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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공대원, 망루 시너로 환각상태 왔어도 작전

“대원들이 진입하니까 정신 몽롱해도 따라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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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0일 용산 철거민 망루 화재 진압에 투입된 경찰특공대원 중 한 명이 불이 나던 2차 진입 때 망루 안 시너 냄새로 환각 작용까지 일어났다고 28일 재판에서 증언했다. 이와 비슷하게 시너 냄새 탓에 묘한 기분이 들거나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는 증언도 다른 특공대원들에게서 나왔다. 그러나 시너 냄새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대원들 누구도 무전으로 망루 내 상황을 보고하지는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한양석)는 24일에 이어 28일에도 용산 참사 진압 작전에 투입된 10명의 경찰특공대원을 증인으로 불렀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특공대원들도 모두 시너의 양을 제대로 몰랐다. 2차 진입 때 소화기 소화액도 다 떨어졌다는 증언도 또 나왔다. 심지어 망루 안으로 가져간 소방호수는 수압이 낮았고 3층까지는 당겨지지 않아 사용하지 않았다.

[출처: 자료사진]

증인으로 나온 1제대 소속 S대원은 “1차 진입 때는 시너 냄새가 별로 안 났으나 2차 진입 땐 환각상태였다”면서 “정신이 취한 것처럼 혼미해져서 계단을 잡고 올라갔다”고 증언했다. 그는 “불 회오리가 저한테 덮치는데도 시너에 중독돼서 정신이 없었다”며 “밀폐된 공간에 시너가 그렇게 될지 몰랐다. 마약을 하면 그런 느낌이 나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다행히 S대원은 정신없이 좁은 계단 아래로 굴렀다. 그는 “죽은 줄 알았는데 깨보니 살아 있었다”고 말했다. S대원은 시너 냄새가 심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무전 등으로 상황보고는 하지 않았다.

특공대 1제대 소속 A대원의 증언도 일치했다. A대원은 “재 진입 때 시너냄새가 출입문과 계단 올라가는 도중에 많이 났다”면서 “약간 몽롱해지는 느낌이 났고 인화성이라 느꼈다. 이상하다 1차와 다르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A대원도 위험은 느꼈지만 “그 상황에서 퇴각하자고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변호인의 “안 되겠다 이 생각이 들었다고 했는데, 위험 정도가 높았죠?”라는 질문엔 “빨리 진압해야 하고, 물러서면 장기화 되니까 우리가 보루라 생각해서 끝까지 간 것”이라고 답했다. “ 빨리하라고 해서 간 것은 아니냐?”는 질문엔 “제가 지휘관이면 그 상황에서 보류하겠지만, 지휘관은 밖에 있어 상황을 몰라서 그런 듯하다”고 말했다.

5제대 소속 B대원도 “화재 전 진입 시에 시너 냄새가 역하게 났다”면서 “1차 진입 땐 간혹 냄새가 났으나 두 번째엔 시너와 휘발유 냄새가 어지러울 정도로 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