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27일 오후 1시, 영등포에 위치한 근로복지공단을 찾아 3명의 산재신청자에 대한 산재 신청을 접수한다. 금속노조는 작년 10월, 3명의 산재신청자에 대해 1차 집단 산재신청을 진행한 바 있으며, 이번 2차 집단 산재신청 이후로도 꾸준히 사업을 지속, 확대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 삼성 반도체 피해자 유족들은 지난 10월, 산재 승인을 요구하며 근로복지공단 농성을 진행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현재 금속노조는 올해 들어 ‘암환자 찾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09~2010년까지 일터의 발암물질을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40%가 넘는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생산 현장에서 무방비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 이번에 금속노조의 집단 산재신청에 참여하는 신청자들 역시 모두 폐암 환자다.
산재신청자인 정종섭씨는 제철소와 여천산단 플렌트 장치업종에서 약 22년간 용접과 도장, 그라인더, 보온(석면) 업무를 담당해 왔다. 그러던 중 2010년 10월 경 폐암진단을 받고, 현재 투병중이다. 또 다른 신청자인 백종순 씨 역시 2009년 4월 폐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중이다. 그는 경마장 청소미화원으로 근무하면서 경마장 이용 고객들의 심각한 흡연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왔기 때문에 폐암이 발병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반도체와 LCD 현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뇌종양 등을 얻은 16명의 직업병 피해노동자의 산재신청을 조직한 반올림 역시 17번째 산재신청을 진행한다. 산재신청자 이윤성 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설비엔지니어로 일하다 루게릭병을 얻었다. 루게릭병은 전기전자나 화학적 요인에 의해 발병가능한 병으로, 현재까지 한국에 루게릭 환자 약 1만 명 중 10명 미만의 숫자가 ‘전기, 화학적 요인’에 노출돼 산업재해 인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반올림은 “삼성반도체 클린룸에는 수 백가지 화학물질과 고전압, 조주파, 전자기장 등에 충분히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특히 루게린 피해자 이윤성님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5라인(구형라인) CVD(화학 기상증착)공정에서 1992년부터 2006까지 설비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 이러한 유해환경에 상시 노출되어 루게릭이 발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윤성 씨의 아내 역시 삼성반도체 5라인 노동자로, 뇌병변 장애 1급으로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한 남편을 대신해 근로복지공단에서 남편의 산재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집단 산재신청에 대해 반올림은 “지금까지 총 16명의 산재신청을 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번번이 불승인 처분을 남발해 왔다”며 “불승인에 대한 법적대응 뿐 아니라, 산안법과 산재법의 제도개선, 건강권 확보 등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역시 “공동신청 이후 대응도 반올림과 함께 모색하여 앞으로 산재인정투쟁 및 관련 법제도 개선, 직업병 예방을 위한 사업에 힘을 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