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삶이
계절의 무게로 숨 가쁠 땐
가자
메밀밭으로 가자
그 밭 가 어디 쯤
낡은 물방앗간
물은 마르고 기계는 녹슬었어도
나귀 방울 소리에
살가운 넋 고이 누일
마른자리 있나니
가자
영혼이 지친 벗들아
마지막 남은 힘으로
두 손 꼭 잡고 가자
연두가 지쳐 초록으로 하늘거리고
마디마디 붉은 멍
그 위에 눈처럼 하얗게
꽃이 쌓일 때
가자
메밀밭으로 가자
* 아! 이 땅 곳곳에 몸, 마음 지친 벗들 너무 많다. 잠시라도 좀 쉬자, 자기의 메밀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