!
    참말로 대답하십니더. 울나라 대통령님은 역시 불굴의 한국인이십니뎌.
    헹님 그렁께롱 우리 다 가치 팍팍 밀어 드려야 허지 않겠습니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