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준영 전 경찰청장 [출처: 경찰청 홈페이지] |
철도공사 임원 추천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신임사장을 공개 모집해, 13일에 서류심사와 17일에 면접심사를 통해 최종 5명으로 압축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했다. 최종 후보로 추천된 5명은 허준영 전 경찰청장, 채남희·송달호 전 철도기술연구원장, 박광석 전 철도공사 부사장, 김선호 전 코레일유통 사장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허준영 전 청장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은 경북고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허 전 청장은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5년 1월 경찰청 12대 청장에 취임했지만 1년여 만에 농민집회 진압 중 사망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철도공사 사장은 현재 공석이다. 전임 강경호 사장은 지난해 11월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이 탓에 철도공사는 3개월째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서울메트로 사장이었던 강경호 전 사장도 취임 시 ‘MB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철도공사 사장은 지난해 12월에 1차로 공개 모집해 5명이 지원했지만, 적임자가 없어 이번에 다시 재공모했다. 당시 철도공사 사장 자리가 인기가 없었던 이유는 정부가 이미 사장이 할 일을 지침으로 제시해 놓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공기업 4차 선진화 방안에 따라 철도공사는 2012년까지 정원의 15% 정도인 5,115 명을 감축해야 한다. 또한, 2007년 기준 6,400억여 원에 달하는 영업수지 적자를 2010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줄이지 못하면 민영화 검토 대상이 된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뜻이라 철도노조의 강한 반발도 충분히 예상된다. 이런 지점에서 철도운영에 대해서 생판 모르는 경찰청장 출신이 사장이 된다면 강하게 반발할 노조를 무력화 하는데 적임자가 될 수 있다.
철도노조는 “철도공사의 사장으로 정한 인물이 ‘허준영’씨라는 것은 상식으로 납득이 안된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가 생각하는 공기업 선진화(?)의 길이란 말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철도노조는 또 “철도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비전도 없는 이, 무고한 농민을 죽음으로 몰고 간 책임이 있는 이가 철도공사의 사장으로 임명되는 것을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허 전 청장의 사장임명을 반대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2월 넷째 주중에 최종 사장 후보를 심의할 예정이며, 3월 초에 국토해양부 장관이 제청하게 된다. 최종 임명은 3월 중순 대통령이 임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