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재심위원회는 제명 징계를 받았던 2차 가해자 정진화 전 위원장, 손 모씨, 박 모씨 등에게 30일 회의에서 제명 보다는 낮은 징계로 결정했다.
피해자는 이번 성폭력 사건 해결과정을 꾸준히 문제제기해 온 이향원 전교조 조합원을 통해 전교조 내부 게시판에 이 글을 공개했다. 피해자는 재심위 결정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자신의 입장 글을 조합원에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이글에서 "인터넷 공간에서 정진화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일단의 분들이 저를 음해하는 글을 게재해, 마치 제가 가해자이고 정 전 위원장이 피해자라도 되는 것처럼 사건 자체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 제가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견뎌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제가 직접 답변을 드린다"고 반박 글을 쓴 배경을 밝혔다.
피해자는 주로 정진화 전 위원장이 지난 5월 8일 전교조 내부 게시판에 올린 '조합원선생님께 올리는 글'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을 글에 담았다. 글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는 정 전 위원장에게 위로를 받기보다는 사건 축소를 위한 압박감을 더 받은 것으로 보인다. 5월8일 정 전위원장이 올린 해명글과는 전혀 정반대의 내용이다.
피해자는 "정 전 위원장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오랜 시간동안 고통 속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고소를 할까 한다'는 말에 위원장의 첫마디는'고소는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고 정진화 전 위원장의 말을 전했다.
피해자는 정 전 위원장이 5월 8일에 자신과 한 말을 왜곡, 축소해서 올렸다는 내용의 글을 이어갔다. 피해자는 정 전 위원장이 "특히 어려운 시기에 이 일이 알려지면 조·중·동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며 전교조와 민주노총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되니 고소만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또 정진화 전 위원장이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과 당신을 내연의 관계인 것처럼 몰아가는 (언론)보도가 준비되고 있다고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들었다. 이것 봐라. 고소하면 선생님이 힘들어진다'라는 말을 해 심리적인 불안감과 압박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진화 전 위원장은 5월 8일 공개한 글에서 민주노총 진상규명특병위원회 보고서가 언급한 은폐 관련 사실을 두고 “저는 이 보고서에서 말하듯 피해자의 판단과 문제제기 방식을 존중하지 않고 고소를 막기 위해 끈질기게 설득한 바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피해자는 "정 전 위원장은 저의 고통과 상처를 함께 아파하거나, 저를 위로하는 것보다는 조직을 더 염려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또 "정 전 위원장은 제가 정 전 위원장과 만났을 때 피해 사실을 말하고 싶어하지 않았고, 제가 이미 모든 것을 결정한 다음에 그를 만났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피해자는 " 저는 솔직히 전교조에서 제가 받은 상처를 위로받고 싶었고 전교조와 함께 문제를 풀고 싶었고, 일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전 위원장은 냉정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또 "저는 (전)위원장의 사무적이고도 냉정한 태도에 또 다른 상처를 입게 되었고, (전)위원장이 직접 나서 사태를 무마하고 피해자를 돕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전교조와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 자신이 고소를 결정하게 된 이유가 정 전 위원장을 만난 후 더는 전교조를 신뢰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피해자는 이어 "제가 전교조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위원장을 찾아가 끔찍하기만 한 저의 상처를 다시 들춰낼 이유는 전혀 없었다"며 "언론에 나오면 안된다. 조·중·동에 이용당하면 안된다. 고소하면 안된다는 것 말고, 저를 위해서 했던 이야기가 과연 있었냐"며 반문했다.
피해자는 전교조 활동가로서 고뇌를 밝히기도 했다. 피해자는 "저는 정 전 위원장 못지않게 전교조 조합원으로 열심히 활동했다. 15년 이상을 지회 집행부로 활동했고 지회장을 2년 동안 해왔기에 제가 가해자를 고소했을 때, 전교조에 가해질 비난이나 타격이 걱정됐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이로 인해 자신의 피해를 구제하는 당연한 일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피해자는 "그래서 민주노총에서 제안한 대로 진상조사와 징계 결과를 기다렸고, 가능하면 이를 통해 사안을 해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는 마지막으로 "저는 정 전 위원장을 만날 때, 그가 위원장으로써 피해자인 저보다 더 흥분하고 화를 내며 가해자를 가만두지 않겠다, 응징하겠다고 말할 줄 알았고 함께 울어줄 줄 알았다. 그러나 정 전 위원장은 결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위원장으로서 조직을 걱정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정 전 위원장은 조직만 생각했지, 피해자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부단체의 도움을 받았다는 일부 주장을 두고도 "전교조에서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던 제가 평소 신뢰하던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며 "정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분들은 제가 외부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비난하고 있다. 도대체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 누구라도 알려주기 바란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피해자는 마지막으로 " 이 글을 쓰면서 저는 또 고통을 받는다"며 "도대체 제가 어떻게 해야 제가 받은 피해가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 있느냐"면서 "더 이상 이런 고통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고 호소했다.
전교조는 재심위원회 결과를 7일 열리는 중앙집행위원회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재심위 결과가 7일 중집에 보고될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재심위 결과는 중집에 보고하는 절차만 남았고 결과의 공개 수위와 방식은 재심위가 결정한다.
피해자가 재심위에 보낸 글 전문
저는 2008년 12월 초 민주노총 핵심간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후, 지금까지 제가 당한 피해에 대해 반복적으로 민주노총과 전교조의 여러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를 요구받아 왔습니다. 민주노총에서의 첫 번째 진상조사, 지도부 사퇴 이후의 두 번째 진상조사가 있었고, 전교조 위원장과도 두 번에 걸쳐 이 문제와 관련해 만남을 가진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전교조에서는 또 다시 제가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피해자의 상처를 들춰내면서 답변을 듣고자 하는 이유를 정말 모르겠습니다. 너무 잔인하고 또 가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노총의 첫 번째 진상조사도 그렇지만, 특히 두 번째 진상조사는 여성단체 등 외부인사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것입니다. 진상조사의 결과, 전교조에 징계를 권고했고, 이에 대해 전교조가 징계를 했는데, 또 다시 징계를 재심의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똑같은 진술을 몇 차례나 반복해서 해야 하고, 사실을 확인해주어야 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가 2월 9일 대리인을 통해 전교조 차원의 진상조사활동을 원하지 않는다고 제 뜻을 밝혔던 것은 제가 몸담고 있고, 또 사랑하는 조직인 전교조가 이 문제로 인해 타격을 입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노총에서도 조사를 받고, 똑같은 내용을 다시 전교조에서 받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 끔찍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제 뜻을 받아들였으며, 전교조의 강보선 진상조사위원장은 저의 대리인과의 전화 통화내용을 <대리인과의 통화내용 확인서>라는 서면을 통해 확인하였고, 이에 대해 대리인과 강보선 위원장이 각각 서명 날인 한 바 있습니다. 제 뜻을 전교조가 받아들였기 때문에 전교조 차원의 진상조사는 진행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때 전교조 위원장과 강 위원장은 대리인을 통해 저에게 전교조가 분란에 휩싸이지 않게 배려해주어 고맙다는 뜻을 여러 차례에 걸쳐 전해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전교조 차원에서 제게 답변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답변 요구만이 아니라, 인터넷 공간에서 정진화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일단의 분들이 저를 음해하는 글을 게재하고, 마치 제가 가해자이고, 정 전 위원장이 피해자라도 되는 것처럼 사건 자체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제가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견뎌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제가 직접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민주노총 진상조사 과정에서 했던 진술은 사실 그대로입니다.
자료를 요청하여 확인해보셨다고 하고 정 전 위원장의 진술에 대한 저의 견해를 요청하셨으니 피해 사실에 대한 반복 진술보다는 진술 내용에 부분적으로 좀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는 정 전 위원장의 진술에 대한 저의 견해가 되는 것이겠지요.
저에게 보내신 정진화 전위원장의 진술은 조합원게시판에 올린 글의 일부분이라서 <조합원선생님께 올리는 글> 전체를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정 전 위원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교조의 명예를 되찾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정 전 위원장의 사고가 큰 오류를 범하여 오늘에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제가 정진화 위원장(당시)을 2008년 12월 23일 만나자고 했고 그 날 위원장이 늦게 만났으면 해서 밤늦게 한 시간 이상을 기다린 후에 만났습니다. 12월 29일에도 저는 위원장을 한 시간 이상을 기다린 후에 만났습니다. 위원장에게 저는 “성폭행을 당했다. 그동안 무척 괴롭고 힘들었다. 오랜 시간동안 고통 속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고소를 할까 한다. 제 생각을 위원장께는 말씀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만나자고 한 것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의 말을 들은 위원장의 첫마디는“고소는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에 저는 충격을 받았고 위원장에게 말한 것을 후회했습니다. 만나는 동안 내내 위원장은 매우 형식적이고도 사무적인 태도로 일관했으며,“선생님이 힘들어질 거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말을 간간히 하긴 했지만 여러 가지 성폭력 사례와 해결 과정에서 피해자 여성이 겪었던 고통만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어려운 시기에 이 일이 알려지면 조ㆍ중ㆍ동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며 전교조와 민주노총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되니 고소만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또한“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과 당신을 내연의 관계인 것처럼 몰아가는 보도가 준비되고 있다고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들었다. 이것 봐라. 고소하면 선생님이 힘들어진다.”라는 말을 하면서 저에게 심리적인 불안감과 압박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제가 “시민단체 사람이 어떻게 그것을 알고 위원장께 말하는 것인가요?”라고 묻자 머뭇거리며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런 위원장의 태도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위원장은 이런 말들은 만나는 내내 되풀이되었습니다.
위원장은 저의 고통과 상처를 함께 아파하거나, 저를 위로하는 것보다는 조직을 더 염려했습니다. 이런 위원장의 태도에 대해 피해자인 제가 위원장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정 전 위원장은 제가“이미 다른 기관과의 협의를 끝냈는지 고소하겠다는 통보까지...”라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정 전 위원장의 진술대로라면 위원장을 별도로 만날 필요도 전혀 없었고, 설령 만났다 하더라도 만남 직후에 바로 가해를 고소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민주노총과 제가 속한 전교조를 믿고 싶었고, 민주노총이 어떤 분을 통해 제안한 민주노총 차원의 진상조사와 징계 결과를 지켜보면서 기다렸습니다. 제가 실제로 가해자를 고소한 것은 2009년 2월 9일이었습니다. 저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고소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지, 어떤 개인이나 단체의 종용 또는 협의를 통해 그런 마음을 갖게 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저는 정 전 위원장 못지않게 전교조 조합원으로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15년 이상을 지회 집행부로 활동했고 지회장을 2년 동안 해왔기에 제가 가해자를 고소했을 때, 전교조에 가해질 비난이나 타격이 걱정되었습니다. 제가 피해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제 피해를 구제하는 당연한 일인데도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민주노총에서 제안한 대로 진상조사와 징계 결과를 기다렸고, 가능하면 이를 통해 사안을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정 전 위원장은 제가 정 전 위원장과 만났을 때 피해 사실을 말하고 싶어하지 않았고, 제가 이미 모든 것을 결정한 다음에 그를 만났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정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3일과 29일, 두 번 만나는 동안 제가 당했던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묻지 않았습니다. 저를 배려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에 더 급급해 했습니다. 저는 솔직히 전교조에서 제가 받은 상처를 위로받고 싶었습니다. 전교조와 함께 문제를 풀고 싶었고, 일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러나 위원장은 냉정하기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위원장의 사무적이고도 냉정한 태도에 또 다른 상처를 입게 되었고, 위원장이 직접 나서 사태를 무마하고 피해자를 돕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전교조와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정 전 위원장은 당시 제게 민주노총에서 이루어질 징계 과정이나 전교조 내의 징계위원회에서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자세하게 말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릅니다. 저는 정 전 위원장의 자세한 설명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정 전 위원장은“추락하는 전교조의 명예를 되살리기 위해”실상과 진실을 말한다고 하지만, 당시나 지금이나 단 한번이라고 피해자인 저의 아픔과 상처를 함께 아파하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아주 작은 노력이라도 기울인 적이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저는 정 전 위원장 개인이 아니라, 전교조 위원장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제가 전교조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위원장을 찾아가 끔찍하기만 한 저의 상처를 다시 들춰낼 이유는 전혀 없었습니다. 언론에 나오면 안된다. 조ㆍ중ㆍ동에 이용당하면 안된다. 고소하면 안된다는 것 말고, 저를 위해서 했던 이야기가 과연 있었나요?
제가 정 전 위원장에게 저의 피해 사실을 알린 다음, 민주노총 측에 다시 그 사실을 알린 것은 3일이나 지난 다음의 일입니다. 제 일은 위원장에게서 3일 동안이나 방치되어 있었고, 정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0일과 31일에 정진후 현 위원장에게“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잘 처리되도록 부탁을 드렸다”고 하였지만, 정 현 위원장이 저의 대리인에게 두 세 차례에 걸쳐 확인 해 준 바에 의하면, 정 현 위원장은 정 전 위원장이 아닌 누군가에게 이 사건에 대해 듣고(12월 30일), 오히려 거꾸로 정 전 위원장에게 사건에 대해 물었고, 왜 이렇게 중요한 사건을 나에게 알리지도 않았냐고 항의를 했다고 합니다.
정 전 위원장은 또한 저를 돕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답니다. 정 전 위원장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저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구체적인 노력은 전혀 없었습니다. 심지어 지난해 12월 29일 만남 이후 지금까지 전화 한통도 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2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이 대외적으로 알려지기 전에도 단 한통의 전화도 없었고, 만나자고 한 적도 없었습니다. 최대한의 노력이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저를 진심으로 걱정했다는 분이 그럴 수 있을까요?
정 전 위원장의 진술은 이렇게 기본적인 사실관계에도 부합하지 않는 자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전교조의 위원장이었던 분이 이렇게까지 하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기만 합니다.
저는 정 전 위원장을 만날 때, 그가 위원장으로써 피해자인 저보다 더 흥분하고 화를 내며 가해자를 가만두지 않겠다, 응징하겠다고 말할 줄 알았습니다. 함께 울어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정 전 위원장은 결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위원장으로서 조직을 걱정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만 정 전 위원장은 조직만 생각했지, 피해자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피해자 앞에서라도 피해자를 진심으로 위로해줄 줄 알았습니다. 피해자를 중심에 놓고 생각하고, 피해자를 위해 문제를 풀어가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정 전 위원장은 같은 여성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냉정한 분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제가 받은 상처는 정말 큰 것이었습니다. 전교조에서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던 제가 평소 신뢰하던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정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분들은 제가 외부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 누구라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저는 또 고통을 받습니다. 무척 괴롭습니다. 도대체 제가 어떻게 해야 제가 받은 피해가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건가요? 앞으로는 더 이상 이런 고통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진실은 하나입니다.
그 진실이 인정되지 않는 조직의 현실이 슬프기만 합니다. 진실과 정의는 현재에서는 늘 패배하지만 긴 시간(역사) 속에서는 승리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 그 말에 기대고 있습니다. 거짓이 아니라 진실이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라는 한 가닥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내일이 징계재심위 결정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정파를 떠나 누구와 더 친하고 덜 친하고를 떠나 사실 그대로 진정어린 판단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2009년 6월 25일
피해자가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