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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에서 서울까지 도보순례, 생명평화대행진 열린다

“우리가 하늘이다”...‘민회’로 자구적 연대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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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두 달여 앞둔 10월이 오면 쫓겨난 사람들과 비정규직, 정리해고자, 구럼비를 지키려는 이들이 다시 행진을 시작한다. 10월 5일, 강정을 출발해 서울까지 걷는 SKY ACT의 2012 생명평화대행진 ‘우리가 하늘이다, 함께 걷자 강정에서 서울까지’가 출발한다.

강정을 출발한 대행진은 한 달여의 도보순례를 마치고 11월 3일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으로 행진의 대미를 장식한다. 대행진단은 행진과정에서 모아진 민의와 요구들이 공론화되고 대선후보군을 비롯한 정치권이 이 요구들을 적극 수용, 대안과 해법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생명평화대행진에는 용산참사 철거민과 쌍용차 정리해고노동자, 강정마을 주민뿐 아니라 노동, 시민, 사회, 환경, 교육, 지역, 종교, 인권 단체들이 모두 참여한다. 대행진 기획단은 19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기획단 전체회의에서 일정과 기획을 확정했다. 대행진 기획단은 확정된 기획안을 통해 “다양한 이유로 삶의 터전으로부터 쫓겨나고 차별받는 사람들, 붕괴되고 위협받는 공동체들, 파괴되는 자연을 직접 찾아가 만나고 두루 연결하여 시대의 질문에 답을 함께 구하는 순례의 길”이라고 대행진의 의미를 설명했다.


생명평화대행진단의 공동단장은 용산참사 유가족인 전재숙 씨와 김정우 쌍용자동차 지부장,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맡는다. 문정현 신부는 행진단 고문역을 맡는다. 이밖에도 대행진 주관단위로 결합하는 연대단체들의 대표들이 공동단장으로 이름을 올린다. 이번 대행진의 넓은 활동폭을 상징하듯 이 날 전체회의에는 SKY ACT 참가단위 외에도 환경단체, 통일운동 단체, 민변 등 각 계의 인사들이 참여해 대행진 결합 방안을 논의했다.

대행진 기획단은 ‘아래로부터, 현장으로부터’ 모아지는 목소리를 모아내는 것이 대행진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정치와 다른 방식, 아래로부터 민중들의 자구적 연대활동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대행진은 ‘아래로부터의 연대’를 표방하며 지나는 각 지역에서 ‘민회’를 개최한다. 기획단은 민회가 “민중들이 스스로 새로운 해법과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숙의민주주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대행진 기획단은 1차 민회는 지리산 실상사에서, 2차 민회는 평택에서 ‘만민공동회’의 형태로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1월 3일 서울 집회도 ‘민회’의 형식을 띈다.

민회를 통해 추려진 의견과 요구들은 대행진단의 선언문과 요구안의 토대가 된다. 행진의 행동계획과 투쟁전략도 모두 민회를 통해 논의하고 결정하겠다는 방침도 세워졌다. 대행진 기획단은 “대행진과 민회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대선후보들이 스스로 대행진을 찾아오고 요구안에 대한 답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Y ACT는 지난 6월부터 쌍용과 구럼비, 용산의 대책기구들이 모여 공동행동을 이어오고 있다. 상반기에 ‘강정평화대행진’과 영화 ‘두 개의 문’ 등을 통해 연대활동을 이어온 SKY ACT는 하반기 집중 투쟁으로 생명평화대행진을 기획했다.

   SKY ACT 출범 당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지난 여름의 강정평화대행진보다 더 큰 욕심으로 내며 대행진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더욱 큰 규모와 사회적 여파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다. 강동균 회장은 이번 대행진에 거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으며 “기어서라도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대행진은 4대강 반대와 탈핵 등 각 이슈에 대응하여 싸우는 연대단체들을 주관단위로 맞이해 외연을 확대한다. 기획단은 전 사회적으로 직면한 지속가능성, 민주주의, 인간존엄의 위기의 극복을 지향하는 모든 단체들이 동참의 대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정우 쌍용자동차 지부장은 “정치권과 공권력에 맞서 절박한 시민들이 하나가 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이 컸다”면서 “이들을 하나로 만드는 행진의 기획을 환영하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찾아갈 것”이라고 대행진에 의지를 보였다.

강정에서 출발한 행진은 공주, 밀양, 부산 등 25개 도시를 거쳐 10월 27일 평택에 도착한다. 이후 평택에서 서울까지 도보행진을 이어 11월 3일 서울광장 대규모 집회에 결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