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면 꽃을 피운다
숨막히는 열대야를 즐길 줄 안다
쌍용 도장공장안
'산 자'와 '죽은 자'가 어깨 걸고 함께 싸우고 있다
아름다운 단결
빛나는 투쟁
이미 승리한 그들
우리는 그들을 위대한 전사라 부른다
이른 새벽부터 헬기 날고
저벅저벅 전경들 군화발 소리
꽝꽝꽝 방패 찍는 소리 다가온다
특공대는 새까맣게 바퀴벌레들 처럼
어느 구멍을 노리고 있는가
옥상은 진입군에 의해 점거되었다
최루액처럼 하늘에서 뿌려지는
꽃잎처럼 흩날리는 특공대
회화나무는 8월에
햐얀 꽃을 피운다
여름을 즐길 줄 안다
*쌍용자동차에서는 정리해고자 명단에 올라간 사람을 '죽은 자'라 부른다. 죽은 자들의 싸움은 치열하다. 나는 그것을 용산에서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