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해고를 앞두고 있는 강남성모병원 파견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시민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으기 시작하고 있다.
서울 강남서초 시민사회단체들은 19일 강남성모병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남성모병원 파견직 노동자들의 계약해지 철회 및 정규직화를 요구했다. 또한, 지난 17일 천막농성장 철거과정에 있었던 용역직원들의 폭력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역 시민단체 회원들뿐 아니라 홍희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 참석해 강남성모병원 파견직 노동자들 문제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한때 종교가 노동자의 피난처가 되기도 했다. 이제 세상이 변했다고 하지만 노동자는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을 900만 명에 육박하는 비정규직이 보여주고 있다”며 “만약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가 지금 계신다면 약자인 비정규직 옆에 있을 텐데, 이들을 탄압하는 강남성모병원 재단은 예수님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가”라며 강남성모병원을 규탄했다.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파견법의 처음 취지는 일시적이고 간헐적으로 필요한 인력에 대한 법률로 비정규직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었지만, 노동자를 쉽게 쓰고 버리는 법이 되고 말았다”며 “파견 후 2년 후 직고용해야 하지만 2년이 되면 2,3일 전에 해고하는 게 현실이다”며 강남성모병원 파견직 노동자 해고의 근본원인이 비정규직법에 있음을 꼬집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강남성모병원이 파견직 노동자에 대한 해고뿐 아니라, 보건의료노조가 병원들과 함께 환자들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유일하게 빠진 종합병원”이라며 “비정규직의 생명줄인 고용과 환자의 건강권을 생각하지 않는데 과연 생명을 존중하는 병원인가”라고 규탄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강남성모병원 파견직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찾아가, 이틀째 노상에서 노숙농성을 하는 강남성모병원 파견직 노동자들을 격려했다. 이후 이들은 농성장에 천막을 치고 지속적인 연대를 약속하기도 했다.
한편, 강남성모병원 파견직 노동자들에 따르면 천막농성장 철거가 있던 17일에 이어 18일 밤에도 용역직원들이 농성장에 들이닥쳐 현수막과 피켓 등의 선전물을 가져갔다고 한다.