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삼성반도체 기흥 공장 노동자였던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고인이 된 후 지역의 노동조합과 노동보건운동단체, 인권단체 등 이십 여 단체들이 연대해 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켰고 이후 ‘반올림’으로 명칭을 바꾸고 활동한지 5년 만이다.
반올림은 그동안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질병을 산업재해로 인정받고, △무노조 경영방침에 맞서 노동기본권을 쟁취하며, △이윤을 위해 유해물질과 유해산업을 수출/수입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문제점에 맞선다는 세 가지 목표를 추구하며 활동을 펼쳐왔다.
그 결과 피해 노동자들 가운데 일부나마 법원과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사례를 이끌어냈다. 또한 160명 이상의 직업병 피해 제보를 수집하여 한국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 건강권의 심각한 현실을 사회에 알려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예방을 위한 정부와 기업, 학계의 연구와 대책 등의 담론을 형성시키는 성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 유가족 황상기 씨는“삼성은 거짓말쟁이입니다”며 “거짓말 할 줄 아는 입은 있는데 진실을 말하는 입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황 씨는 “발암물질이 나오는 제품은 쓰지도 않고 취급도 않는다고 했지만, 얼마 전 노동부 발표에 의하면 반도체 공정과정에서 벤젠이 나왔다고 이야기 했다. 벤젠은 백혈병을 발생시키는 1급 발암물질이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삼성은)개인 질병이라고 계속 거짓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황 씨는 “삼성이 이제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해야한다”며 “(삼성은)노동조합의 설립을 꼭 허용해서 노동자가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 붙였다.
고 윤슬기 씨의 어머니 신부전 씨는 “내 새끼 살려내요 우리 새끼 보고 싶어, 우리 딸 살려내..”라며 발언 도중 오열하기도 했다.
공유정옥 반올림 활동가는 “(산재인정)소송을 해서 회사의 돈을 받아내려는 것도 아니고, 기업을 매도하며 기업의 근간을 흔들려는 것도 아니다”며 “아무런 피해도 가지 않는 산재인정을 단지 삼성 임원진 몇 명의 도덕적 흠집 여부 때문에 회피하는 것을 지적하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또 공유정옥 활동가는 “저는 이 자리에 서서 함께 추위에 맞서서 피켓을 들고 있는 여러분들과 여기 함께 서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 한다”며 “고작 이것밖에 안되나 싶은 기업과 싸우며 미움과 증오에 잡아먹히지 않고, 그것을 원동력 삼아 오히려 연대로, 단결로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온 동지들을 존경하고 반올림도 그 마음으로 활동해 왔다”고 소회를 전했다
5년, 1800여일 넘게 산재인정 활동을 벌여온 반올림의 활동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반올림은 12월 중순 산재인정, 산재입증책임전환 등의 권리확대를 위한 ‘촛불 문화제’를 계획하고 있으며, 해외로 진출하는 삼성공장의 건설을 앞두고 해외노동자들에게 같은 피해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국제연대에도 힘쓸 것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