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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포조선노조 임금 회사에 위임하나

조합원 총투표 부쳐... 현장조직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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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노조에 이어 현대미포조선노조가 임금교섭을 회사에 위임하는 안을 조합원총회에 부쳐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미포조선노조는 지난 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올해 임금협약을 회사에 위임키로 하고 13일 조합원총회에서 찬반을 묻기로 결정했다.

이 노조 김충배 위원장은 총회 하루 전인 12일 노조소식지 '함성소식'을 통해 "미국발 금융시장 붕괴는 선진국의 경기침체와 함께 세계소비시장의 위축을 가져왔고, 국내 대형 조선사를 비롯한 미포조선 또한 최소 2~3년간 이어질 경기침체의 늪을 벗어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보여주기 위한 선명성 투쟁보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위기 속의 투쟁이라는 무책임한 방법이 아닌 임금에 관한 사항을 사측에 위임하고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에 대한 확답을 받겠다"고 밝혔다.

미포조선 현장조직 '현장의소리'는 12일 유인물을 내고 교섭위임은 절대 안된다며 부결을 주장했다.

현장의소리는 "2008년도 현대미포조선 매출은 전년대비 34% 증가한 3조804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8% 증가한 5367억원, 당기순이익은 5191억원이었고, 앞으로 만들어야 할 배도 275척이나 된다"면서 "물가는 계속 올라가는데 임금동결이나 임금삭감이 예상되는데도 교섭위임하자고 총회를 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노조 집행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 "교섭위임은 노동자의 자존심을 모두 버리려는 항복선언"이라며 "지난해 민주노총 탈퇴 등 규약 개악 시도를 막아냈던 경험처럼 13일 임금협약 회사위임 조합원 찬반투표를 반드시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의소리는 또 "단체교섭권을 포기하려는 노조가 정상이냐?"며 현대미포조선 최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주식배당으로 받은 410억원을 반납하라고 왜 주장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현장의소리는 "410억원이면 현대미포조선 전체 직원 2008년 급여(190억원)+상여금(162억원)+퇴직금(44억원)을 합친 금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인데 왜 집행부는 그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지 않으면서 노동자에게만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요구하는가?"라고 묻고 "실물경제가 살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더 많이 인상돼야 한다"면서 임금교섭 위임 부결을 거듭 촉구했다.

현대미포조선노조는 13일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각 현장사무실 앞에서 임금협약 회사 위임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이고 있다.(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