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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권영길 후보의 5대 평화프로젝트 실망

이명박-여권 후보와 구분되는 진보적 평화프로세스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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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오늘 5대 평화프로젝트를 발표했으나 진보정당의 구상으로 보기에는 다소 실망스럽다. 권영길 후보는 임진각에서 열린 '코리아연방공화국 5대 평화프로젝트' 발표에서 △국민참여 민족화합 통일프로젝트 △155마일 DMZ(비무장지대) 대전환 프로젝트 △평등 한미관계 전환 프로젝트 △한반도 평화지킴이 공동경비군 창설과 win-win 군축 프로젝트 △파주 통일특구 건설 프로젝트 등을 제시했다.

5대 평화프로젝트는 지난 8월 민주노동당 경선 과정에서 권영길 후보가 밝힌 코리아연방공화국 건설 구상을 내용적으로 구체화하는 한편 200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진보적 입장을 이슈화하기 위해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와 적성국 교역법 및 테러지원국 해제 등 2.13합의 중간단계 조치가 곧 매듭될 전망이고,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중요한 의제들이 다뤄지는 만큼 진보정당의 후보가 이에 대해 입장을 천명하는 것은 빠뜨려서 안 될 일이다. 오늘 발표된 5대 평화프로젝트는 그동안 민주노동당의 평화통일외교 정책의 기조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손에 잡히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어 지난 코리아연방공화국 건설 방안의 추상적인 부분이 상당 부분 구체화된 느낌을 준다.

특히 임기 중 통일국가 선포와 통일기구 출범, 2020년 통일올림픽 개최, DMZ(비무장지대)의 생태환경 학습장으로 보존 관리, 불평등한 한미관계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 남북공동경비군 창설과 군비 축소, 파주 통일특구 건설과 파주-강화-개성-해주-남포 경제벨트 형성 등이 돋보인다. 그러나 5대 평화프로젝트가 남북 사회구성원의 현실 생존의 문제와 가까운 삶의 미래를 잣대로 할 때, 얼마나 진보적이고 또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꼼꼼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2.13합의 이후 과정과 2007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급진전되고 있고 피부로도 와닿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궁극적으로 남과 북의 정부나 6자회담 회원국의 국가적 이익에 부합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살고 있고 살아가야 할 사회구성원들의 생존과 삶의 가치에 우선할 때 그 진정함을 확인할 수 있다. 북은 미국의 봉쇄정책과 위로부터의 오랜 동원체제 속에 다수 인민이 경제적 궁핍에 시달려왔고, 남은 십수 년간 지속된 신자유주의 정책과 앞뒤 돌아보지 않는 자유무역협정 추진으로 사회적 빈곤의 심화에 따른 고통이 커지는 실정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진보정당 후보의 입장이라면 남북 사회구성원이 겪고 있는 생존의 문제와 황폐화된 삶과 문화의 가치를 복원하는, 즉 신자유주의 자본운동에 잔뜩 긴장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제시함이 마땅하다. 똑같이 한반도 평화를 말하고 남북경제공동체를 말해도 이명박 후보의 비핵개방3000이나 참여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이 비판받는 이유가 북 시장과 노동력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재편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임기 중 통일국가 선포와 통일기구 출범은 호기롭기는 하나 선언적인 느낌이 강하고, 통일방안의 완전한 합의 역시 프로젝트 차원에서 구체성을 담지 못하고 있다. 2020 통일올림픽 추진은 올림픽이 민중의 생존을 위협하는 등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는 점을 십분 고려해야 하며, 비무장지대의 보존 관리와 관련, 평화생태학습장 건설, 세계평화생태축제 개최, 자연친화적인 한반도 관광 상품 개발 따위가 행여 반생태적 기획으로 제출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IT, 생명공학, R&D 센터 등의 유치로 북 노동자와 함께 한반도 미래 산업의 중추기지로 발전시켜나가겠다는 파주 통일특구 프로젝트는 진보정당의 후보가 제시할 내용으로 적합한지 돌아볼 일이다. 오히려 북 노동자의 노동환경과 임금, 노동 조건에 관심을 기울이고, 남북경협과 자본 진출 확대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여러 부정적인 요소를 예측하는 가운데 SOC 지원 등 남북 무역에 대한 민중적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누구나 말하는 한반도 평화, 모두가 강조하는 남북경제공동체, 그러나 진보정당의 후보라면 선언과 이벤트성 구상에 치우치기보다, 남북 노동자의 산노동과 균등한 삶의 미래, 그리고 생태주의를 우선하는 보다 세심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제출하는 것이 마땅하다.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가운데 5대 평화프로젝트가 보수-개혁 후보의 평화프로세스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진보정당의 평화프로세스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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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

    아마도 논평자는 북의 인민들을 단순히 북의 정권에 의해 동원되는 대상으로 보는 반북콤플렉스에 사로잡혀있어서 이런 논평을 낸 듯 싶군요.
    특히 혁명적수령관을 받아들이기 힘들겠지요
    그러니 수령-당-대중의 전일적인 통일체를 이룬 이북사회를 이겠해하기 어렵지요.
    바야흐로 북-미 대결전을 북은 승리적으로 결속짓고 전국적차원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변혁의 승리를 위해 낮은 단계 연방제를 추진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이에 발맞추어 진보정당답게 정책구상을 펼쳐야하는데, 민주노동당은 다양한 정치노선을 지향하는 이들이 모여있는 정당이니만큼 권후보는 이를 고려한 걸로 보이네요.

  • 민노당 지지자

    노동자님의 말씀에 공감 권열길 평화프로젝트는 현실적인 공약인거 같은데
    논평자는 평화프로잭트를 단순히 이슈화 한다는 맥락으로 표현 했군요...

  • 아놔

    위에 두 사람 같은 당원이 점점 많아지는 것을 보니 민주노동당의 쇠락도 멀지 않았구나! 슬프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