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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합창단, 네티즌 지지 봇물

정찬희 합창단원 사연...댓글만 400개, 1000개 넘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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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아고라가 국립오페라합창단 이야기로 뜨겁다.“오늘 저는 너무 혹독한 세상을...” 제목의 글은 26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조회수가 6만 5000, 1000건이 넘는 추천을 받았다. 댓글도 400여개가 달렸다.

  다음아고라에 올라와있는 정찬희씨의 글

이 글의 주인공은 지난 3일 해고된 국립오페라합창단 1년차 새내기 단원 정찬희씨다. 정찬희 단원은 “해고 투쟁을 하며 상처를 많이 받아 글 올리는 것이 조심스러웠다. 이렇게 까지 많이 봐주실 줄은 몰랐다”며 당황해했다.

“요즘 저는 세상에 대해 너무 많은 것들을 알아가고 있습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글에서 정찬희 씨는 해고와 해고에 맞선 투쟁의 과정들, 투쟁에 나서기까지의 고민 등을 솔직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정찬희 국립오페라합창단원은 23일 1인 시위를 가로막는 경찰에 항의하다 끝내 눈물을 흘렸다.

누리꾼들은 지지 댓글로 국립오페라단원들을 응원하고 나섰다. 아이디 ‘맹물’은 “님과 같은 전공을 해서 글 올리신 분의 심정 백배 이해갑니다. 국립오페라합창단 꼭 복원+복귀하시고 약속이행을 얻어내시기 바랍니다. 힘내십시요^^”라고 응원글을 남겼다.

또 아이디 ‘후디니’는 “이런 걸루 시위 좀 합시다...평일엔 안 되고 주말엔 시간 됩니다”라고 지지의사를 밝혔다. 정부의 공권력 남용을 비판하는 항의글도 있었다. 아이디 ‘오늘도 걷는다’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자유주의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획일적인 전경공화국이다”며 비판했다.

국립오페라합창단은 사측의 일방해고통보로 지난 10일부터 국립오페라단 사무실 로비에서 농성중이다.

(전문 참조 :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K161&articleId=93776)

오늘 저는 너무 혹독한 세상을 경험하였습니다.

요즘 저는 세상에 대해 너무 많은 것들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결코 내가 겪어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도 성장하기위한 성장통을 겪는 거라고.. 결국은 잘 될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너무 마음이 아프고 서글펐습니다..
저희는 3주전 국립오페라단으로 부터 일방적인 전원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할 줄 아는것 이라고는 노래뿐인 저희들이었고...
노래만. 예술만 아는 저희는 돈도, 힘도 없어 그냥 길바닥으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그간의 우리의 사정을 알리고 응원을 얻기위해 밖으로 나가 시민들에게 서명도 받고 우리의 상황을 알리는 글이 적힌 전단지도 나눠드리고 했습니다..

저에게는 첫 직장이었는데...
13년이라는 시간동안 공부해서 그래도 좋아하는 노래를.. 무대에 설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좋고 감사해서 보험도 없이 70만원밖에 안되는 기본금을 받으면서도 좋다고 열심히 휴일도 없이 마냥 즐겁게 달려왔습니다..
그렇게 1년을 보낸 지금.. 새로 부임한 이소영 단장은 우리 오페라합창단 전원을 일방적으로 해고해버렸고 어찌 할줄 몰라 마냥 발만 동동 구르던 저희들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어느 누구도 예술하는 사람들이.. 클래식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 할 수 없었기에... 화려한 직업이라는 껍데기 속에 스스로 감춰두기 급급했기에, 밖으로 나가기까지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렇게까지 망가지면서 이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인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밑바닥 모습을 남들에게 들킬까봐... 너무 걱정되었습니다...
너무 속물 같지만 그게 저의 심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예술계의 이런 열악한 현실이 세상 밖으로 꺼내져야 했기에...
후배들에게 같은 고통을 안겨 줄 수 없었기에 제 자존심을 버렸습니다...
그리곤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렇게 밖으로 나온 저희들에게 세상이 마냥 두 손 벌리고 반겨주지만은 않았습니다..
투쟁이라면 손사래를 치며 싫어하시는 어르신들...
저도 그 심정 이해는 합니다.. 저도 이렇게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그 정도는 아니어도 투쟁하시는 분들의 편은 아니었으니까요...
너무 바쁜 요즘 남의 일에 관심 갖기에는 여유가 없는 이들...
처음엔 상처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나의 모습도 그렇지 않았던가하는 반성을 해보면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정말 본인 일 마냥 응원해주시고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기에...

이소영단장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책임 미루기...
서로 상대편이 승낙하면 자기들도 저희의 요구를 승낙하겠다는...
그러나 누구도 자기들이 먼저 해주지는 않는...
책임회피.. 책임전가... 미루기... 티비 속에서만 나오는 것 인줄 알았어요...
눈앞에서... 내가 티비 속에서 보던 것을 당하고...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14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어요..
어느 누구도 해답을 주지 않았고 책임을 미루기만 할뿐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어요...

그러다 오늘...
오늘 예술의 전당 음악당 콘서트홀에서 희망과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경제계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아니 이제 어제가 되나요??
갑작스레 그 연주에 대통령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는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저희의 억울한 사정을 대통령에게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데...
너무 답답한 마음에 대통령에게 꼭 저희의 사정을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국립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단체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단체에서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침해하는 이런 일이 행해지고 있음을...
혹시라도 이미 윗분들을 통해 들어서 알고 있고, 당신께서도 허락하신 일이라면 왜 그렇게 하셨는지..
음악계 모든 사람들이 오페라합창단이 없어져서는 안된다라고 말하는데, 왜 그러셨는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단지 그 마음 하나로 예술의 전당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펼쳐진 광경은 저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말았습니다..
무리지어 여기저기 열 맞춰 대기하고 있는 전경들...
사복을 입은 젊은 남여 의경들...
경호원들...
사복 경찰들...
그리좁지만은 않은 예술의전당 음악분수대 앞 광장을 거의 채우고 있었습니다..
물론 대통령이 오니까...
그렇게 이해하고 저희는 조용히 저희의 마음이 적힌 피켓을 들고 광장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서있었습니다..

그분들도 그분들이 하실 일을 하시는 거니까...
저희도 최대한 그분들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나름의 1인 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저 무대인데 난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걸까하는 서글픈 마음을 위로하며 광장에 흘러나오는 오페라 아리아들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갑자기...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사복 의경들이 저희 주위로 몰려들었습니다..
수십 명...
아니 수백 명은 되어 보이는 이들이 저희 10명 남짓 되는 사람들을 에워 쌓습니다..
저는..
피켓을 들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었을 뿐인데...
구호도.. 사람들을 향해 항소를 하거나 말을하지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무대를 바라보며 마냥 서글퍼만 하며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저를5~6명되는 사복 여자의경들이 둘러싸더군요...
그 뒤에 한 줄 더...
남자들에겐 남자의경들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5~6명 정도 되는 의경들이 빙 둘러서 원으로 감싸고...
그 뒤에는 또 다른 의경들이 한 줄로 서서 그 원을 가리고...
또 그 뒤에는 전경들이 길에 한 줄로 대통령이 들어갈 길을 인간 바리케이드로 만들어서 가리고...
그 중간에는 경호실 사람들이랑 사복경찰들이 여기저기...
구석구석에는 열 맞춘 전경들이 대기...

너무 황당하고 무서웠습니다..
결국 우리가 불법을 행한 것도 아니고 시끄럽게 떠들거나 구호를 외친 것도 아니고 합법적으로 정당하게 1인 시위하고 있는 건데 이게 뭐하는 거냐며 오빠들과 경호부, 경찰들이랑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내가...
내가 마치 범법자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난 그냥 우리 사정을 그분께 알리고 싶었던 것 뿐 인데...
힘이 없어서...
국민의 소리에, 음악가들의 소리를 문광부에서 들어주지 않으니까 더 높은 분이 말해주면 좀 들어줄까 싶어서.. 그 마음하나로 나간자리였는데...
젊은 장정 6명이 덩치가 크지도 않은 우리 오빠 한명을 완전 숨도 못 쉬게 꽉 감싸고 몸으로 미는 것을 봤습니다...
그냥 피켓만 들고 있겠다고...
대통령에게 한번 보여주고 싶다고 그렇데 우리의 일터에서.. 우리의 무대에서 피켓하나 들고 서있던 우리를..
누군가 지휘하는 사람이 "야 날개 만들어!!" 라고 말하자 의경들이 우르르 달려와 어느 누구도 보지 못하게 에워 싸버리는...
우리를 호암 마마보다 더 무섭고 더럽고 추악한 무언가를 대하는 듯한 그 태도에 화가 난 오빠들 중 한 사람이 "진짜 더러워서.. 뭐 이러냐.. 우리나라 진짜 멋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경호실분인지 경찰청분이신지 모르겠지만 좀 높아 보이는 분께서...
"그럼 나라를 떠나면 되겠네.. 나라를 떠나!!" 라고 하시더군요...
참...
그게 우리나라 공무원께서 국민에게 하실 말인거져..
나라가 맘에 안 들면 떠나버려라!!!
휴...

제가 그리 많은 나라를 가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외국에서 지낼 때 단 한순간도 우리나라를 부끄러워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어디를 가서든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밝혔고... 진심으로 내가 한국인임이 좋았습니다...
우리나라 욕하는 친구들이 있어도 그래도 나라가 잘살고 강해야 우리도 어딜 가든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는거야.. 라고 하면서 나라사랑을 강요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랏님들은 국민을 그렇게 생각 안 하고 계셨던가 봅니다...
마음에 안 들면 떠나라....
비폭력 시위를 하고있는 우리를...
공권력을 남용하여 사람 숨막히고 자존심 상할 정도로 인간 올무를 만들어 휘감은 것도 모자라 반말 찍찍해대며.....
대통령이 우리가 1인 시위하고 있음을 절대 볼 수 없도록 인간 바리케이드를 몇 겹씩 만들어 에워싸고...

눈물이 났습니다...
이런 나라를 내가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이...
나의 무대를 코앞에 두고 이런 수모를 겪고 있어야 함이...
너무 서러웠습니다..
너무 서글펐습니다...
그냥 다 그만두고 뛰쳐나오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말도안돼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있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고있었습니다...
진짜 우리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오빠들중 한명은 경호하는 사람의 실수였는지 고의였는지 맞기도했습니다...
밤이라 형태만 간신히 찍혔지만 그래도 이런 부당한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들도 이렇게 하는것이 그들의 일이기에 이해하려고 했지만 납득이 도저히 갈수 없게 너무 과잉진압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것을 본 내 앞을 지키고있던 사복 여자 의경...
20살 갖넘어보이는 앞길이 창창한 아이였습니다...
제 얼굴에 자신의 카메라를 갖다 대더니 제 사진을 찍더군요...
너무 어의가없어서 말도 안나왔습니다..
제 사진을 간직하고 싶었던 걸까요??
너무 얌전히 가만히 앉아서 시위한다고 있는 사람을 처음 봐서 였을까요??
지우라고 했습니다...
도망가더군요...

좀 높아보이는 사람한테 저사람불러서 보는 앞에서 사진 지우도록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분 왈.."사진 찍혀서 피해본거있어?? 피해본거있냐고??"
제가 기분나빠요 그러니까 지우라고 하세요!라고 했더니"그러니까 사진 찍혀서 피해본거 있냐고??"라고 말하시더군요....
그앞에 계시는 다른 분께 아저씨같은면 얼굴에 대고 허락도 없이 사진 찍으면 기분 좋으세요?? 그냥 냅두실꺼에요??라고 하니 묵묵부답이시더군요...
그여자아이가 제가 찍은 동영상땜 본인도 찍은거라기에 동영상 지워버리고 그럼 사진도 지우라니 의경들과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근처에도 못가게 하더군요...
지우고 확인시키라고 했더니 본인 개인사진들이 있기때문에 확인시켜줄수는 없다더군요.. 나도 개인사진 가득했는데 나랏님들은 국민개인사진 확인 가능하고 우리는 확인 불가능이라는거 오늘 배웠습니다...
음악당 지붕위에서도 나랏님들께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계셨습니다..
뭣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수많은 나랏님들의 인간 바리게이트 덕분에 저희는 대통령의 머리털 하나도 보지못했습니다..
그동안 문광부 주체로, 국가행사로 수많은 연주를 했던 우린데...
그런 우리를 이제는 범법자취급하네요...
수고했다고 감사하다고 좋은연주들려줘서 고맙다고 말하던 그 입들이, 이제는 나라가 맘에안들면 떠나버리라고 하고 조용히 입다물고 있으라네요...
높은곳에 계시는 나랏님중 한분이 그러셨다네요..
합창단이 떼쓴다고 상임화시켜주냐고.. 그냥 밀고 나가라고...
합창단 잘 처리하라고...
ㅜ.ㅜ

우리 떼쓰는거 아닌데....
처음에 했던 약속을 지키라는건데...
우리가 처리되어야하는 문젯거리라니....
상임화시키겠다는 약속으로 7년이란 시간 이어져온건데...
7년간 축적되어온 전문합창단으로서의 능력을 완전 짓밟아 버리겠다니...
양질의 오페라를 위해 전문오페라합창단 쫓아내고 대학생들 데려다가 합창시키고...
신입단원뽑을때 조차 기본적으로 음대 4년 졸업 이상이 조건이었으면서....
자기들이 안바꿔놓은 규정때문에 우리를 없애겠다고 우겨대면서 재학생을 데려다 쓰는건...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건 좋다..
그렇다고 기성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겠단말인가...
그들이 졸업하면 어디로 갈것인가??
오늘의 실망과 상처는 이런것들 조차도 내머릿속에서 사라지게 한다....
뉴스에서만보던 일들이 하루하루 내게 일어나고있다...
누구에게 호소해야하는것일까...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않는다...
약자의 소리에 아무도 귀기울여주지 않는다...
세상이 그렇다는거...
이제야 알았다...
그간 내가 배운건, 믿고있던것들은 다 거짓이었단 말인가...
나의 믿음은...
나라에 대한 신의는.. 사랑은...
투신하는 사람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될것같다...
분명 지금 이소영단장이 합창단을 없애는것이 잘못이라고 나랏님들도 인정한단다....
근데 윗선..그게 도대체 누구인진 모르겠지만..빨리 합창단 해결하란다... 밀고 나가란다...
이번 일들을 통해서 나는 성장하는 걸까??
이대로 상처만 받고 불신만 쌓이게 되는것은 아닐까??
너무 서글프다...
세계 최고가 되어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꿈을 꾸던 내가 미워진다...
뭘위해 그런 꿈을 꾸었던가...
나라는 국민을 원하지 않고 있는거 같은데....
지금 이순간에도 아직 한켠에 그래도 희망을 담고, 진짜 그렇진않을꺼야라고 위로하고 있는 내가 미워지려고한다....

너무 서글프다..
노래하고 싶을 뿐인데..
무대로 돌아가고 싶을 뿐인데...
억지로, 강제로, 부당하게 빼앗아간 우리의 자리를 돌려달라는건데...
무대에서 사람들과 호흡하고 싶은데...
더 좋은것으로 더 열정 담긴걸로 나눠주고싶은데...
내 열정은 이렇게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는데...
서글프다...
현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