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아시아나 항공기의 청소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주)KO 아시아나에어포트 협력업체(아시아나케이오)는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은 8명을 지난 11일 최종 정리 해고했다. 아시아나케이오지부에 따르면 직원 370명 중 해고를 비롯해 200명이 무급휴직 처리 돼 160명이 선별 근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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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산하 노동조합은 15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삼구 회장은 아직 금호그룹의 소유주고, 아시아나항공의 지상직 조업을 담당하는 KO, KA, AO 등 10개의 하청회사 지분 100%를 소유한 금호문화재단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십수 년 아시아나항공의 성장과 함께 해온 하청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원청 사용자”라며 "박삼구 회장이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호문화재단은 아시아나항공 및 아시아나에어포트 협력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으로)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박삼구 회장은 어려운 회사 사정에도 불구하고 60억 원이 넘는 퇴직금을 챙겨갔고, 직원들의 고통에는 아랑곳없이 아시아나항공 상표권으로만 120억 이상을 금호산업으로 강탈해가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김정남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지부장은 “박삼구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모회사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원청사인 아시아나항공은 (해고 문제가) 남의 일인 듯 먼 산만 바라고 있다”며 “당장 해결해야 한다. 원직 복직시키고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해 무기한 무급휴직으로 생계 위협받는 노동자를 유급휴직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아시아나케이오 대표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문화재단 소속 계열사 해고 문제는 아시아나케이오 뿐만이 아니다. 아시아나항공 출입국 지원업무를 하는 (주)KA는 무급휴직을 강요하며, 출근한 노동자에게 이른바 ‘깜지(빽빽이)’ 방식으로 업무메뉴얼을 쓰게 했다. 현재까지 진행된 무급휴직자 외에도 △6월 무급휴직 73명(21명 근무) △7월 무급휴직 74명(20명 근무) △8월 무급휴직 61명(33명 근무)으로 절반 이상이 무급휴직 상황이다. 6~7월 연속 무급휴직자는 35명에 달했다. 회사는 재고용 순서와 명확한 복귀 시점을 사측이 정할 수 있도록 한 ‘재고용 의사 확인서’를 통해 희망퇴직을 유도하기도 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주)AH는 코로나 위기가 확산되던 시기, 도급수입액 급감을 이유로 생활보조금 100만 원과 함께 희망퇴직(50% 인원 감축)을 통보하며 퇴직을 유도했다. 아시아나항공 정비지원을 하는 (주)KR은 3월부터 전 직원이 일주일씩 순환 무급휴직을 시행 중이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정부의 지원금으로 해고회피를 할 수 있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아시아나케이오의 정리해고는 부당해고라고 밝혀야 한다”라며 “(정부는) 기간산업안정기금에 40조 투자한다며 핵심 항공·해운 두 군데를 정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해고를 못 막으면서 기간산업을 지킬 수 있나. 결국, 노동자를 지키지 못하면 한국경제도 지킬 수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해고된 아시아나케이오 비정규노동자 8명은 지난 6일 사측으로부터 정리해고 서면 통보를 받고 중부고용노동청 앞에서 천막농성 중이다. 또 공공운수노조는 금호문화재단과 관련해 공익재단 취소 요구와 아시아나항공 상표권 관련 배임 혐의에 관해 법률적 대응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